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년월일1923-01-29~사망1981-08-01
아카데미 사상 각본(색)상부문에 가장 많이 노미네이트된 작가는 우디 앨런이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무려 10편의 후보작을 냈고 그 중 <애니홀>(1977)과 <한나와 그 자매들>(1986)로 두개의 오스카를 가져갔다. 놀라운 기록이긴 하지만 굳이 타율로 따지자면 2할. 패디 차예프스키는 그에 비해 훨씬 실속있다. 네번 노미네이트되어 세개의 오스카를 챙겼으니 타율이 무려 7할5푼. 타율도 타율이거니와 현재까지 아카데미 각본(색)상 최다수상기록이다.
뉴욕 브롱크스의 빈민가 태생인 차예프스키가 본래의 희망이었던 코미디언의 꿈을 접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2차대전 때 입은 상처 때문. 조지 큐커의 <이중생활>(1947)에 단역배우로 잠깐 출연하며 영화계와 인연을 맺은 다음 그는 TV쪽으로 활동무대를 옮긴다. 차예프스키는 1950년대를 대표하는 TV드라마 작가였다. 그는 특히 하층 노동자계급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키친-싱크 드라마’(kitchen-sink drama)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유머와 풍자가 적절히 섞인 작품으로 당대의 시청자들을 매일 웃기고 울리며 엄청난 시청률을 올렸다.
그의 시나리오 데뷔작이자 첫 번째 오스카 수상작인 <마티> 역시 자신이 쓴 TV연속극을 압축한 것이었다. 빈민가의 한심한 정육점주인으로 나와 열연을 펼친 추남배우 어네스트 보그나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기고, 칸에서도 그랑프리를 수상한 걸작소품이다. 1950년대에 쓴 다른 시나리오들도 대개 TV에서 크게 성공한 자신의 키친-싱크 드라마나 희곡을 각색한 같은 계열의 작품들. 가령 <케이터드 어페어>에서는 허영심 많은 부인 베티 데이비스가 딸의 결혼피로연을 폼나게 치르기 위해 남편인 택시기사 어네스트 보그나인을 들들 볶고, <미들 오브 더 나이트>에서는 의류공장을 경영하는 홀아비 사장 프레드릭 마치와 푼수기질이 있는 여공 킴 노박의 꾀죄죄한 사랑이야기를 다루는 식이다.
출처: 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