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은 분별이 만든다
한울안신문 승인 2015.04.03 03: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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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세관 교무 / 강원교구 김화교당
우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도시작과 끝이 없이 영원히 순환 무궁하다
우주 만물이 비롯이 있고 끝이 있는가, 비롯이 없고 끝이 없는가.
오늘은 의두요목 16조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날입니다. 세 번에 걸쳐 연재하는데 오늘은 시작과 끝이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1. 시작과 끝
잠에서 깨어 이른 아침 눈을 떴을 때를 우리는 하루의 시작이라 합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 때를 우리는 하루의 끝이라 합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입니다.
또 우리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났을 때를 인생의 시작이라 여깁니다. 그리고 병과 늙음에 의해 죽을 때를 끝이라 여깁니다. 인생의 시작과 끝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우주자연의 시작과 끝에 대한 의문도 오랫동안 인류를 고민하게 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생성 비밀을 물리학적으로 규명했는데요,
150-160억년 전‘빅뱅’이라고 하는 큰 폭발에 의해 현재의 우주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40억년 전 태양에서 불덩어리로 튀어나와 지구가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지구가 식으면서 물과 공기가 생기고 5억년 전부터 지구에는 생물이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나무와 공룡의 시대가 전개되었는데 7천6백만년 전 운석이 지구와 충돌해 지구는 화염에 휩싸이고 연기가 대기권을 뒤덮어 태양빛이 한동안 들어오지 않자 빙하기가 왔답니다. 그래서 공룡이 절멸했지요.
그러다가 40만년 전 최초의 유인원이 탄생했답니다. 진화론에 의하면 유인원이 진화를 거듭해 1만2천년 전 지금의 인류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6-7천년 전 농경문화 즉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정착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문자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성경도 보면 창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아담과 이브가 탄생한 지는 불과 6천년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도 단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반만년이니 5천년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4대강 유역의 문명권도 6천년 내외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과학이 규명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든 이 우주도 150억년 전이 시작이고, 지구도 40억년 전이 시작입니다. 사람도 길게보면 40만년 전이 시작이지요. 그리고 빅뱅이라고 하는 폭발에 의해 우주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어느 땐가는 이 우주가 소멸되는 날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인류도 공룡처럼 절멸할테구요. 시작과 끝이 있지요.
#2. 분별이 만든 시종
이처럼 시작과 끝을 규명하는 것이 우리들에게는 하나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인생의 시작과 끝이 인생을 사는 기초가 되었고, 우주의 시작과 끝이 환경을 파악하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시작과 끝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시간과 공간이 유한한 것인가 무한한 것인가요? 빅뱅으로 우주가 생기고 없어진다면 그 이전과 그 후는 무엇일까요?
물론 인간이 만들어 낸 개념이지만 하늘의 해는 지구의 탄생과 다름없이 뜨고 집니다. 하루살이는 낮과 밤 한 번만이 세상의 시작과 끝이라고 생각하고 가겠지요. 하지만 저희들은 밤낮이 하루의 시작과 끝일 뿐이지 그것이 세상의 시작과 끝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면 모든 게 끝입니까? 한해살이 곤충들은 춘하추동이 세상의 시작과 끝이라고 알고 가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또다른 생명의 시작인 봄이 다시 옴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 한번 자문해 봅시다. 태어나서 죽으면, 다시 말해 한번 살면 세상이 끝입니까? 이 육신을 가지고 사는 인간들은 그렇게 느끼겠지만 영생을 보신 성자들은 한번 살고 마는 것이 세상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우리의 인생도 춘하추동과 같이 생로병사가 계속 반복됨을 성자들은 깨치신 눈으로 보고 일러주십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도 성주괴공의 무한한 반복입니다. 150억년 전의 빅뱅은 새로운 성(成)일 뿐입니다. 괴공을 하면 또다시 새로운 우주가 생성되겠지요. 그 이전에도 우주는 있어왔고, 계속하여 성주괴공이 되었던 것입니다.
‘우주만물이 비롯이 있고 끝이 있는가, 비롯이 없고 끝이 없는가’하는 의두요목 16번은 결국 무시무종,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역설적인 질문입니다.
다시 말해 하루살이가 밤낮이 세상의 시작이고 끝이라는 인식을 하고 가는데 그보다 더 사는 사람은 그게 아니라고 분명히 알지요. 마찬가지로 한해살이 곤충인 나비는 춘하추동이 세상의 시작이고 끝이라는 인식을 하고 가는데 저희들은 그게 아님을 경험을 통해서 알지요.
그것처럼 인생의 생로병사도, 우주의 성주괴공도 모두 깨치신 성자의 안목에서는 밤낮이 계속 반복되는 것처럼, 춘하추동이 계속 반복되는 것처럼 끝없이 반복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러주시는 겁니다. 다시 말해 시작과 끝은 분석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만들어진‘분별’입니다.
우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도 시작과 끝이 없이 영원히 순환 무궁하다는 것이 바로 이 의두를 우리가 곱씹으면서 역으로 생각할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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