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중국 '을조리그' 이창호 '6승1패', 소속팀은 아깝게 2위 못들어 1부리그 같은 2부리그, 갑조리그에 당장 올려놔도 될 만한 수준의 팀구성으로 화제 뿌려
이게 정말 '을'인가? 실력만 놓고 보면 '갑'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중국 '갑조리그'의 2부리그 격인 '을조리그'지만 을조 팀들의 구성과 실력만큼은 갑조리그 수준을 뛰어넘은 감이 있다. 한국기원 소속 프로 8명이 대거 참여했고, 지명도가 높은 중국내 상위권 기사들도 이번 을조리그에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외 각종 본선에서 활약하는 검증된 신예들은 2선과 3선에서 강자들을 잡아냈다.
2011년 5월 6일부터 5월 14일까지 중국 항저우 등에서 열린 2011 중국 을조리그에서 내년도 갑조리그 승격을 차지한 팀은 1위 저장팀과 2위 항저우 바둑학교 팀이었다.
한국과 중국의 10위권 내 쟁쟁한 기사들로 채워진 팀이 을조리그에 제법 눈에 띄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치열한 경쟁이 뒤따랐다. 1위 저장팀은 한국의 강동윤을 주장급 선수로 기용했으며, 2위팀에선 백홍석이 주장으로 뛰었다.
특히 백홍석의 저장팀은 광저우(이창호 주장)팀과 세이보량산팀과 동률을 이뤘지만 종합점수에서 앞서 2위에 턱걸이 하는 행운을 누렸다.
1,2팀을 가려내는 것 못지않게 2011 중국 을조리그 관심의 촛점은 이창호였다. 그만큼 이창호의 활약이 눈부셨다. '해외 나들이'를 즐기지 않던 이창호 9단은 이번 을조리그에서 6승 1패의 호성적을 올렸다. 익숙한 상대인 한국의 랭킹상위권인 강동윤 허영호는 물론 낯선 상대인 중국 신예강호 간스양과 천샤오난 등을 모두 이겼다. 1패는 3회전에서 만난 장잉팅 5단이 안겼다. 중국현지에서 을조리그의 최대 이변으로 봤던 판이다.
○●이창호 을조리그 대진 강동윤(승)-이원영(승)-장잉팅(패)-허영호(승)-백홍석(승)-간스양(승)-천샤오난(승)
중국 시나바둑의 저우요우(周游)는 "이창호는 한국 국내에서 9위까지 추락했지만 중국에서 열린 이번 을조리그를 통해 진자 돌부처로서 다시 정상에 오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저우요우는 이창호의 활약을 높이 사면서 "이창호 9단이 중국기사보다 한국기사와 더 많이 대국한 것이 아쉽다. 더 많은 신예들이 이창호와 대국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화려한 선수구성으로도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한 팀도 있었다. 사천팀(원성진, 구링이, 당이페이, 리하오지에)과 항저우팀(허영호, 류싱, 황이중, 왕타오)은 화려한 팀구성으로 주목받았지만 2위권에 들지 못했다. 모든 승부가 그러하지만 단체전은 꼭 선수들의 지명도대로만 움직이지 않는 법이다.
프리미어리그를 본딴 중국바둑리그는 갑조와 을조, 병조리그로 나눠져 있으며 각조에서 매년 2팀이 탈락하고 2팀이 승격한다. 한국 프로기사들은 갑조와 을조에 주로 용병으로 진출하곤 하며 열리는 기간이 짧은 을조리그도 인기가 좋다. 이번 중국 을조리그엔 16팀이 참가했다.
한편 14일 같은 날 열린 중국갑조리그 3회전에서 최철한은 중국의 리저에게 졌다. 조한승은 창하오에게 승리했다. 중국 갑조리그 주요 회전은 시나바둑, 오로바둑, 야후바둑을 통해 인터넷 중계되며, 아이폰, 아이패드 오로바둑어플로 관전할 수 있다.
▲1위 저장팀, 강동윤도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강 9단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인에 가까운 팀구성이었다.. 두번째가 비씨카드배 본선에서 최철한과 맞붙었던 저우허시, 저우는 슈퍼루키다. 좌측 두 번째 부터 친예신, 저우허시, 장타오, 강동윤
▲ 2위팀 항저우 바둑학교팀 좌측부터 옌환, 백홍석, 리엔샤오, 궈원자오
▲ 5월 14일, 을조리그 7회전 최종전, 이창호(우)가 중국의 신예 천샤오난을 만났다.
[사진출처 | 시나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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