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틀전..
장갑차로 죄없는 우리 두명의 여중생을
짓밟고 지나간 2마리의 미군 중 한마리에 대한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 됐다는 소식을 들었소.
한 10분 정도 할말을 잃었소.
'무죄'란 단어의 뜻이 무언지 잠시 헷갈렸소.
그리고 혹시나 언론에서 오보를 했기를 바랬소.
하지만 결국 그 미군은 무죄였소.
난 잠시 과연 우리나라가 국가인지 미국의 한 주(state)인지 생각해봤소.
젊은 대학생들이 성조기를 태우고 '악의 축' 북한을 논하려고 하면
국가보안법이란 개소리로 별을 하나 달고,
미군돼지들이 심심해서 한국인을 패고, 한국여자를 강간하고 살해하고,
여중생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만들어도
웃으면서 부대로 돌아가는 이 땅을 말이오.
지난 6월 그렇게 목이 터져라 외쳐대던 대한민국은 어디 가고
미합중국 사우스코리아 주 만이 남았느냔 말이오.
그리고..
나는 오늘 또 놀랬소.
뉴스를 보니 미군부대 앞에서
우리의 전경들께선 항의하는 사람들을 남녀노소 구분없이
민중의 지팡이로 때리고 있었고,
그 뒤에서 미군들은 무엇이 그리 재밌는지 구경하고 있었소.
실없는 웃음이 나왔소.
우리나라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말이오.
미국에선 개를 죽이면 유죄라고 하는데,
미군법정에서 여중생을 죽인 미군이 무죄를 받았으니,
우린 우리땅에서 양키들에게 개보다 못한 것들임을
법적으로 선포받은게 아니오?
이 땅을 식민통치하고 있는 미국분들은
한반도가 북쪽은 악마가 득실거리고 있고,
남쪽은 개나 사는덴줄 아나 보오.
또 하나의 뉴스를 봤소.
미국이 우리나라에 이라크 전에 대한 지원요청을 해왔다고 하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 주 정부는 본국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아래
검토해보겠다 하오.
정부도 바로 예스 하기엔 부끄러웠나 보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고 할때 지원요청하면 그땐 어떻게 할런지
매우 궁금하오.
이번에 무죄 판결이 나자
한나라당 등 각 정당은 서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하오.
놀랬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금이 대선기간이란 걸 깜박했소.
그리고 또 생각해봤소.
정치꾼들 뿐만 아니라 지금 이 땅의 정재계 문화인사 등 유력인사 중
부시 앞에서 눈 똑바로 대고 사과를 받아올 것들이 있는지 말이오.
암담하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수없이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옆에서 내 친구가 뒤통수를 갈기며 이런말을 하오.
"식민지 시민 주제에 무얼 바라느뇨"
아 그렇소.
난 그저 본국의 명대로 북한 손가락질 하다가
미군분들 똥구녕이나 핥고 있으면 되는것 아니겠소?
여러모로 깨달은 바가 많은 하루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