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결국 공천에서 배제되었다. 정치적 음모 냄새가 물씬 풍겨주는 살생부 문건 소식을 접하고 불끈 쏟아 오른 정의감이 지나쳐 격하게 울분을 한번 토로한 것이 공천 배제의 빌미가 되는 독배가 되었다. 새누리당은 공천을 배제함으로써 윤상현에게 일단 책임을 묻는 형식은 갖추었다. 윤상현의 공천 배제도 어쩌면 어떤 정치적 거래에 따른 산물일지도 모른다.
남의 전화를 몰래 녹취하여 호시탐탐 터뜨릴 날자만 기다리다가 김무성이 코너에 바짝 몰렸을 때, 누군가가 도둑질한 녹취록은 우황청심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비밀리에 불법으로 취득한 녹취록을 특정 종편에 제공했던 불의(不義)는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지극히 사적인 통화내용에 불과했던 녹취록은 윤상현의 가슴에는 비수(匕首)가 되었으니 불의가 정의를 짓밟는 불가역적인 현상이 적어도 정치권에서만은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녹취록 사태가 처음 발생했을 때, 순간적으로 흥분한 나머지 우발적으로 나온 윤상현의 발언보다 남의 사적인 전화 통화 내용을 몰래 녹취하여 호시탐탐 기회만 엿 보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종편에 제보한 그 지저분한 행위를 비판했다. 나 역시 그런 이유로 윤상현의 녹취록은 직접 주민의 심판에 맡겨서 판단을 구하자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랬던 이유는 사적인 통화내용을 비밀리에 녹취한다는 것은 그 어떤 범죄행위보다 가장 죄질이 나쁜 파렴치한 범죄행위였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선 특정인에 대해 불평도 하고 욕도 하며 비판도 하며 살아간다. 때로는 원망도 한다. 어차피 인간에게는 선악이 반반으로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취중 발언이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기도 하다. 만약 살생부 파문이 없었다면 윤상현 전화내용 녹취록 사건은 결코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기도 했다. 따라서 윤상현 녹취록 사건은 인과(因果)가 뚜렷하게 존재하고 있는 사건이었다. 그날 윤상현은 억세게 재수가 없는 날이었다. 그랬으니 윤상현은 누군가가 쳐둔 덫에 걸리고 말았을 것이다. 지금 윤상현의 전화내용을 녹취한 주범은 윤상현의 공천 배제를 보고선 그가 누구이든 간에 어디선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윤상현에게 일단 공천을 배제함으로써 당이 해야 할 역할은 끝냈다. 윤상현의 지역구는 인천 남구 을 지역이다. 이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는 윤상현 자신뿐이었다. 윤상현 외에 다른 경쟁자가 없었던 이유는 윤상현이 평소에도 지역밀착형으로 자신의 지역구를 잘 관리하고 있다는 평판이 자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윤상현의 지지율은 매우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한구 위원장은 윤상현의 공천결과를 발표하면서 컷오프라는 말 대신에 공천 배제(排除)라는 표현을 썼다. 컷오프는 탈락을 의미하지만 배제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은 일단 공천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윤상현이 어떤 선택을 하건, 그것은 윤상현의 자유의사에 달렸다. 윤상현에게는 자신의 전화 내용을 몰래 녹취한 범인과 배후세력에 대해 실체를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당위성이 존재한다. 또한 윤상현 자신의 입지 회복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전화 녹취록 파문에 대해 지역주민으로부터 직접 심판을 받아 보는 것도 윤상현 자신이 선택할 자유 권리에 속한다. 그렇다면 윤상현은 새누리당을 일시 탈당하여 당적 없는 무소속 상태로 총선에 출마하는 방법도 선택할 수가 있을 것이다.
현재 각 당에서 공천 탈락한 후보자들은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20대 총선은 무소속 후보가 난립하는 선거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윤상현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해도 공천 탈락에 불복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다른 후보자와는 성격자체가 다르다. 윤상현의 무소속 출마는 순간적 감정 폭발에 의해 우발적으로 발생한 막말이었느냐, 아니면 고의적인 막말이었느냐의 여부, 그리고 남의 전화 내용을 몰래 녹취하여 공개한 것이 과연 비겁하고 파렴치한 범죄행위에 해당되느냐와 아니라는 여부를 지역주민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도 정치적인 판단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윤상현이 만약 총선에서 주민의 선택에 의해 당선이 된다면 다시 새누리당에 재입당하여 자신의 전화 내용을 몰래 녹취한 주범과 배후인물이 누구인지 윤상현이 직접 색출하여 공개하는 것이 윤상현이 정치 음모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안이자 자신의 입지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한구 공천 위원장도 윤상현 녹취록 사태는 살생부라는 원인제공에 의한 우발적으로 발생한 취중 실언이라는 것과 개인의 전화내용을 비밀리에 녹취한 파렴치한 행위 때문에 발생한 사단임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윤상현 역시 순간적인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막말 때문에 공천에서 배재되었다는 억울한 심정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지역주민의 직접 심판에 맡겨보자는 차원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도 그가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자의적 권리에 속한다고 할 수가 있는 문제다. 다만 이한구 공천위원장이 윤상현의 지역구에 새누리당 후보를 낼 것인지 아니면 지역주민이 직접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무공천 지역으로 비워 둘 것인지, 이것이 관건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점에서 윤상현의 무소속 출마는 현실성 높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댓글 무소속 출마 하시길 ....
윤상현 의원님 꼭 살아서돌아 오세요
공감😁
무소속 출마하세요
무소속출마해서 당당하게 돌아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