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 중인 14호 태풍의 이름은 ‘매미’이다. 순 우리말로, 여름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곤충 바로 그 매미를 뜻하고 북한에서 제출했다.
1999년까지만 해도 괌에 있는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가 태풍에 이름을 부여했으나,
2000년부터는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낸 이름을 번갈아 쓰고 있다.
지난 1997년 30차 태풍위원회에서 미국식 이름만 쓸 게 아니라 위원회 회원국 고유언어로
각각 이름을 제출해 돌아가며 쓰자고 결의했고, 1999년 32차 위원회를 통해 14개국 140개 태풍이름을 결정했다.
한국은 개미, 나리, 장미, 수달, 노루, 제비, 너구니, 고니, 메기, 나비 등 10개를,
북한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매미, 메아리, 소나무, 버들, 봉선화, 민들레, 날개 등
10개를 낸 바 있다. 주로 동식물 이름을 많이 따왔고, 전체 태풍 이름 중 한글이 14%를 넘는다.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1953년부터로 알려져 있다. 당시 호주 예보관들이
예보를 하면서 주로 싫어하는 정치가 이름을 붙여 “현재 앤더슨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라든가 “앤더슨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보관들은 아내나 애인 이름을 주로 사용, 1978년까지는 태풍 이름이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후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 균형이 맞춰졌다.
이후 태풍 이름은 올가, 사라, 재니스 등으로 불렸으나 2000년부터 캄보디아 돔레이
('코끼리'라는 뜻)를 시작으로 14개국에서 제출한 이름들을 순서대로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 강원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는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삼바 사슴이란 뜻이다.
태풍 이름은 각 국가별로 제출한 140개 이름을 28개씩 5개조로 나누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하기로 정했다.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하므로 전체의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소요될 전망.
올해 위력이 미미해 알려지지 않았지만, 8호 태풍이 한국에서 제출한 '고니'였다.
5월 발생한 4호 태풍 '린파'는 마카오 단어로 '연꽃'이란 뜻이며, 6월 급습한 6호 태풍
'소델로'는 마크로네시아에서 낸 이름으로 전설 속 추장 이름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