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들의 전쟁
27. 소월
집으로 가다가 세림고 애들을 보아싿. 세림고의 서영인과 패거리들이었는데 누군가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신주영이었다. 그들이 신주영을 붙잡고 끌고 가고 있었다. 어디로 데려가는 거지? 나는 그들의 뒤를 쫓아갔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한 창고였다. 그들이 신주영을 확 밀어넣었다. 나는 조용히 숨을 죽이고 그들을 지켜보았다.
“신주영.”-모르는 여자애
또 다른 세림 교복을 입은 여자애가 자기 패거리들과 같이 있었다.
“임세진!”-주영
임세진? 저 년은 뭐하는 년이지? 서영인은 저년 따까리인가?
“잘 지내?”-세진
“반전이 있기에 인생은 재밌는 인생이라더니만 서영인이 임세진 따까리가 될 줄은 몰랐네.”-주영
“언제적 얘기를 하니. 농클은 여전하더만?”-세진
“안부 물으려고 여기로 끌고 온 것은 아닌 것 같은데?”-주영
임세진이 입꼬리를 올렸다. 신주영이 입술을 깨물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다른 건 없고. 내가 짱 등극을 해야 하는데 너랑 구수진을 치는 게 조건이라서 말이야. 협조 좀 해줘야겠어.”-세진
그러자 이번엔 신주영이 입꼬리를 올렸다.
“지랄하네.”-주영
“니가 먼저야. 널 죽이고 나면 구수진은 껌이라고.”-세진
임세진의 패거리 한 명이 그녀에게 야구 방망이를 건넸다. 임세진이 위협적으로 신주영에게 다가왔다. 신주영은 물러서지 않았다.
“여전히 깡다구는 세네, 신주영.”-세진
임세진이 눈짓하자 패거리들이 신주영을 잡았다.
타?악.
둔탁한 쇳소리가 신주영의 배를 쳤다.
타?악. 타?악. 타악.
탁. 탁.
쇳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렸다. 신주영의 몸이 방망이가 지나갈 때마다 꺾였다.
타?앙.
임세진이 방망이를 허공으로 던져버렸고, 이내 발로 신주영의 복부를 찼다.
퍽. 퍽. 퍽.
그녀의 몸 여기저기에 임세진의 주먹과 발이 오갔다. 신주영의 얼굴에서 피가 흘렀다. 난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문을 열어보았다. 잠겨있었다. 미친 듯이 흔들었다. 잠시 후 문이 열렸고, 패거리들이 나왔다.
“뭐 하는 년…”-패거리1
퍽.
그녀를 발로 걷어찼다.
“신주영!”-소월
“신소월이야!”-영인
임세진이 나를 보았다. 그러더니 피식 웃었다.
“세림 중 짱? 관심 없어서 몰랐…”-세진
퍽.
임세진이 나를 주먹으로 쳤다. 한 대 맞았다. 꽤 하는데? 나는 가방을 한쪽에 던졌다. 그리고 임세진 앞에 섰다.
임세진이 다시 나에게 주먹을 뻗었고, 나는 피하면서 그녀의 팔을 한 손으로 잡고 비틀었다. 그녀가 괴로워했다.
퍽. 그녀의 복부를 가격했다. 쓰러진 그녀 위로 발을 올려 목을 졸랐다.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때 서영인이 신주영의 목을 졸랐다.
“얘 구하러 왔어? 안 친하잖아.”-영인
“니년들이 개지랄하는 게 꼴 보기 싫어서.”-소월
“밟아! 씨발!”-세진
임세진의 명령에 패거리들이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10대2. 임세진과 서영인의 주먹이 제일 세긴 했다.
퍽. 퍽. 퍽. 그들은 미리 준비한 각목으로 우리를 때렸다. 개년들.
“이런 씨발!”-소월
년들 중 한 명을 타깃으로 잡아 그녀를 마구 팬 후 각목을 빼앗았다. 그것으로 그녀를 반 죽여놓았다. 그러자 다른 년들이 쫄았다. 나는 두 사람씩 조졌다. 그들이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방어하며 그녀들을 조지고는 임세진과 서영인 앞에 섰다.
“괜히 지랄하지마, 개년들아.”-소월
“씨…”-세진
임세진과 서영인이 동시에 달려들었고, 나느 그녀들에게 각목을 휘둘러 가격했다.
퍽. 퍽. 퍽. 그들의 몸 위로 각목이 스쳤다. 그러다 툭 하고 부러지고 말았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방망이를 잡았다.
퍽. 퍽. 퍽. 사정없이 그들의 머리와 몸에 방망이를 내려쳤다. 그들의 몸은 엉망진창이 되어갔고, 마침내 뻗어버렸다. 개년들, 별 것도 아닌 주제에.
“한번만 더 지랄해라. 여기서 안 끝난다. 꼴 같지도 않은 년들이 어디서 나대.”-소월
가방을 메고 신주영과 그녀의 가방을 들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애가 떡이 되었네.
“신…소월…”-주영
“왜?”-소월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주영
“걷다가 니가 보이길래.”-소월
신주영이 피식 웃었다. 쓰라린 듯 인상을 썼다.
“기왕이면… 좀 더 일찍 오지.”-주영
“도와줄까 말까 하다가 도와준 거거든?”-소월
“일찍 왔었단 얘기네.”-주영
아, 그렇게 되나? 어쨌든 고맙다는 말이 먼저 아닌가?
“고맙다…”-주영
순간 울컥했다. 가슴 속 무언가 일렁이는 느낌? 나는 신주영을 데리고 우리집으로 갔다. 이모네가 아닌 엄마가 있는 우리집. 새 아빠와 중학교 3학년 남자애가 있는 우리집.
“누구…”-엄마
“안녕하세요. 신주영이라고 합니다. 어머님, 꽤 예쁘시네요.”-주영
이 와중에도 인사를 하고 싶니? 방에서 도현(한도현)이가 나왔다. 우리를 쓱 흘기는 도현이.
“어…?”-도현
신주영이 도현이를 보았다. 도현이가 신주영을 아는 건가?
“주영이 누나… 맞죠?”-도현
누나란다. 신주영을 아나 보다. 그런데 신주영은 도현이를 모르는 눈치였다.
“누구…”-주영
“누나랑 같은 신서중… 누나는 저 모를 거예요. 1학년 때 전학 갔었거든요. 농구클럽… 누나 팬이거든요.”-도현
그러자 신주영이 웃었다. 그러더니 도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맙다.”-주영
무표정의 도현이가 웃었다. 얘 신주영 좋아하나 보다. 나는 신주영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도현이가 너 좋아했나 본데?”-소월
“팬이라잖아.”-주영
신주영에게 소독약, 빨간 약, 연고, 반창고, 붕대가 담긴 구급상자를 주었다.
“셀프 치료.”-소월
“개년. 신소월답네.”-주영
신주영은 자기 혼자 셀프 치료를 했다. 혼자서도 잘하네.
“신주영이 쉽게 당할 리가 없는데 웬일이래?”-소월
“갑자기 떼로 달려드니까.”-주영
별 거 없네, 신주영도.
“엄마가 재혼…?”-주영
“어.”-소월
“동생이 괜찮아 보이 든데?”-주영
괜찮기는. 왕 싸가지에 나를 벌레 보듯 싫어하는데. 이 집에서도 난 천덕꾸러기였다. 엄마는 친 엄마라고 억지로 데리고 있는 것 같았다. 새 아빠랑 도현이는 대놓고 싫어하더만.
“괜찮기는.”-소월
“다가가지도 않았잖아, 너도.”-주영
대놓고 싫어하는데 무슨. 나도 쟤 싫고.
“쟤도 나 싫어하거든?”-소월
“같이 산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무슨.”-주영
신주영이 방을 나갔다. 마침 새 아빠가 오셨다. 신주영은 새 아빠께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신주영이라고 합니다. 소월이랑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주영
새 아빠는 표정 없이 신주영을 보았다. 그러더니 흘기고는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살벌한 분위기. 얘는 뭐야. 신주영이 웃었다.
“식구들이 낯선가 보다. 소월아, 나 마실 것 좀 줄래?”-주영
나는 신주영에게 음료수를 주었다.
“물.”-주영
가지가지 한다. 물통째로 신주영 앞에 내밀었다.
“다 쳐 먹어.”-소월
“고맙.”-주영
신주영이 물을 마셨다. 목 마른 지 벌컥벌컥 들이켰다.
“갈증 나 죽는 줄 알았네.”-주영
얼굴은 여기저기 터져서 상처투성이인 게 입만 살았네. 도현이가 자기 방에서 나왔다.
“이름이 뭐야?”-주영
“한도현이요.”-도현
“한도현?”-주영
신주영의 눈동자가 돌아갔다.
“혹시 예전에 승현이 사물함에 풀 발라놓고 체육복 찢은 애?”-주영
엥? 그러자 도현이의 표정이 변했다.
“맞나 보네. 그때 승현이가 잡히면 죽는다고 이 갈았었는데.”-주영
누굴 죽일 그런 애로는 안 보이던데.
“또 뭐 있었더라? 승현이 문제집 찢어놓고 불 태웠던 것도 너지?”-주영
중학교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 형이 누나랑 사귄다고 해서…”-도현
“과감한 도전이었어~ 자기 이름까지 당당히 밝히고. 그래서 안 잡았던 것도 있었고. 면도칼도 들어있었더라고.”-주영
그 말에 도현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형이 누나랑 안 헤어진다고 하니까…”-도현
“근데… 니가 풀 발라놓고 체육복 찢고, 책 찢고, 불태운 책들 전부 다…”-주영
잠시 침묵.
“다 내 거였어. 면도칼에 베인 것도 나고, 니 편지 읽은 것도 나고.”-주영
그 말에 도현이가 당황했다.
“…네?”-도현
“그래서 그때 중요한 시합에 출전 못 했었지~”-주영
당황하는 도현이.
“풉. 당황하기는. 대담한 도전이었어요~”-주영
그러더니 또다시 도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괴도키드 같아서 그냥 냅뒀어. 면도칼만 빼고. 농구부 대신 학교대표로 구 대회 출전해서 결승까지 갔는데 손 다쳐서 출전 못했었거든. 그래도 우승은 했지만.”-주영
그런 일이 있었구만? 도현이랑 그런 인연이 있었네.
“…죄송…”-도현
“됐어.. 뭐 이미 지난 일인데.”-주영
쿨하게 말하는 신주영. 도현이는 무척 미안해하는 눈치였다. 신주영은 컵과 물통을 가지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신주영이 자기 폰을 확인했다. 그러곤 폰을 닫아버렸다.
“내일 학교가면 소문 나겠네.”-소월
“걔네가 고생하겠지.”-주영
“농클… 탈퇴했다던데…”-소월
신주영이 멈칫했다.
“…왜…?”-소월
신주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빛이 변했다.
“하기 싫어졌어.”-주영
도대체 좀 이해는 안 된다. 농구할 때 그렇게 열정적으로 해놓고는 갑자기 왜 하기 싫어진 거래? 신주영이 없는 농클이라… 굴러는 가겠지만… 유일한 홍일점 팀이었는데….
그리고 유일한 내 라이벌이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