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자신이 과거로 회귀한 것인지 아니면 긴꿈을 꾼 것인지 어리둥절했다.그러나 30대초반의 고달픈 청년에서 다시
어린아이로 되돌아 온 것은 틀림없는 사실임을 알게됐다. 되돌아 오기까지의 여정에 많은 심력을 소비해서인지 소년은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때 소년의 목에 걸린 목걸이가 다시 영롱한 빛을 피워 올렸다. 목걸이 주변에 귀여운 요정의 모습을 한 실루엣이 어슴
푸레 나타나 목걸이 보석주변을 한바퀴 돌더니 보석속으로 쏙 들어갔다.소년은 다음날 아침 깨어났다.
그러나 소년은 겉모습은 소년이었지만 과거의 소년이 아니었다.소년의 머리속에는 짧지만 30여년의 인생을 살아온 경험
이 고스란히 머리속에 담겨있었다.그것이 진찌 미래에 일어났던 현실이었든 아니면 긴 꿈이었든 소년은 이미 성숙한 청
년의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일어나 세수를 하고 이빨을 닦고 있는네 누군가 어린 소녀가 머리속에서 말을 걸어왔다."안녕? 나는 물의 요정이야...네가
강물에 빠졌다가 깨어날때 너를 따라왔어..네 목에 걸린 목걸이 보석이 너무나 아름답고 아늑해 보여 그곳에 들어가 살고
싶어서지..네가 주인이니 허락해주면 그안에서 살고 아니면 나는 다시 떠나야해..."
어른의 생각을 갖고 있는 소년아닌 소년은 머리가 멍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과거로의 회귀인지 긴 꿈인지 분간이 않돼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이젠 물의 요정까지 나타나니 아연할 수 밖에 없었다.그는 머리속을 앵앵 울리는 소녀의 말에
짜증이 났지만 한편으론 귀엽다는 생각도 들어 장난스럽게 물엇다. "그래, 허락하면 방세 낼 돈은 있어?"하고 눙쳤다.
그러자 요정은 "방세가 뭔데..."하고 물어왔다. 소년은 별거 아니라는듯 "네가 내 목걸이에서 사는 대가로 무엇을 줄 수
있나는 거야, 나에게 무얼 줄 수 있어?"하고 말했다. 물의 요정은 이에 "나는 줄게 물밖에 없어"라고 말하자 소년은 "좋아
너 갈데도 없는 것 같으니 여기 살어. 너, 할 줄아는게 있니"라고 물었다.
요정은 "나는 모든 더러운 것을 물로 정화할 수 있고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있
어"라고 대답했다.소년은 이왕 여기 살기로 했으니 서로 통성명이나 하자고 했다.
"나는 성은 나씨고 이름은 희망이야, 나희망. 네 이름은 뭐니?"하자 요정은 자신은 아직 이름이 없다고 했다. 사람과 서로
잘지내기로 계약을 하면 계약자가 이름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럼 계약은 어떻게 하나고 하니 자신을 생각하며 물의 요정과 계악하려한다고 말할 때 자신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허락
하면 계약아 이뤄진다고 했다. 소년은 즉시 "계약해 주겠니"하고 묻고 요정은 "그래"하고 대답하면서 계약이 이루어졌다.
요정의 몸에서 가느다란 투명한 실이 뻗어나와 희망의 몸을 한바퀴 돌더니 가슴속으로 자취를 감줬다.소년은 요정의 이
름을 미소라고 지었다. 이로써 소년과 물의 요정 미소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 됐다.
소년은 왜 자신에게 이러한 불가사의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물려준
목걸이 때문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급하지 않은 문제이니 천천히 알아보기로 하고 우선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부터 생각해 보기로 했다. 전
생인지 꿈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끔찍하기만 했던 전생이나 꿈처럼 살고 싶지는 않았다.
소년은 자신이 미래를 살고왔다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이고 이는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커다란 밑천이자 귀중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미래의 정보는 어마어마한 부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가슴이 뛰었다.만일 미래가 자신이
아는 것 처럼 돌아간다면 이 막대한 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소년 나희망은 이시점에서 굳이 학교를 다닐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고교, 대학까지 거쳐 30대 초반까지 살았던
자신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다시 다닐 필요는 전혀 없을 것 같았다.사회생활을 위해서 졸업장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건 검정고시로 해결하고 대학만 자신이 전생에서 접하지 못했던 분야를 알기 위해 이른시일내에 입학하기로 작정했다.
고아원 원장선생님께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려봐야 씨알도 않먹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분
간 학교를 다니는 척하며 이른 시일내에 고아원을 나와 독립을 하기로 했다.그러나 당장 12살 소년이 고아원을 나와 독
립을 한다는 것이 쉽지않았다.
시드머니, 종잣돈이 하나도 없었다.어떻게 하든 시드머니가 만들어질때까지는 도리가 없이 학교를 다니는 척하며 세상
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보기로 했다.때는 1984년가을 이었다.대홍수가 일어난 직후라 온통 수해복구로 수도권
일대가 어수선하기 그지없었다.
그 전해인 1983년 10월에는 버마(현재 미얀마)의 아웅산묘소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한 폭탄 테러가 일어나 현장에 있던
부총리·장관등을 포함한 정부 수행단 17명과 버마인 7명이 사망하고, 총 50여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수해복구를 돕겠다는 제의를 해오자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
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평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정부는 북의 제안을 받아들여 북한 쌀이 남쪽으로 내려오는
국면이었다.
독립의 계기는 의외의 곳에서 찾아왔다. 어수선한 상황속에서 소년은 고아원을 나와 서울 용산구 남영동 숙대입구에 있
는 파리제과와 금성극장앞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50대 점잖은 아저씨가 가슴을 움켜쥐며 바닥을 구르는 모습을 보게
됐다.
Innocence(순결)는 그리스의 작곡가이자 연주가인 Nikos Ignatiadis(니코스 이그나티아디스)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피아노
연주곡이다. 2007년 앨범 "Inspiration"에 들어있다.
첫댓글 비온뒤님 실체가 무엇입니까?
여태와 전허 다른 장르의 소설을 쓰시는군요
자신의 이야기를 신비의 세계로 그리는 건가요
아무러면 어떻습니까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이 누구에겐가 하고픈 이야기를 하면되는거지요~
매번 비슷한 류의 글만 쓰면 식상하기도 해서 재미삼아
한번 써보는 겁니다....
현실을 얘기하면 틀에 맞춰야 하지만 환타지는 자유롭고
제약이 없으니까요ㅎㅎ
흥미 진진 합니다.
본인은 아닐 터이고 지인 어느 누구인지
궁금증이 더해 다음 편을 기다리게 만드네요.
건필 유지하세요.
흥미진진까지야..과찬이십니다.
누구의 얘기가 아닌고 완전 허구입니다..
그냥 시도해 보는 유치한 글이니 잘 보아주십시요...
한스님도 건필하세요...
음~~~~
비온뒤님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겨 나네요.
일년전에 처음 모임에서 뵜을 때와 지금의 모습과 느낌은~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듯.
같은 듯하면서도 많이 다른 듯.
벌써 1년이 넘었네요..세월 참 빠릅니다.
아무래도 오프에서 보다 온라인상으로 보다보니
전모를 파악하기가 힘든 면이 없지 않죠...ㅎㅎ
늘 댓글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좋은 밤 되세요...
간결하면서 속도감 있는 글
다음편이 기대 됩니다!
우영님 감사합니다.
빨리 작성해서 올리겠습니다.ㅎ
편히 쉬세요...
너무 재미있습니다.
파리제과와 금성극장..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데..
벙이님, 인호님은 아실것 같네요.
금성극장,파리제과 숙대가 다 수수선배님 나와바리죠...
효창국민학교 선후배님들...ㅎㅎ
선배님, 늦은 밤 편히쉬세요..
수수님
이곳에 반갑습니다
여성방에만 글이 있어서
댓글도 못달고 눈팅만 했었지요.
@삼도봉
삼도봉님.. 반갑습니다.
예전에, 톡톡수다방에서,
캠핑가서, 재미있게, 요리솜씨 맛보았던
추억이 생각나는 가을입니다.
돌판에 고기구으면서, 장작불 쬐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요즘같은 가을날이었지요.
낮에는 더웠다가, 저녁때는 추워지는
가을날씨, 건강하게 지내세요.
비온뒤님의
어른을 위한 동화같은 이야기로
함께 응원하게 되어서, 즐겁습니다.
저도
꿈을 꾸어보렴니다
요정이 따라오겠지요
장식도 해야하나요!
멋진 꿈을 꿔 보세요...
요정만 따라오겠어요..?
예쁜 미녀들도 줄을 이을 겁니다.
삼도봉님이 워낙 멋진분이어서 그냥 장식없어도
가슴에 안길 겁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