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하찮아 보여도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마음만 서둘고 성급하다 보면 날림이 될 수 있다. 차분하게 기초가 튼튼해야 다음 과정을 마음 놓고 추진해 갈 수 있다. 무관한 듯 연결되어 있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굳이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려 정작 할 수 있는 일을 간과하면 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고 한다. 잘난 척하다가 오히려 엉망이 되고 만다. 계단은 한 번에 한 계단씩 오르라고 만들어진 것이다. 무리하여 두세 계단을 한꺼번에 오르려다 얼마 못 가 주저앉게 된다. 빠르고 쉽게 가는 것 같아도 결국은 중도에 포기하거나 힘겨워서 멀리 가지를 못하고 늦어진다. 삶은 남의 삶이 아닌 내 삶을 내가 사는 것이다.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을 하듯 거쳐야 할 과정이 있어 차분하게 계단 오르듯 가는 것이다. 먼저 남에게 보여주기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모든 것이 충족된 다음에 보여주어도 늦지 않다. 아니 이미 누군가는 보고 있다. 거쳐야 할 과정을 무시하면 안 된다. 얕잡아 보여도 깔끔하게 마무리하여야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엉거주춤 눈치나 보고 요령만 피우다 정말 되는 일이 없다. 기본이 없어 갈피를 잡을 수 없으면 선뜻 주관대로 앞으로 나가지를 못하고 방황한다. 중학교에서 소홀하게 하고 덤벙거리면 고등학교에서 잘 풀리지 않는다. 눈이 높고 위쪽만 바라보다가 기본을 잊게 된다. 정면으로 바르게 가라고 하지만 때로는 아래도 내려다보게 되는 것이다. 내려다보고 반성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라면, 올려다보는 것은 희망 사항일 수 있다. 그곳에 도착하려면 피눈물 나는 노력에 기다림도 있어야 한다. 개중엔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많다. 삶은 계단을 한꺼번에 두세 계단씩이 아닌 한 계단씩 순리대로 오를 때 무리가 없어 순조롭다. 그래야 덜 버겁고 부담을 덜어내며 즐거운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 그것이 당연하고 효율적이며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눈은 높고 마음만 급해 일을 그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