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돈일까요? 열정일까요? 아닙니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지혜입니다. 지혜가 없다면 돈도 열정도 오히려 없는 것만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부모님께 효도를 해도 수승한 효도를 하고, 가족에게 사랑을 주어도 참다운 사랑을 주며, 자식에게 상속을 하더라도 실다운 상속을 할 줄 압니다. 이와 관련해서 부처님 당시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위사카는 미가라의 아내였는데 어느 날 식사를 하고 있을 때, 한 비구가 집 앞에 와서 탁발을 하려고 했습니다. 남편이 식사하는 동안 옆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던 위사카는 미가라가 비구를 볼 수 있도록 살짝 비켜 앉았지만, 자이나교도였던 그는 계속 못 본 척 했습니다. 그러자 위사카는 그 비구에게 “스님 죄송합니다. 저희 주인께서는 남은 밥을 잡숫고 계실 뿐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미가라는 매우 분노해서 그녀보고 집에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위사카는 이를 거부하면서 문중의 여러 어른들께, 자기에게 죄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가름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집안 어른들이 도착하자 미가라는 그들에게 “제가 황금사발에 담긴 밥과 우유를 먹고 있는데, 위사카는 제가 단지 찌꺼기를 먹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무례 때문에 나는 아내를 내쫓으려 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거기에 대해 위사카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탁발하려고 서 있는 비구를 못 본 척 하는 것을 보았을 때, 저는 낭군께서 현생에서는 어떤 공덕도 짓지 않으면서 단지 전생에 지어 놓은 공덕의 과보를 누리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밥을 잡숫고 계실 뿐’ 이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자, 어르신들 어찌 생각하십니까? 저한테 죄가 있습니까?” 업설에 철저한 자이나교의 논리로 설명하는 위사카의 설명을 듣고 그들은 그녀에게 죄가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위사카 스스로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위사카 자신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절대적이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졌는데, 이렇게 비구가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 머물 수는 없으므로, 집으로 비구들을 초대하여 음식과 여러 공양을 제공할 수 없다면 도저히 함께 살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미가라는 이전에도 몇 차례 더 트집을 잡았었지만 위사카는 그 때마다 무죄임이 증명되었습니다. 마지막 트집에 대해 무죄임을 증명하고 나서 그녀는 자존심을 내세워 시집에서 나가겠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미가라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고, 다음날 부처님과 제자들을 집으로 초대하였습니다. 그녀는 미가라에게 함께 음식을 공양하자고 하였으나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공양이 끝나고 그녀는 다시 전갈을 보내어, 곧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시니 함께 듣자고 청했고, 미가라는 두 번째 청까지 거절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스승인 자이나교 고행자들은 가지 못하도록 했는데, 꼭 가야 한다는 말에 ‘그러면 커튼 뒤에서 설법을 들으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진리를 설하시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동안 그는 놀랍게도 깨달음의 첫 단계인 수다원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너무나 감격하였고 감사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설법을 듣도록 해준 아내에게 “당신은 오늘부터 나의 어머니요!” 라고 말하였고, 그 때부터 그녀는 위사카라는 이름보다, 남편인 미가라의 어머니 '미가라 마타' 라고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불자 여러분. 부처님의 가르침과 인연을 맺게 이끌어주는 것이야말로 그를 지혜로 인도하는 것이고, 진정한 행복을 선물하는 것과 같으므로, 남편에게 또는 아내에게 줄 수 있는 선물 중에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효도에도 세 가지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효도를 하더라도 부모님께 물질적인 봉양을 하는 것은 하품(下品)효도이며,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은 중품(中品)효도이고, 부모님을 불법으로 인도하여 해탈 열반으로 이끌어드리는 것은 상품(上品)효도 즉 최고의 효도라고 하셨습니다. 또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이루시고 고향을 방문하셨을 때, 상속을 해달라는 어린 아들 라훌라에게, 진리의 길을 가게 함으로써 법(法)을 상속해주셨습니다. 우리도 재산상속만을 상속이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꾸어 지혜를 상속하고 불법을 상속해주는 현명한 부모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불법의 인연이야말로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월간삼운 9월호 주지스님 법문>
첫댓글 감사합니다 _()()()_
나모 땃서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붇닷서!
헤아릴 수 없이 옳으신 말씀입니다...._()()()_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