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하얀 옷을 입으시고
날 기다리시던 어머님이
대문 넘어로 기웃거리며 마중 하셨고
부지런 하셨던 아버지의 새벽 기침소리
전답을 두루 돌아 보시고
나의 늙으셨던 할머님의 모습이
꽃밭을 가꾸시던 자리에 멈추워 있었다.
정깊은 친척들이 오가며
우애 깊은 관계를 이어(連) 가고
앞집 금호네 할머님의 이야기 소리에
흰 백구는 꼬리를 흔들었다.
넓은 논밭의 바쁜 일손이 기다리고
가꾸고 수확하는 풍족이 있었으니
볕 내리는 마루에 앉아
시집간 누나의 소식을 기다리며
나의 작은 공부방 엔
겨울 밤이 포근하였다.
내마음 허전한 고요가 침묵을 머금고
이야기 소리 맴돌던 우물가를 서성이면
멀리서 보이는듯 어머님의 모습이
안갯속으로 가물가물 흩어젔다.
燕巢洞 헛소리쟁이
2024,6,7
燕巢洞
뭐라고 한마디 해야할텐데 / 박인수
돌아서는 그대 뒷모습에 얼어붙은 나
눈동자 멀어지는 그대 사랑 찾을 길 없어
울어야 하는 이 마음
뭐라고 한마디 해야할텐데 이대로 그냥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차라리 눈을 감았네 가슴 속에 깊이 남은
그대 흔적은 지울 수 없는 이 마음
뭐라고 한마디 해야할텐데
이대로 그냥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차라리 눈을 감았네 돌아서는 그대
그대 뒷모습에 멀어지는 그대 사랑 잡을 길 없어
뭐라고 한마디 해야 할텐데
울어야 하는 이 마음을 차라리 눈을 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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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의 이야기 / 燕巢洞
손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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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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