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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취재] |
세계 최초 무독성 砒素 항암제 ‘천지산’ 이 부활한다! |
23개국 특허, 식약청 승인 임상시험에서 종양감소 확인 |
● 서울아산병원 임상 1상시험 통과 임박 ● 국가공인 연구소에서 안전성·효능 입증 ●‘천지산’ 공동연구 의학자 6명 최초 공개 증언 ● ‘천지산 사건’ 수사비화 “복용환자 중 암 전문의도 있었다” ● 상품가치 2000억, 2상시험 중 코스닥 상장 계획 ● 2상시험 비용 마련 못해 세계 최고기술 死藏 위기 ● 이영순 전 식약청장, “천지산 개발, 국가가 지원해야” |
‘천지산(天地散)’을 기억하는가. 1996년 ‘가짜 항암제’ 소동을 일으키며 법정에 섰던 약. ‘하늘과 땅에 흩어진다’는 뜻을 지닌 이 약은 일부 암환자들 사이에서 ‘기적의 암치료제’로 불렸으나 법원에서 가짜 판정을 받은 후 세상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울러 이 약을 제조한 배일주(46)씨는 사기꾼으로 몰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그후 9년. 천지산이 돌아왔다. 몇 년 전부터 이따금씩 언론을 통해 재기의 움직임을 내비치던 천지산은 이제 완연한 부활의 날갯짓을 하며 대중의 전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맨 먼저 특허 인정 천지산의 부활을 보증하는 것은 특허출원과 임상시험이다. 특허출원은 1998년부터 시작했는데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최근 유럽 14개국에서 특허가 나옴으로써 천지산 특허가 등록된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모두 23개국으로 늘었다. 2003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의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임상시험 허가가 났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1999년부터 3년간 원자력의학연구원, 바이오톡스텍 등에서 전(前)임상시험(동물시험, 시험관 시험, 독성시험)을 거친 천지산은 2005년 5월 중순 현재 임상 1상시험을 ‘거의’ 마치고 2상시험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거의’라는 표현을 쓴 것은 시험은 끝났지만 일부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이 미처 끝나지 않은 까닭이다. 1상시험을 주도한 서울아산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시험결과는 배일주씨를 비롯한 천지산 연구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상시험 보고서는 상반기 중 식약청에 제출될 예정인데, 지금까지의 진행경과에 비춰보면 돌발변수가 없는 한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따라서 천지산은 늦어도 올 하반기 초엔 2상시험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상시험은 약물의 체내 반응과 적정용량을 찾는 시험이다. 약의 효능, 즉 항암효과를 검증하는 것은 2상시험이다. 그런데 천지산의 항암 기능은 1상시험에서도 부분적으로나마 입증된 것으로 알려져 2상시험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높아졌다. 일반 의약품은 장기적인 부작용을 점검하는 3상시험을 거친 후에야 시판할 수 있다. 하지만 천지산처럼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암치료제는 2상시험을 통과하면 곧바로 판매가 허용된다. 천지산 연구진은 2상시험 기간을 1년으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중 천지산은 공인된 약품으로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비소의 독성을 거꾸로 이용 ‘신동아’는 천지산의 1상시험 완료에 맞춰 그간의 진행과정 전반에 대해 취재하면서 제조자인 배일주씨와 연구에 동참해온 의대교수들, 투자회사 대표, 식약청 관계자 등을 인터뷰했다. 배씨가 작심하고 인터뷰에 응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지만, 더욱 뜻 깊은 것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던 의학자들의 등장이다. 이들의 연구는 민간요법 차원에 머물던 천지산을 현대의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임상시험을 통과해 시판이 되면 천지산은 최초의 국산 항암제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선플라주’(SK케미칼) 등 기존 약물의 분자구조를 변형한 ‘응용 항암제’가 개발된 적은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분자구조를 가진 국산 항암제로는 천지산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배일주씨는 “비소가 탁월한 항암효과를 낸다는 사실은 이미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인정됐기 때문에 비소화합물인 천지산이 실패할 확률은 0%”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라는 점도 천지산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간 개발된 항암제는 대부분 주사제다. 주사제는 해당 부위에 직접 자극을 주는 효과는 있지만 입원을 해야 하는 등 사용이 불편한 점이 흠이다. 이에 비해 경구제는 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천지산이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세계 최초의 비소화합물(As4O6·육산화비소) 항암제라는 점이다. 비소(As)는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독성을 갖고 있어 일반 의약품으로 쓰이는 것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천지산의 주성분인 육산화비소는 각종 실험을 통해 독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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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국 특허, 식약청 승인 임상시험에서 종양감소 확인 |
배씨에 따르면 한약재 성분은 항암효과와는 관계가 없다. 배씨는 “초기에 (천지산을) 환으로 만드느라 한약재 성분을 약간 섞었지만, 지금 임상시험 중인 천지산은 비소화합물만으로 제조한 것이다. 뭘 모르는 사람들이 천지산을 한약재라고 말한다”며 “항암효과를 내는 것은 비소지, 한약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종배 교수와 비슷한 시기에 천지산 연구에 발을 내딛은 또 한 명의 의사는 부산 인제의대 대학원장을 역임한 은충기 교수(방사선과)다. 인제의대는 지방대 중에서는 유일하게 국가 지정 임상시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은 교수와 천지산의 인연은 부산에 사는 어떤 암환자가 CT 사진을 들고 은 교수를 찾아온 데서 비롯됐다. “처음엔 천지산을 복용한 환자인 줄 몰랐다. 신장암 환자였는데, CT 사진을 보니 원래 주먹만한 크기였던 암세포가 손톱 크기로 줄어 있었다. 무슨 약을 썼냐니까 천지산이라는 걸 몇 개월째 먹었다고 했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부작용도 없고 힘이 나고 밥맛도 좋아졌다고 했다. 참 신기하다고 여겨 그때부터 천지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은 교수는 그후 천지산을 복용한 환자를 몇 명 더 진찰할 기회가 있었는데, 개중엔 좋아졌다 나빠진 경우도 있었다. 나중엔 직접 CT를 찍어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암 뿌리가 뽑히지는 않았지만 천지산 복용 여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났다. 상태가 좋아져 약을 끊은 환자가 몇 개월 후 찍은 CT를 보니 암세포가 다시 커져 있었다. 은 교수는 “천지산을 복용하면 어떤 형태로든 상태가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 나서 한번 과학적으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연구에 동참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독성시험에서 기존 항암제와 큰 차이 바이오톡스텍은 식약청 인가를 받은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전문업체다. 의약품에 대해 임상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독성시험 자료가 필요하다. 천지산의 독성을 시험한 곳이 바로 바이오톡스텍이다. 말하자면 김종배 교수가 서울대 수의학과 이영순 교수를 통해 실시한 독성시험은 비공식적인 것이고 바이오톡스텍 시험은 공식적인 것이다. 충북대 수의대학장이기도 한 바이오톡스텍 대표 강종구 교수는 “단회 독성시험, 3개월 투여 독성시험, 4주 회복시험 등 각종 독성시험 결과 독성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천지산의 안정성을 높게 평가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어떤 항암제도 부작용이 있게 마련인데, 그 점에서 천지산은 기존 항암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국내에서 사용되는 항암제는 대부분 외국제이거나 외국제의 분자구조를 변형해 만든 것이다. 이에 비해 천지산은 한국인이 고유의 기술로 만든 독창성이 뛰어난 약”이라며 “임상시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뛰어난 약은 빨리 상품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대 김종배 교수의 의뢰를 받아 천지산 독성시험을 했던 서울대 수의학과 이영순 교수는 2002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식약청장을 지냈다. 식약청장에서 물러난 지 한 달쯤 후 대학 연구실로 수염이 더부룩한 40대 사내가 찾아왔다. 이 교수는 처음에 사기꾼 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바로 배일주씨였다. 배씨는 천지산에 대해 한참 설명한 후 식약청 임상시험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교수가 “뭘 보고 당신을 믿겠느냐. 학문적 증거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핀잔을 주자 “원자력병원 이창훈 박사의 연구논문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성시험은 예전에 교수님(이영순 교수)께서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배씨의 얘기를 듣고 이 교수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년 전 한동대 김종배 교수의 요청으로 독성시험을 한 일이 있었다. 김 교수가 따로 설명하지 않은 탓에 이 교수는 그것이 천지산인 줄도 모르고 독성시험을 했던 것이다. 그는 배씨에게 이창훈 교수의 논문을 보자고 했다. 다음날 배씨가 논문을 갖고 왔다. “서울대 의대 출신이고 원자력병원에서 연구하는 의사의 논문이라면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논문 내용은 천지산의 약리작용과 약효, 독성 등을 의학적으로 분석해놓은 것이었다. 이 교수에게 전화해 천지산의 효능에 대해 물어보니 ‘아주 괜찮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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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국 특허, 식약청 승인 임상시험에서 종양감소 확인 |
‘몰미가 터졌다’
이영순 교수는 이창훈 교수의 설명을 듣고 나서 천지산을 약으로 개발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미국에서도 비소가 주성분인 약에 대해 시판허가가 난 상태였다. 이 교수는 평소 ‘암 치료제는 일반 약과 달리 독성이 있어도 효과만 있다면 시판을 허가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던 터라 곧바로 식약청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천지산의 임상시험 신청을 받아들일 것을 권유했다. 그래도 일이 잘 진척되지 않자 이창훈 교수와 강윤구 교수를 동반해 식약청을 방문해 청장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식약청은 그해 8월 천지산의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이영순 교수는 “지금까지 드러난 연구성과에 비춰 천지산이 2상시험에 들어가 실패할 가능성은 없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이처럼 많은 의학자가 효능을 인정하는 천지산을 배일주씨는 어떻게 개발했을까. 강원도 삼척에서 4대 독자로 태어난 배씨는 한약에 조예가 깊은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아주 어릴 적부터 약과 의술에 눈을 떴다. 할아버지는 돌이 막 지난 손자를 산으로 데리고 가 움막에서 함께 지내며 약초에 대해 가르쳤다. 배씨는 할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침을 놓을 줄 알았으며 웬만한 약초는 척 보면 어떤 효능이 있는지 알아낼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배씨의 표현대로라면 어느 순간 ‘몰미가 터진’ 것이다. ‘몰미가 터졌다’는 말은 강원도 사투리로 깨달음을 얻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하나의 원리에 통하면 나머지 모든 원리에 통한다는 것이다. 배씨는 또 한문 공부도 열심히 해 ‘동의보감’이나 ‘향약집성방’ 같은 의서에 통달했다. 배씨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각각 위암과 장암으로 돌아가신 후 현대의학으로 고치지 못하는 불치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의원에서 염증치료제로 사용하는 황하비소(As4S4)의 독성을 분석하면서 제대로 된 비소화합물 치료제를 만들어야겠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배씨가 천지산의 주성분인 비소 합성에 성공한 것은 1983년이다. 그후 분자구조에 관심을 갖고 어떤 상태에서 최상의 약효를 내는지 알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As4O6가 가장 많은 종류의 암에 듣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 배씨는 아무 환자에게나 다 약을 내주진 않았다. 수술을 받고 암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어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시한부 환자 중 ‘죽 한 공기 먹을 힘이 남아 있는’ 환자에게만 약을 지어줬다. 환자가 많이 몰리자 배씨는 1994년 한의사를 고용해 아예 한의원을 차렸다. 당시 천지산 약값은 한 달치에 200만원이었다. 배씨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과 10세 이하 아이에게는 돈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또 일정 기간 약을 먹은 후 효과를 본 환자에게는 약값을 절반으로 깎아줬다고 한다. 청와대 경호실 간부의 선처 호소 그 시절 배씨는 별의별 사건을 다 겪었다. 한번은 말기암 환자에게 처방을 해줬는데 몇 개월 후 그 환자가 죽었다. 가족들은 배씨를 그다지 원망하지 않았는데, 환자의 친척이라는 모 기자가 “사기꾼”이라며 난리를 쳤다. 배씨는 영안실로 불려가 상복을 입고 턱을 얻어맞는 수모를 겪었다. 암 환자를 낫게 해줬다는 ‘죄 아닌 죄’로 시달린 적도 있었다.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던 암 환자의 아내가 “(남편이) 빨리 죽어야 하는데 낫게 하면 어떻게 하냐”며 배씨의 뺨을 올려 붙인 것. 이후 배씨는 환자와 보호자의 의견이 일치한 경우에만 처방을 했다. 가족 중 누구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돈을 싸 짊어지고 찾아와도’ “못 준다”고 버텼다. 배씨는 처방을 하는 틈틈이 공부를 계속했다. 그의 공부 목표는 동양의학을 서양의학에 접목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의학을 알아야 했다. 독학으로 CT와 차트 보는 법을 배웠다. 1996년 1월 배씨는 한의원으로 출근하던 길에 경찰청 특수수사과 직원들에게 연행당했다. 3일간 집에 전화도 못하고 구타도 많이 당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모 제약회사가 청와대에 투서한 진정서에서 비롯된 수사였다. “병원에서 못 고친 환자를 고쳐주는 것이 그렇게 큰 죄가 되는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겁대가리’가 없었던 것이다.” 배씨가 구속되자 그간 천지산을 복용하던 암 환자들의 가족 20여 명이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부분 천지산으로 효험을 봤거나 약이 떨어진 사람들이었다. 경찰청에서 서울지검으로 이첩된 이 사건은 권성동 검사(현 인천지검 특수부장)에게 배당됐다. 난소암 환자이던 부인이 천지산을 먹고 치유됐다는 청와대 경호실의 한 간부는 권 검사를 직접 찾아와 배씨를 선처해달라고 부탁했다. 그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서울대병원에서도 포기한 3개월 시한부 환자였는데, 천지산을 석 달 복용한 후 깨끗이 나았다는 것. 병원에서 CT촬영을 한 결과 암세포 덩어리가 녹아 직장으로 빠져나간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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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사도 의대교수도 생존 앞에선…”
검찰은 그동안 천지산을 복용한 사람들의 명단을 확보해 그중 연락이 닿는 10명에게 전화를 걸어 약효를 확인했다.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4명이었다. 천지산을 복용한 환자 중에는 모 대학병원의 암 전문의도 있었다. 배씨는 검찰조사에서 “천지산의 약효를 보증할 사람이 있다”며 강북삼성병원 암전문의 Y교수를 내세웠다. Y교수는 천지산 복용 후 병세가 호전된 환자들의 슬라이드 필름을 갖고 검찰에 출두했다. 그러잖아도 암환자들의 천지산 체험담과 선처 호소에 고민하던 권 검사는 Y교수의 설명을 듣고 난 후 배씨를 불구속기소하기로 결심하고 석방했다. 그가 비록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긴 했지만 사기를 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배씨가 석방되자 청년의사회 등에서 “돌팔이를 풀어줬다”며 검찰에 진정을 넣는 등 일부에서 비난여론이 일었다. 권 검사의 사무실은 전국 각지의 암환자 가족들로부터 빗발치듯 걸려오는 문의전화로 며칠간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중에는 K대, S대 등 유명대학의 의대교수들도 있었고 판·검사와 장관도 있었다. 하나같이 배씨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권 검사는 “인간적으로 동정은 갔지만 검사 입장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사람을 소개해줄 수는 없었다”며 “생존 앞에서는 신분이고 체면이고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1996년 10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배씨는 분노와 절망감에 항소를 포기했다. 천지산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의학계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은 Y교수는 강북삼성병원에서 사직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비소의 항암효과를 연구해 국제학술회의에서 논문까지 발표했다. 사건 이후 배씨는 더는 처방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알음알음으로 사람들이 찾아와 약을 부탁했다. “생명이 먼저냐, 법이 먼저냐. 정말 고민 많이 했다. 환자 가족들이 찾아와 울부짖으며 호소할 때는 몹시 괴로웠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약을 버렸더니 그걸 주워가더라.” 그는 “지금도 몰래몰래 찾아와 약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씨는 2000년 3월 자본금 21억원으로 주식회사 천지산을 설립했다. 이로써 ‘천지산’은 회사 이름으로 바뀌었다. 임상 2상시험이 끝나기 전 코스닥 시장에 천지산을 상장할 계획인데, 그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잡고 있다. 투자전문회사인 넥서스 민봉식 대표는 자신이 잘 아는 말기암 환자 2명이 예전에 천지산을 복용한 후 치유된 것이 계기가 되어 천지산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둘 다 시한부 환자로 한 사람은 후두암, 다른 한 사람은 위암 환자였다. 민 대표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4년 반, 2년 동안 천지산을 복용했는데 치료효과가 좋아 지금까지 멀쩡하게 살아 있다. “1상 끝나면 천지산 가치 10배 뛸 것” 민 대표는 천지산의 투자가치에 대해 무엇보다 암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꼽았다. 전세계적으로 BT(생명공학)산업이 IT(정보기술)산업을 앞지르는 추세인데 천지산 같은 항암제는 어떤 바이오상품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모든 산업의 근간은 인간의 몸이다. 그런 점에서 BT 쪽은 한번 선점하면 IT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우월성을 유지한다. 우리나라가 사는 길도 BT에 있다. IT는 향후 2~3년 내에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다. 하지만 BT의 경우 천지산과 같은 세계적인 신약을 개발하면 중국과의 격차를 8년 이상 벌릴 수 있다.” 민 대표가 평가하는 천지산의 기업가치는 200억원대. 하지만 임상 1상시험이 끝나면 10배가 뛰고 2상시험을 통과하면 다시 10배가 상승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시장 투자 동향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라고 한다. 민 대표는 “바이오산업 투자는 그야말로 미래를 보고 해야 한다”며 “지금 천지산에 투자하는 것은 모험이고 위험이 따르긴 하지만 나중에 그것을 보상하고도 남는 투자수익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천지산에 대한 투자를 권했다. 그가 천지산의 상품성을 특히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비공식’ 임상시험에서 이미 효능을 인정받았다는 점” 때문이다. 비록 불법행위로 처벌받긴 했지만 많은 암환자가 천지산을 복용해 효과를 본 만큼 임상시험을 거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또 암치료제로는 드물게 복용하기 편한 경구제이면서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점도 천지산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민 대표에 따르면 임상 2상시험 진입을 눈앞에 둔 천지산은 현재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상 1상시험 비용으로 50억원이 들었는데, 2상시험에는 수백억원대, 시판 후 부작용을 검증하는 3상시험까지 마치는 데는 약 1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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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야…”
전 식약청장 서울대 이영순 교수는 “정부가 천지산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s2O3를 이용한 ‘트리세녹스’가 미국에서 백혈병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데, 천지산 성분인 As4O6는 그보다 훨씬 더 우수한 비소화합물이다. 국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좋은 신약을 개발하고도 기술을 외국에 넘겨주게 된다. 임상 2상시험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한동대 김종배 교수 역시 비슷한 주장을 펴면서 천지산 개발의 의미를 강조했다. “배일주씨의 천지산 제조는 제약산업에서 금기로 여기는 비소를 역으로 이용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임상시험 허가가 났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개발된 항암제는 대부분 주사제다. 천지산이 대단한 약품이라는 것은 경구제로 항암효과를 내면서 독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약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정부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천지산 개발엔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하는 배일주씨는 현재 임상 2상시험에 들어갈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제약회사들이 국내에서는 신약개발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를 안 한다”며 천지산에 대한 투자를 호소했다. 신약개발에 대한 그의 남다른 의지는 천지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천지산말고도 연구해놓은 약이 많다”며 “천지산 임상시험이 완전히 끝나는 대로 새로운 신약개발에 들어가겠다”고 의욕을 과시했다. 그가 제2의 천지산으로 준비하고 있는 약품은 항생제, 관절염약, 녹내장 치료제 등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헤어질 때, 선해 보이는 눈빛과 더부룩한 수염이 인상적인 그가 특유의 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좀 도와주십시오.” (끝)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 조영철 기자 |
발행일: 2005 년 06 월 01 일 (통권 549 호) |
쪽수: 178 ~ 191 쪽 |
한의학을 공부하고, 한의사가 되어, 보람된 인생을 살고 싶다면 정규대학교로 입학하십시오.
비정규 대학교 한의대로 입학하면 평생 고생합니다.
요즘은 하도 비정규대학이 정규 한의대인양, 홍보를 하고는 통에 한국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후회막급한 경솔한 판단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엄격한 잣대로 정규 한의대인가 아닌가를 잰다고 불평을 하는 비정규 미국 한의대를 고려하여 다음 5 가지 기준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되면 비정규 한의대라고 부르지는 않겠습니다.
1. 연방정부 혹은 주정부 산하 교육국에서 인가된(Accredited)학교인가?
(단지 민간단체에서 한의학 프로그램을 인가받은 것은 전혀 이 기준에 해당되지 않음)
2. 정부에서 의료보험 지급을 허용하는 닥터면허 한의사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있는가?
3. 유네스코에 정규대학교로 등재되어 있는가?
4. 세계보건기구(WHO)에 의대 (한의대 포함)로 대학명단에 등재되어 있는가?
5. 미국 의사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대학으로 검색이 되는가? ( https://imed.faimer.org)
<<< 주의 >>>
지금 당장 미국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내의 무수한 한의대) 이름을 가지고 검색해 보십시오.
만약 보이지 않는다면 비정규 한의대입니다.
한국 한의대, 중국 중의대, SCU대학교 내의 센츄럴대학은
모두 이 기준에 검색이 되는 정규대학교 내의 한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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