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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에 역행하는 GMO식품
인류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
사람은 먹는 음식에 따라 건강이 좌우된다. 이것은 이론이 필요 없는 상식이고 원칙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식탁에 정체불명·신원미상의 ‘불청객 괴물’이 침입했다. 바로 유전자 조작식품이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라 불리는 유전자 조작식품이 우리 사회 전반에 유통·공급되고 있다. GMO식품은 유전적으로 전혀 다른 한 종의 유전자를 취해 이를 다른 종에 삽입하는 기술이다. 두 생물체의 강제 결합을 뜻한다. 이는 GMO식품이 생명질서에 역행하는 반생명적, 비윤리적 식품임을 드러낸다.
GMO는 ‘첨단과학과 농업생명공학기술의 총합’이라는 미명하에 연구됐다. 그러나 오히려 생명을 파괴하고 있다. 김은진 박사는 저서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에서 “GMO농산물이 동물이나 사람에게 안전하지 않다”며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들어간 식물을 먹은 동물이나 사람이 세균에 감염될 경우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세균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또 김 박사는 우리가 GMO식품에 너무 무지하다고 주의한다. 심지어 환경보호 및 생태활동을 하는 사람들조차 시중에 판매되는 간장, 식용유 등의 원료가 GMO곡물이라는 것을 지각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생명윤리의식을 지닌 학자들의 불안을 단순한 기우로 치부해선 안 된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의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받아 GMO를 연구하는 저명한 과학자들은 GMO의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GMO는 개량방식을 첨단화한 것이며 양질의 곡물과 사료의 생산 공급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첨단과학과 기술이 모두 인간의 삶의 질과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영국 BBC방속국은 1998년 8월 GMO감자의 인체 안전성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실험을 시행한 푸르타이(Pusztai) 로웨트연구소 박사는 GMO감자를 먹인 쥐에서 간·심장·뇌의 발육부진, 위장기능 및 면역체계 이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됨을 발견하고 이를 폭로했다. 이 때문에 그는 연구소에서 해고됐다. 그 후 여러 과학자들과 같은 실험과 연구를 한 끝에 이를 바탕으로 양심선언을 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GMO 관련 시장의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다국적기업 ‘몬산토’의 쥐 실험결과에서도 콩팥이 작아지거나 혈액성분 등이 일어난 일이 있었다고 한다. 또 러시아의 에르마코바 박사는 2005년 ‘몬산토’의 GMO콩을 임신한 쥐에게 먹여 실험한 결과 출산 후 새끼 중 반절이 죽고 남은 새끼 중 35%가 이상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실험에서 GMO식품의 위험성에 대한 실험결과로 알러지 유발, 여성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조기 성장, 생식능력감소 등이 나타났다고 발표된 바 있다. 인도에서 이에 대한 단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GMO면화와 사료를 먹은 가축이 집단으로 사망한 것이다. GMO농산물·식품이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식용유는 수입콩이나 옥수수로 제조되며 면실유와 유채기름(카놀라)도 마찬가지다. 전분, 당류, 착색제 및 첨가물, 빵과 과자, 떡, 음료수, 과일주스도 예외가 아니다. 이 식품들은 고도의 기술로 가공 및 제조돼 식탁에 오르고 있다. 문제는 이를 제재할 법과 GMO식품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가공용 GMO는 ‘원재료 의무 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야말로 무방비상태다. 그래서 앞으로 GMO세상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우리 밥상의 75%를 수입 농산물이 차지하게 됐다. 수입 농산물이 가공식품으로 둔갑해 부지중에 우리의 먹거리가 돼버렸다. 이는 GMO식품의 섭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약 25%로 수입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특히 콩과 옥수수의 자급률은 10% 이하에 불과해 GMO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더해 미국·중국과 체결한 FTA로 인해 농업대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식량주권차원서 볼 때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 모두 뜻을 모아 올바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그래야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