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바로 천사입니다
[비록 지금은 친밀 관계가 깨졌다고해도, 엄마는 천사입니다. Even though the close relationship between parent and child has broken down now, Mom is still an angel.]
며칠 전, 내 작고한 큰누님의 외증손녀가 쓴 글을 읽었다.
스물한 살. 호텔 조리부서에서 사회생활 2년 차.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2부 대학에 다니며 한식·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까지 갖춘 성실한 청춘이다.
그 아이가 자신의 블로그에 *「무너졌다. 처음으로」 라는 글을 올렸고, 엄마가 "할아버지, 요즘 제 딸의 마음입니다."라며 내게 보내주었다.
글을 읽으며 여러 번 가슴이 먹먹했다.
겉으로는 씩씩하게 버티고 있었지만, 새벽 세 시에 출근하며 "크게 다치지만 않을 정도의 사고가 나서 출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대목에서는 차마 마음이 아팠다.
상사의 말 한마디를 견디며 고개를 숙여야 하는 현실, 일과 학업을 함께 감당하며 지쳐가는 모습,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고 웃음을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글은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깊은 성찰이 담겨 있었다.
특히 내 마음을 오래 붙잡은 대목이 있다.
"나는 늘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원만한 인간관계와 먹고사는 데 아무런 지장 없는 경제적 여유, 집에 돌아오면 가족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었으니."
이 짧은 문장만으로도 얼마나 따뜻한 가정에서 자랐는지 알 수 있었다.
또 이런 문장도 있었다.
"그 누구의 위로도 와닿지 않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나에게 일어난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롯이 내가 헤쳐나가야 하는 문제이다."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려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웠다.
나는 아이의 엄마와 여러 차례 카톡을 주고받았다.
혹시 너무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걱정된다고 하자, 엄마는 남편과 함께 딸을 세심하게 살피며 따뜻하게 보듬고 있다고 했다.
그 답장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느꼈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울타리는 역시 부모라는 것을.
나는 평소 어린아이들을 참 좋아한다.
길에서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춘다.
"엄마가 좋아?"
하고 물으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네! 엄마가 제일 좋아요."
그러면 나는 다시 묻는다.
"엄마가 천사 같지?"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내는 요즘 세상에는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조심하라고 하지만, 아이들의 천진한 웃음을 보면 나도 함께 웃게 된다.
천사(天使);
사전에는 천사를 이렇게 풀이한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
또는,
'순결하고 선량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엄마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보다 더 큰 천사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기쁨도, 걱정도, 눈물도 함께 나누며 평생을 사랑으로 품어 주는 존재가 바로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손녀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확신했다.
힘든 세상에서 아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은 화려한 위로나 성공이 아니라, "괜찮다. 엄마가 있다."고 말해 주는 부모의 사랑이라는 것을.
부디 이 아름다운 청춘이 지금의 아픔을 딛고 다시 환하게 웃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곁에는 오늘도 변함없이 천사처럼 손을 잡아 주는 엄마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