우리 화장실은 춥다. 화장실을 변보는 일로 사용할 것 같으면 어느 정도 추워도 견딜 수 있지만 샤워를 하고 세수를 하며 세탁까지 하는 용도로 사용하며 추운 것은 견디기가 힘들다. 난 남자라서 그래도 견딜 만하지만 아내는 영 더 추워하는 것 같다. 잠시 다녀와서도 온 몸이 꽁꽁 얼 정도로 춥다 느끼고 있다.
화장실 난방을 위해서 고심을 했다. 특히 작년 같은 경우 무척 추운 날씨들이 많아서 더욱 추위가 걱정이었다. 물론 보일러가 그곳까지 간다면 따뜻하겠지만 그 일은 일이 너무 많아 결국 난로를 사주는 방법으로 대신했다. 처음엔 석유난로를 사주었지만 그을음과 냄새가 난다고 해서 결국 전기난로까지 사주었다. 물 안 튀게 난로를 키고 샤워를 한다면 추위가 좀 가시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역시 춥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비록 바깥은 아니지만 찬바람이 부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비교해 보진 않았지만 방안과 한 4~5도 차이가 나는 정도이고 바깥과는 한 10여도 차이가 나는 정도인데 그렇게 춥게 느끼는 모양이었다. 방은 이중창이고 보일러가 돌아가니 덜 추운데 그곳의 문들은 알루미늄새시 문이었으니 바람이 더 많이 들오리라 짐작이 되었다.
그렇게 고심을 하던 중 동네 이모가 문에 비닐을 막아보라는 권유를 했다. 우리 화장실이 더 춥게 느끼는 것은 방에서 들어가는 문 외에도 바깥으로 나가는 문이 두 개 더 있으며 창문까지 있는 문이 많은 화장실인데 그런 곳에서 바람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무슨 화장실에 그렇게 문을 많이 만들어두었는지 몰라도 총 네 개의 문이 있으니 더 춥다는 것이다.
일견 타당성이 있는 소리 같았다. 문이 많으니 바람이 많이 들어오는데 그곳을 막으면 바람이 덜 들어오리란 이야기는 일리가 있었다.
그래서 비닐을 구하려다 겨울에 접어들면 방송에 많이 나오는 보온단열재를 사용하여 추위를 감하게 하는 방법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냥 맨 비닐 보다는 보온단열재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붙이면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붙이면 약간의 차이지만 1~2도 온도를 높인다니 그것이라도 사용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창문에 붙이는 일명 뽁뽁이라는 단열재가 많이 팔리고 있었다. 보통 물건을 사면 물건 파손되지 말라고 물건 주변에 싸주기도 하는 손으로 누르면 ‘뽁뽁’ 하고 터지는 그런 비닐제품이었다. 그런 제품이 만 원 정도 주면 구입이 가능했으니 내 마음에 드는 제품이었다. 혹 모자랄까봐 양도 좀 넉넉하게 만 오천 원 정도 돈을 지급하고 물건을 구입했다.
물건이 도착하고 폭과 막을 문을 비교해보니 폭은 마음에 든다. 머릿속으로 재단을 하고 어떻게 붙인다는 연구를 한 다음 내가 직접 하지는 못하고 동생에게 부탁을 했다. 어떻게 붙이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작업을 맡은 동생은 그런 일반테이프로는 세멘에서 견디지를 못하니 양면접착테이프를 이용해서 붙이자는 의견을 제시해 결국 내가 이야기한 방법으로 동생의 테이프를 이용해서 붙였다.
뽁뽁이는 원래 창문에 붙이는데 물을 바르고 창문에 바르면 된다는 작업방법이 있다. 하지만 우리 집은 창문만이 문제가 아니고 문이 알루미늄새시였으니 창문과 비슷하니 바람이 들어온다고 보고 창문이 아니고 문 전체를 뽁뽁이로 발라버린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문으로 출입할 수 없지만 그 문으로 어디 다니는 것은 아니니 그렇게 한 것이다.
그렇게 문을 막아주고 가려든 동생은 자기가 작업하고도 바람이 영 덜 들어온다! 느꼈는지 집에 가다가 다시 돌아와 남는 것을 자기 달라고 하였다. 아마 자기 집에도 그렇게 외풍이 센 곳이 있으니 막자는 생각에 남은 것을 달라고 한 것이다. 내가 좀 넉넉하게 준비한 탓에 우리 집 문 두 개를 다 막고도 충분히 남았으니 그런 일이 생긴 것이다.
뽁뽁이로 문을 막아도 1~2도 차이 밖에 없으니 그렇게 따뜻할까 생각했는데 그것은 생각 밖의 따뜻한 느낌이다. 물론 방안과 온도 차이가 상당히 나는 것은 맞지만 1~2도에 느끼는 감각은 영 달랐다. 사람의 체질이 바깥 기온에 이내 적응하는데 그 1~2도가 기분을 그렇게 다르게 한 것이다. 실제 그곳에서 샤워해 본 아내의 말도 내 느낌과 별로 다르지 않게 훨씬 낫다는 것이다.
단 돈 만 오천 원으로 두 집의 난방을 도운 경험이었다.
첫댓글 뽁뽁이 붙이니까 냉기가 덜해요.아파트에 많이 붙였어요.
알뜰 살뜰 하게 사시는 한강수님 !
뽁뽁이 붙이면 확실히 덜 춥지요 전 재작년에 쓰레기장에 버린 7미리 두께의 하얀 보온재를 가져다가 내방 컴퓨터 책상 사이과 창문 벽면을 사이에 끼워 벽에다 댔더니 컴퓨터할때 시렵던 발이 확실히 안시렵더라구요 높이 150센티에 넓아가230센티 되는 그 좋은걸 누가 버렸는데 안방 벽에다 대려고 일부러 사려 했더니 없더라구요
인터넷 쇼핑몰에 있든데 대강 사이즈를 이야기해주시면 제가 주문해 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