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854> 창원 저도 용두산
바다 보며 섬 한 바퀴…짧은 오르막 후 오밀조밀 섬 조망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국제신문 기사 입력일 : 2013-12-04
겨울로 접어들면 주말 산꾼들은 움츠러들게 마련이다. 가을을 화려하게 장식하던 단풍도 지고 삭막한 풍경에 날씨마저 추우니 산행이 썩 내키지 않기 마련이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시기는 몸이 채 적응하지 못해 추위를 무릅쓰고 힘든 산행을 하기가 부담스럽다. 그러다가 아예 겨울 한 철 산행을 접기도 한다. 이런 때는 적당히 몸을 덥히며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가벼운 산행이 좋다.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경남 창원 저도의 용두산(龍頭山·216m)은 바다를 가까이 바라보는 트레킹 코스에 이어 200m의 높이를 곧바로 치고 올랐다 내려오는 코스다. 초반엔 산책하듯 편안한 길을 걷다가 마지막에 급경사를 오르내려 산행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용두산이 있는 저도는 옛 마산의 남쪽 끝 부분에 있는 섬이다. 남쪽과 동쪽, 서쪽으로 가까이 시야를 가로막는 섬이 없어 거제, 고성까지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섬 자체는 특별할 게 없는 곳이지만 용두산 정상에서는 시원한 조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 연륙교를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저도는 연륙교만으로도 많은 사람을 끄는 곳이다. 저도에는 2개의 연륙교가 있는데 빨간색을 칠한 철골조의 옛 연륙교는 보행용으로만 사용하고 그 옆의 흰색 새 연륙교로 차량이 통행한다. 다리 아래는 분명 바다이지만 옛 연륙교는 그 독특한 모양 탓에 '콰이강의 다리'로 불린다.
■시계 방향으로 돌며 해안에 바짝 붙어 트레킹
근교산 취재팀이 창원 저도 용두산 정상에서 동쪽의 연륙교 일대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해가 기울 즈음이면 흰색의 새 저도연륙교가 한결 두드러진다.멀리 진해와 가덕도가 보인다.
이번 산행에서는 일부러 다리를 다시 건너가 저도 맞은편 옛 연륙교 입구에서 답사를 시작했다. 바람은 서늘하게 불지만 가느다란 난간에 주렁주렁 달린 '사랑의 열쇠'와 기둥에 적힌 문구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다. 다리를 걷다 보면 다리 아래로 지나다니는 어선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004년 준공한 바로 옆의 신 연륙교는 해가 지면 은은한 색색 조명이 빛을 발한다.
용두산 산행은 저도연륙교 입구를 출발해 연륙교를 건넌 뒤 '연륙교' 버스정류장~등산로 갈림길~'저도 종점' 버스정류장~하포마을 정자~비치로드 입구~제1 전망대~하포 등산로 갈림길~제2 전망대~정자 터~하포 등산로-바다구경길 갈림길~제1 바다구경길~제2 바다구경길~제3 바다구경길~능선 사거리~용두산 정상~연륙교 입구(저도)를 거쳐 '연륙교' 버스정류장에서 마친다. 전체 산행거리는 8.5㎞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3시간30분,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4시간30분 걸린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연륙교를 지나와 정차하니 다리를 되돌아 건너가 시작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땐 연륙교 직전에 주차장이 있다. 연륙교 입구 주차장을 출발해 곧바로 옛 연륙교를 지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가면 새 연륙교 앞의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도로를 따라간다.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면 오른쪽에 등산로 입구인 덱 탐방로가 있다. 답사로는 계속 내리막 도로를 따른다. 바다를 바로 곁에 두고 걸어가면 시내버스 종점이다. 뒤돌아보면 하얀 연륙교 윗부분이 보인다.
■동쪽으로 거제도의 산들 손에 잡힐 듯
잠시 뒤 쑥 들어앉은 하포마을 포구다. 정자 뒤로 등산로가 갈라진다. 해안도로를 조금 더 따라가면 도로가 끝나고 목재 덱 계단을 오르면 저도 비치로드가 시작된다. 잘 정비한 넓고 완만한 흙길이다. 나무 사이로 바다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길은 해안선을 따라 들락날락한다. 동쪽으로는 가까이 쇠섬이 있고 그 오른쪽에는 육지가 끝나는 고래머리 해안 절벽이 바라보인다. 중간에 몇 곳 갈림길이 있지만 넓은 길을 따르면 된다. 거제도가 멀리 시야에 들어오면 곧 절벽 위에 만든 제1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거제도 사이에는 가로막는 것이 없어 정면의 칠천도와 앵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고래머리와 거제도 사이로는 멀리 가덕도 연대봉을 볼 수 있다. 또 9시 방향으로는 정상에 철탑이 특징적인 불모산이다.
전망대를 지나면 길은 서쪽으로 방향을 튼다. 바위 해안 윗길을 잠시 가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다. 오른쪽 오르막은 하포에서 넘어오는 등산로와 만나고 답사로는 직진하는 왼쪽 길이다. 소나무가 울창한 완만한 숲길을 가다가 통나무 계단을 설치한 길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면 제2 전망대로 내려가는 계단 길이 갈라진다. 덱 계단을 조금만 내려가면 바닷가 바위 위에 만든 전망대다. 답사로는 되돌아 올라와 급경사 오르막이다. 10분 정도 오르면 이전에 정자가 있던 자리로 거제 방향 조망이 열린다. 다시 10분 정도 꾸준한 오르막을 가서 살짝 내려가면 삼거리다. 오른쪽은 역시 하포에서 오는 길과 만나고 답사로는 이정표의 왼쪽 '바다구경길' 방향이다.
바다구경길은 해안을 따라가다가 바닷가로 내려설 수 있는 지점으로 모두 세 곳이 있다. 작은 규모지만 해변에서 바닷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곳이다. 바다를 가까이 내려다보며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10여 분 가면 제1 바다구경길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짧은 급경사를 내려가면 해변에 닿는다. 여기서 다시 500m 정도 편안한 길을 가면 제2 바다구경길 입구다. 울퉁불퉁한 바위 해안이다. 서쪽은 고성, 통영 방향이다. 다시 400m가량 가면 제3 바다구경길 입구다. 이곳 해안은 굵은 모래 해안이다.
■높이는 낮지만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일품
여기서부터 편안한 해안 길이 끝나고 정상 방향으로 오르는 급경사 길이다. 바다구경길 입구 이정표에서 오른쪽 오르막이다. 통나무 계단을 올라 나무장승을 지나면 급경사를 갈지자로 오른다. 10여 분이면 능선 사거리에 닿는다. 직진하는 내리막은 연륙교 방향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고 정상은 왼쪽 오르막이다. 급경사를 치고 오르면 곧 펑퍼짐한 용두산 정상이다. 거제도와 가덕도 등이 한결 잘 보이고 불모산도 멀리 보인다. 동쪽으로는 연륙교가 손에 잡힐 듯하다.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는 이곳이 아닌 서쪽의 170m 봉에 용두산이라 표기돼 있다.
하산로는 정상석 오른쪽 2시 방향이다. 급경사를 짧게 갈지자를 그리며 빠르게 고도를 낮춘다. 흙길에 잔돌과 낙엽이 깔려 미끄럽다. 사격장 군사보호구역 표지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동쪽으로 조망이 열리는 바위를 지나 급경사를 10여 분 내려가면 경사가 완만해지며 산을 벗어나 횟집 옆 콘크리트 길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가면 곧 연륙교 입구를 지나 버스정류장이다.
◆떠나기 전에
- 옛 연륙교 '콰이강의 다리' 영화 무대 나오며 유명세
저도가 이름을 알린 것은 비치로드 이전에 연륙교이다. 육지와 저도를 연결하는 옛 연륙교는 이곳에서 영화 '인디언 썸머'를 촬영한 이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국 곳곳에 '사랑의 자물쇠'를 매달 수 있는 곳이 여럿 있지만 저도 연륙교처럼 바다 위에 있는 곳은 드물다. 저도는 섬 대부분이 바위 해안이라 마을은 연륙교로 연결되는 곳과 하포마을뿐이다. 하지만 다리 양쪽으로 펜션과 횟집이 있고 옛 연륙교 입구 옆에는 이탈리아 식당도 있다. 또 여름에는 요트 등 해양체험활동을 할 수도 있다. 저도로 들어가기 전 구산면에는 구복예술촌이나 해양드라마 촬영지 등의 볼거리가 있다.
저도 비치로드는 2010년 11월 조성을 마친 총 길이 8.1㎞의 트레킹 길이다. 용두산에서 하포로 이어지는 능선을 넘어가는 구간 외에는 대체로 산책하듯 부담 없이 걷는 길이다. 꼭 산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주말 드라이브를 겸해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 좋다. 숲 길이라 바다가 계속 시원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이맘때면 잎이 져 적당히 햇볕을 쬐면서 걸을 수 있다. 틈틈이 전망대와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있어 바다를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교통편
- 마산 남부터미널서 61번 시내버스 이용
저도 용두산은 부산에서 멀지 않은 창원시의 산이지만 접근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마산역과 저도를 오가는 61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시외버스를 이용해 마산터미널로 간다면 터미널을 나와 왼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마산역이다. 마산 남부(남마산)터미널로 바로 가면 시내버스를 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61번 버스는 마산역에서 오전 9시5분, 10시25분, 낮 12시5분에 출발해 마산 남부터미널을 거쳐 저도로 간다. 부전역을 출발하는 오전 8시25분 열차를 타면 마산역에서 10시25분 출발하는 61번 버스를 탈 수도 있다. 저도 종점에서는 오후 3시, 4시30분, 5시55분, 7시20분 등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땐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서마산 IC에서 내린다. 마산합포구청과 경남대 앞을 지나 구산면에서 1002번 지방도를 타고 남쪽으로 간다. 구산농협 앞 삼거리에서 1002번 도로를 벗어나 오른쪽으로 해안도로를 타고 가면 저도가 나온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창원시 저도(猪島)
소재지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진해만의 서쪽에 뻗은 구산반도의 서쪽 끝에 있다. 동경 128°44′, 북위 35°01′에 위치하고, 면적 2.2㎢, 해안선길이 10㎞이다.
섬의 모양이 돼지 같다 하여 저도라고 하며, 도섬, 돗섬이라고도 한다.
섬은 북서에서 남동방향으로 뻗어 있으며(최고 높이 203m), 외해에 면한 남서 해안은 거의 직선상의 해안으로서 소형 선박도 접안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른 해식애로 되어 있다.
반대로 북동 해안은 경사도 완만하고 소만입이 발달되어 좋은 대조를 이룬다. 섬의 북서쪽에는 저도해수욕장이 입지하고 있다.
연평균기온 13.8℃, 1월 평균기온 0.1℃, 8월 평균기온 25.5℃이며, 연강수량은 1,572㎜이다.
경지면적은 논 2㏊, 밭 2㏊로 경지율이 2%에 불과하여 약간의 밭작물이 재배될 뿐이며, 북동연안에서는 홍합·굴 등의 패류를 양식한다.
교통은 마산과 통영을 왕래하는 정기여객선이 있었다. 지금은 연륙교로 연결되어 교통이 편리해졌다.
창원시 저도(猪島) 탐방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