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터미널에서 117번 버스를 운 좋게 탈수 있었다.
맨 뒤 좌석 가장 오른쪽 구석 진 자리..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이다..
남들보다 얼마만이라도 높게 앉아서 간다는 그 기분..
묘하고도 참 재밌는 일이다.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창 밖의 풍경들과 하나하나 인사를 하며
갈 무렵..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시끌시끌한 분위기..ㅡ,.ㅡ
80정도 되어 보이시는 한 할아버지가 내 앞에앞에 좌석(2인용)
복도쪽으로 앉아계셨다..
이사람..저사람에게 말을 걸면서..
내가 봐도 앞뒤 안맞고 횡설수설..
그야말로 억지중의 억지이며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 취해 혼자서
이런말 저런말을 내 뱉는 그 할아버지..
참 흥미로웠다..
그옆에서 고욕스럽게 그 이야기를 한쪽 귀로 묵묵히 들어주는
한 여성분은 힘들었겠지만..
뒤에서 그 모습을 하나하나 볼 수 있는 나는 정말 재미있었다.
뭘까..저 할아버지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라크 전쟁이야기..대한민국 헌법 이야기..
판사 검사 이야기...사회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저리주저리
흘려 놓으시더니..
그러더니 화가 나셨나보다..
아무도 자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아서 그런건가..
왜 자신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들어먹히지 않는가..
참 억울해 하시는 눈치였다.
결국 한 건장한 남자와 버스 안에서 싸움이 붙었고..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 결국 그 할아버지와 그 청년은 억지로 청량리 역에서 내리고 말았다.
뭘까......그 할아버지가 얘기 하고 싶었던 것은..
그 할아버지가 했던 말중에 그나마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 니들이 뭔데 나를 무시해.....니들이 그렇게 잘났어?"
장담하건데..그 할아버지는 결코 취중으로 한 말씀이 아니었다.
무언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사람들은 그것을 들어 주지 않고..
결국 할아버지는 그렇게 나마 시비를 걸어 남들과 말싸움 하는것
조차.....즐기시는 듯 하였다..
순간 가슴이 정말 뭉클~ 해지는 경험을 하였다..
우리 사는 세상..
다 한번쯤은 남들에게 주목받고 나의 의사를 명확하게..통쾌하게
전달하는 꿈을 꾸었겠지..
분명...그 할아버지는....
청량리 역에서도 내려 자신의 의사를.....우리는 알지 못하는
그분만의 의사를....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고자 다가서셨겠지..
그때 만큼은..제발 그분이 그분의 의사를 진지하게 들어줄..
그런 사람을 만나....마음에 맺힌 응어리를..풀수 있길..
고로 그 이후부터는..자신의 진장한 종착역에서..제대로..
내리실수 있기를...
타의에 의해 내린 청량리 역이 아닌..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분만의 진정한 종착역에서 내리시길..바라며..
첫댓글 "내가 소주를 무려 6병이나 마셨어! 응? 6병!" 보단 낳군요..--; 고도화된 도시속에서 나이든 사람들의 활동은 없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