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7일 13:00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에 위치한 한국여성수련원에서 '변화와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 마을 마이크' 워크숍이 1박 2일 일정으로 있었다. 우연찮게 그곳에 초청되었고 놀랍게 내가 첫 강연을 맡게 되었다. 지난번 마을교육 관련하여 줌을 통해 강의한 인연으로 도서출판 이음 서연남 실장님과 연결되었다. 마을활동가분들을 모시는 자리에 <교과연계형 마을교육 왜 하나?> 라는 주제로 강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순간 망설이기는 했지만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기로 했다.
워크숍이 열리는 한국여성수련원에 도착하고 강의 장소인 대강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참석자 명단을 확인하고 준비팀에서 주시는 책자들을 받았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마을아 안녕: 변화와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책이다. 2021년 12월에 발행된 책인데 처음 보았다. 보통 연수 중에 덤으로 주는 책이나 기관에서 발행하는 책자들은 표지만 한 번 훑어 보고 가방에 넣어 가지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빼곡한 연수 일정 속에서 책자를 읽어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집에 가서 여유 있는 시간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행동임을 알기에 이번 책자도 기대감 없이 형식적으로 받아들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
숨을 고르고 받아든 책자를 한 번 슬쩍 슬쩍 책장을 넘겨 보았는데 내가 아는 선생님들의 마을교육 사례가 정갈한 사진과 보기 좋은 글 맵씨로 편집되어 있어 글밥에 고정되기 시작했다. 윤형순 장학사, 박영식 선생님, 이인영 장학사 등등.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해 개념이 아직 명확하게 자리잡고 있지 않은터라 이번 기회에 정독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을활동가분들의 마을교육공동체 만들기 사례, 평범한 교사에 불과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마을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사례, 행정기관의 담당자로 마을교육의 큰 그림을 그려가는 사례들을 읽어보면서 그 속에서 사랑과 열정, 삶과 만남,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을교육과정은 지역사회가 또다른 학교가 되는 것이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학습생태계 안에서 학생들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활동이다. (113쪽)
학교와 마을이 마을교육공동체를 같이 형성하여 마을 주민이 마을 활동가가 되어 학교 교육과정 안으로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는 것이 마을교육과정이며 그것은 온마을이 아이들을 키워내는 일이다. 마을을 통한 교육, 마을에 관한 교육, 마을을 위한 교육을 위해 마을교육과정이 운영되어야 한다. 이제 마을에서 아이들을 키워내야 하는 시대적 요구 앞에 당면해 있다. 민관학 모두가 마을이 중심이 되어 아이들을 자라게 해야 한다. 마을 주민이 활동가가 되고 학교 교사와 마을 교사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협업해야 하는 시대다. 즉 한 아이를 키워 내기 위해 마을, 학교, 주민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마을교육의 지속성을 위해서도 마을과 주민, 학부모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을 교육을 왜 하나?
요즘 아이들에게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마을과 학교가 아이들의 든든한 공동체가 되어 주어야 한다. '마을 안에 답이 있다!' 라는 말이 있듯이 마을이 아이들을 온전히 품을 때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이게 바로 마을교육공동체다. 아이들을 위한 마을교육공동체. 마을 교육을 하는 이유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깨닫게 해 주기 위해 필요하다. 지금은 비롯 어리지만 이들이 자라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마을 교육이 디딤돌이 되어 주어야 한다.
교과연계형 마을 교육 왜 하나?
교과를 연계한 마을 교육은 학교와 마을을 잇는 허브다. 마을이 수업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 마을 교육은 교과를 연계해야 한다. 교사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마을 교육은 교과와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 마을을 통한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필요하다. 마을활동가와 교사가 사전에 모임을 통해 교과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교과와 연계할 만한 자원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마을을 수업으로 가져오기 위해 무엇을 해야 될지를 의논하는 사전 모임이 절대 필요하다. 고로 마을활동가와 교사가 자주 만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마을교육협의체든 마을교육네트워크든 어떤 형식으로든 다 좋다. 학교는 열려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교사도 마을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학부모도 결국 마을 주민이고 마을 활동가이기 때문이다. 다만 교사와 마을활동가의 역할 구분은 필요할 듯 싶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각자 가지고 있는 장점을 아이들을 위해 발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율이 필요하다.
마을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학습 도구가 될 수 있다. 학교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학교 밖에서 쉽게 해결 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을 안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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