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밤하늘 신기한 빛기둥 십여 개, 뭐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거주하는 도민 김재훈(가명) 씨는 3월 22일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하늘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늘을 보니 길쭉한 ‘빛기둥’ 수십여 개가 동시에 떠 있었던 겁니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을 발견한 재훈 씨는 한참을 바라보며 혹시 미확인
비행물체 UFO는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구름이 가득했기에 알 수 없는 빛기둥이 별빛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한 채 [제주의소리]에 확인해달라며 제보해 왔습니다.
22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늘에는 정체모를 '빛기둥'이 수십여 개 떠다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바다에서 작업하는 어선 집어등 불빛이 구름에
반사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사진=한재근 PD ⓒ제주의소리
비슷한 시각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태흥리 주민 이현재(가명) 씨는 밤 10시 30분쯤 바다 방향 하늘에서 마찬가지로
수십여 개의 빛기둥이 떠 있는 모습을 보고 [제주의소리]에 제보해왔습니다.
현재 씨는 “하늘에 이상한 빛이 떠다닌다. 별빛은 아니고 그렇다고 UFO도
아닌 것 같은데 한무리의 빛기둥들이 보이는데 대신 확인 부탁드린다”고
알려왔습니다.
취재 결과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 하늘에서 목격된 ‘빛기둥’은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불빛이 구름에 반사되면서 보인 현상이었습니다.
집어를 위해 켜둔 강한 등의 불빛이 하늘에 떠 있는 구름에 반사되면서 정체
불명의 빛기둥이 생겨난 것이었습니다.
22일 밤 정체모를 '빛기둥'이 떠 다닐 당시 서귀포시 남원읍 앞바다에는 집어등을 환히 밝힌
어선들이 한창 조업 중이었습니다. 사진=한재근 PD ⓒ제주의소리
어선들은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수산물을 어획하기 위해 밤에 집어등(集魚燈)을 켜고
조업을 진행합니다. 보통 제주에서는 갈치나 한치잡이 어선들이 집어등을 여러 개
밝힌 채 작업합니다.
현상과 관련해 [제주의소리]는 제주지방기상청에 사진을 보내 현상을 문의했고
“어선 집어등 불빛이 남원읍 상공에 떠 있는 구름에 반사되면서 나타난 것”이라는
답변을 확인했습니다.
강영범 제주지방기상청 관측과장은 통화에서 “수평선에 떠 있는 어선들이 밝힌
집어등 불빛이 서귀포시 남원읍 상공 6km 정도에 떠 있는 구름에 반사돼 나타난 현상”
이라며 “쉽게 말해 구름이 거울 역할을 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가끔 제주시 추자도 인근에서 조업하는 어선 불빛이 반사돼 서귀포지역 북부
한라산 중산간 하늘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하늘에 빛이
반사되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출처 : 제주의소리(http://www.jejuso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