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나무 둘레길 걸으며/박수화
걸어라 걸어가라.
근심걱정 옷가지들 하나씩 숲속에 벗어던지고
어깨짐 가슴 보따리 모두 다 내려놓고
엉겅퀴 자주보라 불꽃으로 날아가라,
걷고 쉬어가도 뒤돌아보지 마라.
지금 이 순간만은 다치지 않는다.
천연 비자림 성채 속이다
치유의 피톤치드 햇발 햇발 뿜어져 나온다
아파라, 잠시 맨발맨발 걸어본다
도란도란 풀꽃 이야기 길 따라
둘레길 바람 나비 되어 날아가노니
초록 햇살 길 속으로 천년 시간의 다리
건너오는 한 사람 있어라
돌아돌아 돌담길 걸으며 제주 화산 쇄설물,
붉은 송이길 봄기운을 들숨날숨 온몸으로 심호흡한다
지금 이 순간 숲속의 요정이 되리니,
나를 찾아 나서는 나의 길,
내가 나의 주인이 되리니,
조롱박에 약수 한 잔 받아 마시고,
하늘 향해 허리춤 쭉쭉 펼쳐본다
아름드리 천년 비자나무 한 그루가 비로소
지구를 받쳐들고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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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화 시인
*2004년 평화신문 신문예등단
*시집 <새에게 길을 묻다>등
*한국 꽃문학상 등 수상
첫댓글 산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미짱님, 수고하십니다.
주말입니다^^ 나무 그늘의 감사함은 이 폭염에 절실히 느껴져요^^ 힐링 그 자체의 시간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