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30주간 화요일)
다시 시작합시다….
2009년에 돌아가신 ‘장 영희(마리아)’ 교수가 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책 첫 부분에 “다시 시작하자”라는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마리아 교수님은 그 옛날에 2년 동안 수동식 타자를 하며 준비한 박사 논문을 도둑맞았답니다.
소아마비로 두 다리가 불편했지만, 목발로 의지한 채 그 누구보다 밝은 모습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준비한 논문을 도둑맞고 보니 낙심하고 절망하여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서 꼬박 나흘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다섯째 날에 자신의 엉망인 모습을 보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신기하게도 자신의 깊은 곳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기껏해야 논문인데 살아있으면 돼.’
그러고는 1년 동안 다시 논문을 써서 완성한 첫 페이지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내 논문을 훔쳐 가서 나에게 중요한 교훈, 즉 다시 시작할 방법을 가르쳐 준 도둑에게 감사합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이렇게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고, 하느님의 나라는 누룩과 비길 수 있다.”
겨자씨는 아주 작은 씨앗입니다.
얼핏 보면 가루로 보이지만, 그렇게 작은 씨앗이 나중에는 3에서 4미터 되는 나무로 자랍니다.마찬가지로 믿음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어설픈 ‘작은 믿음’이지만, 나중에는 ‘큰 믿음’으로 바뀌게 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내 믿음에 따라 은혜가 커진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라도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셔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 8장 24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그는 자기의 믿음 덕분에 특별한 은총을 받고 주님의 성전에서 아주 흡족한 몫을 받을 것이다(지혜서 3장 14절).”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로버트 브라우닝의 ‘랍비 벤 에즈라’, 즉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앞날에 남아 있으리’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고, 우리의 시간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기에, 전체를 보고 두려움 없이 하느님을 신뢰하라.”
로마서 8장 28절에서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므로 부분적인 고통이 아니라, 모든 것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전체적인 하느님의 섭리를 바라볼 때, 확실히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아무쪼록 올 2024년 남은 날들도 고운님들의 인생이 주님의 손안에 있음을 믿고, 두려움 없이 모든 일에 감사하며 주님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가장 좋은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다시 말하자면, 고운님들에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코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주님의 보살핌에 손길과 주님의 섭리를 바라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고운님들에게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고운님들, 가장 좋은 날을 기다리며 다시 시작하십시오.
구약에 욥기 8장 7절 말씀입니다.
“자네의 시작은 보잘것없었지만 자네의 앞날은 크게 번창할 것이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며‘다시 시작하자’라는 믿음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아직 좋은 날이 오지 않았기에 주님의 보살핌에 손길과 섭리를 기다리면서, 고운님들은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 자기의 믿음 덕분에 특별한 은총을 받고 주님의 성전에서 아주 흡족한 몫을 받을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