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캐리어라합니다. 저는 역사에 매우 관심이 많은 경영/회계/경제학을 전공한 갓 졸업생입니다. 이전까진 심심할 때 남의 글 퍼와서 그대로 올렸지만 이번엔 직접 자료를 모아서 나름 꾸며봤습니다. 역사적으로 드물게 발생했었던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올려 보려구 합니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란 화폐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일반적인 상황에선 나타나기 힘든 매우 드문 상황입니다. 주로 단기간에 엄청난 양의 자본이 필요로 할 경우에 화폐를 마구마구 찍어내어 비정상적으로 화폐의 가치가 팍팍 떨어지고 물가는 반대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은 결국 경제관념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악질적인 독재자들에 의해 가능한 짓입니다. 물론 화폐(현재 사용하는 형태의 법정화폐)시대 이전에도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긴 했었습니다만 그 경우는 화폐의 기능을 잘 모르고 지배층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독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지배층에 의해 의도된 정말 악질적인 현상중에 최고의 걸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먼저 가장 유명한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입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베르사유조약에 의해 독일은 막대한 전쟁배상금의 빚더미를 안게 됩니다. 이는 독일 국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이었습니다. 이에 독일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는데 그게 바로 마르크화폐를 엄청나게 찍어내서 빚을 갚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빚은 갚을 수 있게 되었지만 독일 국민들의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됩니다. 마르크화폐가치의 폭락때문이죠. 단기간에 엄청난 양의 화폐가 시중에 풀리면 어떻게 되는지 당시 사진이 보여줍니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하이퍼 인플레이션 당시 실제 벌어졌던 일들을 찍은 사진입니다.
지폐의 가치가 벽지를 살 수 없을 정도로 떨어져서 그냥 벽지 대신 바르고 있습니다. 지폐를 인쇄하는 종이는 아주 질긴 종이니까 벽지로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지폐의 가치가 불쏘시개로 쓸만한 휴지조각을 살 수 없을 정도로 떨어져서 그냥 지폐를 불쏘시개로 쓰고 있습니다. 지폐를 인쇄하는데 쓰는 종이는 조직이 아주 촘촘하니 오래 탈 것입니다. 불쏘시개로 아주 그만이겠지요.
역시 지폐를 땔감으로 쓰는 모습입니다.
독일의 어린이들 지폐로 레고놀이를 하네요.
한마디로 돈이 벽지보다 싸서 벽지사는 것보다 돈으로 도배하는게 더 싸게 먹히고, 땔감 사는 것보다 돈을 태우는게 더 싸게 먹히며, 아이들 장난감 사주는 것보다는 돈을 장난감으로 주는게 더 싸다는 거지요. 한마디로 돈의 가치가 휴지조각보다도 떨어져서 밑 닦아도 아깝지 않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독일 국민들이 평생 피땀흘려 모은 재산은 이기적인 독일 지배층에 의해 순식간에 강탈당하고 말았습니다. 이 일로 어마어마한 재산을 챙긴 이들이 로스차일드가문의 유대인이라는 소문이 겹쳐(사실이든 아니든 논외로 하고 소문자체는 있었던듯 합니다) 독일인들의 유대인 증오감과 그러한 상황을 잘 이용한 초대박 독재자가 탄생하고 20년 만에 전 유럽이 전쟁의 도가니로 들어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당시 유행했던 유행어입니다.
-버스타는 것보단 택시를 타는게 낫다.
버스는 타면서 돈을 내고 택시는 내릴때 돈을 냅니다. 버스 타고 가는 도중에 돈의 가치가 택시요금보다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월급받아 수레에 가득하게 지폐를 쌓아서 집에 가다가 잠시 쉬면 도둑놈이 와서 지폐는 놔두고 수레를 훔쳐간다.
말안해도 아시겠죠?
첫댓글 우와 땔감으로 쓴건 들어봤는데 벽지는 처음 봤음 ㅋㅋㅋ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저 시기엔 왜 당백전 같은 구라성 짙은 거액권을 안 만들었을까요? 지폐 찍다가 국가 거덜날 것 같은데;
고액권 찍는 순간 위에 나온 억 단위가 조 단위 되거든요 -_-ㅋ 최근의 한국에서도 5만원권 유통이 인플레를 유발하느냐 마느냐로 논쟁이 붙었을 정도로, 고액권 발행은 통화정책 추진 과정에서 매우 신중한 사안이에요.
바이마르 하이퍼인플레는, 독일의 산업 기반이 파괴된 상황에서 물려진 과다한 배상금을 독일이 감당할 능력이 없었다는 데에서부터 출발하죠(그 때문에 케인즈가 주구장창 반대표 찍었던 것이고). 그에 따라 보면, 배상금을 갚을 경제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화폐 남발은 지도층의 의도적인 '양털깎기'가 아닌, 배상금 지불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하이퍼인플레 이후에 나온 대책들을 보면, 공화국 실권층들이 이 상황을 이용해먹는다기보다는 통제하지 못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지도층의 정치력 부재를 보여주거든요.
물론 요즘 사례인 짐바브웨 하이퍼인플레는 다소 악의적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근데 그걸 또 짐바브웨에서 의도적으로 똑같이 하는 거 보면 역시 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되풀이된다는 말이 맞는 듯 -_-;;)
허허 회계학 전공하셨나요? 저도인데...
우왓! 사탕님 반가워요 ^^
ㅎㅎㅎ 앞으로 질문 많이 드리겠습니다. 캐나다에서 회계 전공하고 있어서 한국 회계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거든요 ㅡㅡ;;
이런! 질문 안받겠습니다 ㅋㅋㅋ
이분들 완전 만담ㄲㄲㄲㄲㄲㄲㄲㄲㄲ
1차 대전 끝나고 연합국 각국의 배상금은 굉장히 무거우 것이었는데 특히 프랑스의 경우 독일 경제 자체를 프랑스에 종속시키기 위해서 수를 쓰죠..-_-;; 대표적인게 루르 공업지대 점령 같은 건데.. 원래 1차 대전 전까지는 전쟁 끝나면 영토할양하고 그랬습니다. 그 직전에 보불전쟁에서도 알사스-로랜 지역이 독일에 양도되었지요.. 프랑스는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나라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런 것을 요구했었지만 거부당합니다.(그나마 가장 관대한게 미국의 도즈안 정도인데.. 이것도 독일 경제를 한 50년 정도 승전국에 귀속시키겠다 뭐 이정도 레벨이라..)
여기서 독일이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서 쓴 뺑끼가 하이퍼 인플레이션이죠.. 어차피 배상금은 독일 마르크화로 지불해야 하느니만큼 국부유출을 감내하느니 그냥 통화를 남발해서 그 떨어진 가치의 통화로 갚는.. 뭐 이런식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루르 지역 점령당시도 이 지역 독일인들은 파업을 벌였는데 내막은 독일 정부에서 생활비 지원이 있었던 독일 정부의 사주에 의한 것이었죠.. 사실 독일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벌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에 여지가 많습니다. 독일에도 경제학자들이 있었고 이들 또한 저런 말도 안되는 통화남바링 가져올 결과에 대해 모르진 않았거든요.. 어느정도 독일 정부가 의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때 하인리히 뵐이 최초로 받은 용돈이 1조 마르크. 막대사탕 한개 값 이라던데 ㅋㅋㅋ
캐리어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신선한 느낌이었어요)
감사합니다 ^^
커피 한잔에 1억마르크였던가...
마르크그저 종이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이라니
독일 대공황 때, 독일을 방문한 미국인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식사가 끝날 때 음식이 더 나왔답니다. 그래서 나는 이미 돈을 지불했는데, 왜 음식이 더 나오느냐고 물었더니 "손님께서 음식 값을 내셨는데, 그동안 마르크화 가치가 폭락하고 대신 달러화 가치가 더 올라서 음식이 더 나왔습니다."라고 웨이터가 대답했다는군요. -_-;
ㅋㅋㅋㅋㅋ 정말요? ㅋㅋ 웃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