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공룡능선 681m 경남 양산
산줄기 낙동정맥
들머리 내원사 매표소
위 치 경남 양산시 하북면
높 이 681m
# 참고산행기[부산일보]
<34> 천성산 공룡능선 경남 양산
진달래 물결사이 하늘금 '뾰족뾰족'
사람마다 품격이 있듯 산에도 나름의 품격이 있다. 능선이 부채살처럼 수많은 가지로 펼쳐지고 또 끝없이 이어질 때 '산이 헌걸차다'라고 말하며,계곡이 자락을 감싸고 또 감쌀 때 '산이 깊고 그윽하다'라고 한다. 바로 '헌걸차고 그윽하다'라는 표현은 산의 품격인 셈이다. 당나라에서 온 1천여명의 승려가 원효대사로부터 화엄경을 전수받아 모두 성인에 이르렀다는 설화에서 그 이름이 유래된 경남 양산의 천성산(920.7m)도 헌걸차고 그윽하기는 마찬가지다.
곳곳으로 뻗어내린 수많은 능선과 골짝들은 '산의 고장' 문경과 강원의 큰 산 못지않다. 그 능선과 골짝이 어울려 빚는 풍광 또한 예사롭지 않다. 오죽하면 제2의 금강이라 일컬을까.
바로 그러한 수사의 정점에 '공룡능선'이 있다. 공룡은 침니처럼 뾰족하게 솟은 5∼6개의 연봉이 공룡의 등날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능선은 말 그대로 들쭉날쭉한 하늘금이 압권이다. 때론 가풀막으로,때론 직벽사이 로프로 오르지만 느끼는 스릴의 정도는 상상 이상이다. 탁 트인 조망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봉우리에서 내려다보면 흡사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천성의 깊은 속살까지 죄다 드러나 보인다.
이번 주는 바로 이 능선을 찾았다. 코스는 하북면 용연리 내원사입구 임도로 올라 금봉암을 찾아본 뒤 성불암계곡 합수머리로 내려와 공룡능선을 타는 것으로 꾸몄다. 하산은 천성산2봉(859m)에 올라 천성산의 대표계곡인 법수원 상류를 거쳐 웅상읍 소주리 보현사 앞으로 내려서는 것으로 했다.
산&산 팀이 코스를 이렇게 꾸민 것은 통상의 경우처럼 영산대학에서 올라 집북재로 내려오는 하산 루트나 성불암계곡 합수머리에서 바로 오르는 직등 루트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산 루트는 공룡능선을 거꾸로 타고 내려오기 때문에 직벽을 오르는 짜릿한 스릴을 제대로 느낄 수 없고 직등 루트는 보행로가 없는 찻길을 20∼30분이상 걸어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과 번거로움이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 일부러 찾지 않으면 가보기 어려운 금봉암과 그 뒤에 수호신처럼 솟아 있는 암봉도 함께 둘러 보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만으로 이번 코스를 기획한 것은 아니다. 지금 금봉암쪽 능선에 오르면 진달래 붉은 꽃물결의 잔치가 한창이다. 그것도 소담스럽게 치러지는 작은 잔치가 아니라 능선 곳곳을 붉게 물들이는 제법 큰 잔치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버스로 쉽게 다녀올 수 있고 사람의 발길도 비교적 드문 것도 선택한 이유의 하나다.
[상리천 계곡]
구체적 경로는 내원사입구 버스정류소∼518봉∼금봉암∼합수머리(상리천·성불암계곡)∼공룡능선∼집북재∼제2봉∼법수원계곡∼보현사∼백동마을 순이다. 걷는 데만 약 5시간30분이 걸리며 휴식을 포함하면 7시간 안팎쯤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천성공룡 들날머리]
산행기점은 내원사입구 사거리다. 12번 버스를 타고 가다 용연초등교 다음 정류소에 내리면 된다. 정류소 이름이 '내원사입구'여서 참고가 된다. 사거리에서 내원사 방면으로 2분쯤 올라가면 경부고속국도가 아래로 지나가는 육교를 만나게 된다. 산길은 이 육교를 지나자마자 바로 왼쪽의 임도로 연결된다.
산행은 이 임도를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길은 철탑을 만날 때까지 오름길의 능선을 따르면 된다. 삼각점이 있는 485.8봉까지 60분 소요. 다시 철탑까지 13분 소요. 능선 곳곳에 꽃물결로 흐드러진 진달래가 장관이다. 철탑을 만나면 독도에 유의해야 한다. 등로는 철탑에서 1분 거리에 있는 518봉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꺾인다. 바로 능선 분기점이다. 직진방향은 정족산이다.
오른쪽 등로로 접어들었다면 이제부터는 내림길이다. 그 길을 25분쯤 따라가면 등로 상에서 만나는 두 번째 철탑이 나온다. 이곳 역시 주의해야할 포인트다. 금봉암은 여기서 오른쪽의 임도가 아닌 왼쪽의 사면길로 이어진다. 양철 지붕의 금봉암은 고풍스러운 맛이 없지만 고즈넉한 주변 풍광이 볼 만하다. 특히 절 뒤에 수호신처럼 우뚝 솟아있는 암봉과 절 앞의 수백년 됨직한 당산나무가 인상적이다.
성불암계곡의 물이 상리천의 물과 한 몸을 이루는 합수머리는 금봉암 오른쪽의 대나무밭 옆 오솔길로 연결된다. 합수지점이 빤히 보이므로 자연스럽게 내려설 수 있다. 금봉암에서 15분 소요.
공룡능선은 노전(암)으로 가기 위해 설치된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오른쪽의 산길로 시작된다. 전신주에 '공릉능선(공룡능선의 오기)'이라 적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여기서부터 공룡능선 최고봉인 681봉까지는 오르내림이 심한 암릉길이다. 고도차가 심해 땀을 흘릴 각오를 해야하지만 사위로 펼쳐지는 시원스러운 풍광에 수고를 덜 수 있다. 직벽으로 오르는 벼랑이 몇군데 있지만 로프가 걸려있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합수머리에서 681봉까지 95분 소요.
681봉을 내려오면 등로는 순한 산길로 바뀐다. 다시 그 길을 따라 20분쯤 발품을 팔면 원효가 중생들을 모아놓고 불법을 설파했다는 집북재에 이른다. 공간이 제법 넓어 많은 사람들이 휴식장소로 활용하는 곳이다. 집북재에서 한숨을 돌렸다면 여기서 산행계속 여부를 판단해 봐야 한다. 사실 공룡능선만 탄다면 더이상의 산행이 불필요하다. 그리고 이곳까지의 산행시간(걷는 시간만 대략 3시간30분)도 만만찮기 때문에 영산대학으로 내려서도 괜찮다. 영산대학은 집북재에서 왼쪽으로 나와있는 길을 따르면 된다. 60분 소요.
천성산2봉은 집북재에서 직진방향의 오름길로 40분쯤 걸린다. 천성산2봉에서의 하산은 법수원계곡쪽으로 이뤄진다. 법수원계곡은 정상석에서 직진방향(화엄벌)으로 약간 왼쪽(동남쪽)으로 돌아보면 바닥이 평평한 V자형의 협곡과 그 사이에 난 조그만 능선길로 연결된다. 그 길을 따라 5분쯤 내려가면 곧이어 임도를 만나고 다시 그 임도를 가로질러 가면 법수원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계곡은 각종의 소와 폭포,주변의 기암들이 볼거리다. 계곡까지 10분,능선길까지 5분이 걸린다.
계곡에서 능선길로 나오면 2분쯤 거리에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법수원으로 가고 왼쪽으로 가면 보현사 앞을 거쳐 백동마을로 닿게 된다. 능선 상에 돌무덤이 있어 참고한다.
백동마을로 이어지는 왼쪽 길은 부드러우면서 유유자적하게 흘러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울창한 소나무숲까지 더해 하산로도 더없이 편안하다.
돌무덤에서 보현사까지 16분 소요. 백동마을은 보현사 앞 넓은 시멘트 길이 아닌 직진방향의 등산로로 연결된다. 이후 이 길은 도로로 바뀌면서 마을 버스정류소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보현사에서 정류소까지 25분.
[천성공룡 들날머리 집북재]
@ 들머리안내
대중교통편을 이용한 기획산행이기 때문에 자가 승용차가 불필요하다. 부산과 언양을 오가는 세원여객과 푸른교통 소속의 12번 버스를 이용하면 산행기점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용연리 내원사입구까지 갈아타는 불편없이 바로 간다.
내원사입구 정류소는 양산시내를 지나 용연초등학교가 나오면 다음에 맞는 정류소다. 버스는 동래구 온천동 롯데백화점 맞은 편 정류소에서 오전 5시10분에 출발하는 첫차를 시작으로 10분 간격으로 다닌다. 온천장,부산대학,두실역,침례병원 앞 등이 정류소다. 내원사입구까지 1천200원. 체증이 없다면 40분쯤 걸린다.
웅상읍 영산대로 하산했다면 대학내 버스정류장에서 2000번과 301번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다. 2000번은 동래구 명륜동이 종점이다. 현금 지불시 1천500원.
장백아파트가 있는 소주리로 내려왔다면 아파트 입구에서 247번과 2000번을 탈 수 있다. 서창~재송동을 오가는 247번은 10분 간격으로 다니며 2000번은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현금 계산시 1천500원. 길이 막히지 않으면 노포동 지하철역까지 20분쯤 걸린다.
산행문의 위크앤조이 레저팀 051-461-4161, 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글=진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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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