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의 멋과 맛에 취했다면, 올망졸망 하조도 트레킹까지
2024년 9월 두발로학교 <초가을에 선뜻, 남도 섬여행 1박2일>
9월 두발로학교(교장 진우석. 여행작가)는 제86강으로, 전남 진도와 하조도로 떠납니다. 진도에 가면 글씨와 그림, 노래를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림은 소치(小痴) 허련을 꼽고, 노래는 진도아리랑과 진도씻김굿 등의 전통이 이어지며, 최근에는 송가인 가수가 트로트를 유감없이 불러줬지요. 진도는 맛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진도에는 숨은 보석 같은 백반집이 많은데요. 알찬 백반을 즐기는 것이 진도 여행의 묘미입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하조도는 섬 부자 진도의 숨은 보물입니다. 154개의 작은 섬들이 새떼처럼 모여있는 조도군도(鳥島群島)의 어미섬으로, 올망졸망 바다와 땅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줍니다. 하늘 높아지는 9월, 진도의 멋과 맛을 즐기고, 하조도의 돈대봉 트레킹을 즐겨보실까요.
▲하조도의 손가락바위 암봉은 다도해 풍광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진우석
진우석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두발로학교 제86강, 2024년 9월 7(토)-8(일)일, 1박2일로 준비하는 <초가을에 선뜻, 남도 섬여행 1박2일-진도와 하조도>에 대해 들어봅니다.
진도 백반으로 시작하는 여행
진도는 백반의 성지다. 땅이 기름지고, 바다도 기름지다. 여기서 나오는 풍성한 물산 덕분에 인심이 좋고, 음식 재료가 풍부하다. 하나 진도는 광주와 강진 등에 비해 음식이 발달하지 못했다. 대신 식당에서는 음식을 시키면 맛있고 알찬 반찬을 내온다. 진정한 백반 맛집이라 할 수 있다. 강진의 한정식처럼 비싸고 화려하지 않고 저렴하고 소박하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든다.
▲<자영이네> 식당의 백반Ⓒ진우석
소치 허련의 운림산방
첨찰산(485m)의 품에 안긴 운림산방은 진도 예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곳이다. 난대림 가득한 첨찰산은 생김새가 둥그스름 후덕하다. 운림산방에서 들어서면 먼저 연못 안의 붉은 꽃이 만발한 배롱나무가 시선을 붙잡는다. 배롱나무 꽃은 9월 초까지 볼 수 있다. 탐스런 붉은 꽃은 떠나는 여름의 마지막 선물 같다. 연못 안의 수련은 흰 꽃으로 물결친다. 붉은 꽃과 어울리게 흰 꽃이라니! 누군가 의도한 듯, 자연의 조화인 듯 신기하기만 하다.
▲<사랑방식당>의 바지락무침Ⓒ진우석
소치 허련은 남종화의 대가다. 북종화가 화원(畵員)이나 직업적인 화가의 그림이라면, 남종화는 학문이 깊은 사대부의 수묵담채화인 문인화다. 진도 출생인 소치는 31세에 해남 대흥사 초의선사의 주선으로 추사 김정희의 문하생이 되어 문인화에 전념했다.
김정희는 “압록강 동쪽에 소치를 따를 만한 화가가 없다” “소치 그림이 내 것보다 낫다”라며 소치의 그림을 높게 평가했다. 소치는 49세 되던 해(1857년) 스승이 세상을 뜨자 고향 진도로 내려와 첨찰산 자락 아래 운림각을 마련하고 연못을 파고 배롱나무와 동백나무를 심으며 자신의 낙원을 꾸몄다.
▲진도의 예술의 절정인 운림산방Ⓒ진우석
소치의 예술은 자식들에게 대대로 이어진다. 소치는 미산(米山) 허형을 낳았고 운림산방은 소치(小痴)-미산(米山)-남농(南農)-임전(林田) 등 5대에 걸쳐 한국 남화의 전통을 잇는다. 특히 최근에 개관은 소치2관은 2대에서 5대에 걸친 작품을 모아 한눈에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아트 전시실은 그림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해 환상적인 분위기로 시선을 압도한다.
쌍계사는 운림산방 바로 옆에 자리한다. 이름은 양쪽으로 계곡이 있는 데서 유래한다. 1982년 대웅전을 해체 보수할 때 상량문의 연대가 숙종 23년이란 기록이 나왔다. 1697년에 건립됐음을 알 수 있다. 쌍계사의 볼거리는 웅장한 숲이다. 계곡의 울창한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107호로 지정됐고, 배롱나무,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차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숲을 이룬다. 진입로인 울창한 숲길을 들어와, 대웅전 영역에서 깜짝 놀랐다. 거대한 배롱나무 한 그루가 만개했다. 운림산방 연못의 배롱나무보다 크고 꽃도 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