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1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22-30
그때에 22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유다 땅으로 가시어, 그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머무르시며 세례를 주셨다.
23 요한도 살림에 가까운 애논에 물이 많아, 거기에서 세례를 주고 있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가서 세례를 받았다.
24 그때는 요한이 감옥에 갇히기 전이었다.
25 그런데 요한의 제자들과 어떤 유다인 사이에 정결례를 두고 말다툼이 벌어졌다.
26 그래서 그 제자들이 요한에게 가서 말하였다. “스승님, 요르단 강 건너편에서 스승님과 함께 계시던 분, 스승님께서 증언하신 분, 바로 그분이 세례를 주시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
27 그러자 요한이 대답하였다.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28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일 따름이다.’
하고 내가 말한 사실에 관하여, 너희 자신이 내 증인이다.
29 신부를 차지하는 이는 신랑이다. 신랑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내 기쁨도 그렇게 충만하다.
30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신랑 친구는 신랑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세례자 요한이 증언합니다. 예수님이, 바로 예언자들이 예언한,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 그리스도이심을 증언합니다. 그의 길을 준비한 요한과 사람들은 혼인잔치의 신랑으로, 착한 목자로 오신 그리스도의 목소리를 듣고 기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믿는 이들을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의 삶으로 인도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삶으로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시골 선교본당에서의 첫 현장은 늘 그리운 고향같았습니다. 신학생 시절부터 이어져 온 이 공소신자들과의 깊은 유대 관계 때문이었습니다. 이 현장에서의 선교사로서 매일매일은 진짜로 신나는 삶이었습니다. 농막같은 슬레이트 지붕의 사제관도 참 포근하고 편했습니다. 텃밭에 상치, 풋고추, 깻잎 등을 가꾸고 토끼를 키우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마을 산책을 하면서 우연인 척 신자집에 들러 숟가락 하나만 더 올려서 밥 얻어먹었던 것도 참 좋았습니다. 마을에 초상이 나면 신자집이든 아니든 찾아가서 부조도 하고 문상 기도도 하고 밥과 술도 얻어 먹으며 함께 한 것도 잊을 수 없습니다. 매일 소풍온 것 같았습니다. 소풍의 하이라이트 보물찾기 하는 것 같았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오시는 주님의 길을 준비하기 위해 광야에서 죄사함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그는 마침내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의 목소리를 듣고 기뻐하는 것처럼 구세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보고 기쁨으로 충만하였습니다.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선구자, 기쁜 소식을 전하는 복음선포자(Evangelizer. Missionary)의 삶은 늘 이 기쁨으로 충만한 삶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구나."(이사 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