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들 기다리셨다. 지난 15일 개봉한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8천8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미국 박스오피스를 단숨에 제압했다. 솔직히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의 정상 등극은 이젠 놀랍지도 않은 일(박스오피스가 늦기도 했다)이지만, 그래도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맏아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비교해 다소 그 마법 파워가 줄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는 있겠다. 지난해 11월 16일 개봉했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주말 3일 동안 9천3백5십만 달러를 벌어들였었다. 이는 1억 달러에 딱 6백5십만 달러 모자란 수치. 그래 봐야 5백만 달러 안팎의 수치 차이지만 아무리 작아도 '해리' 시리즈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전편에 이어 11월의 맹주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만은 분명하다. 앞으로 시리즈가 줄줄이 남아있다니 이젠 <해리 포터> 난리는 연례 행사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에미넴 주연의 <8마일>은 낙폭이 조금 큰 편이지만 일단 총수익 8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무려 60%나 되는 낙폭은 아무래도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의 영향 때문일 듯 하다. <8마일> 주관객 층이 역시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의 관객 층인 점을 감안하면, 선두 다툼의 냉혹함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워낙 대단한 걸물이 납셔서인지, 11월 셋째 주 미국 박스오피스는 별다른 신작의 등장 없이 조용했다. <산타 클로스2>와 <링> 등 중 상위권 작품들은 각자 제 몫을 챙기느라 바빴고, 도대체 언제 10위 권에서 사라질지 이젠 가늠하기 힘들어진 <마이 빅 팻 그릭 웨딩>도 역시나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4위 <링>은 리메이크의 짭짤함을 증명해주면서 벌써 총수익 1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주 10위 권 내에서 유일한 신작은 스티븐 시갈 주연의 액션물 <하프 페스트 데드>. 가족 단위 관객과 골수팬들의 틈바구니에서 남성 액션 팬들을 포획하려는 나름의 전략이 먹혀 들어 박스오피스 개봉 첫 주말 수익 7백8십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최첨단 감옥에 수감된 사형수한테서 그가 숨겨놓은 금괴의 위치를 알아내고자 하는 일당과 비밀 FBI요원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7위부터 10위까지의 하위권 순위는 지난주의 거의 판박이다. <잭애스> <아이 스파이> <프리다> <스위트 알라바마> 등은 모두 2,3백만 달러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한편 지난 15일 뉴욕, LA, 어바인 등 미국 내 3개 도시에서 개봉한 <집으로...>는 주말 수익 2만9천달러로 55위에 랭크 됐다. 스크린당 수익은 9천 달러로 대단히 높은 편. <집으로...>는 12월 6일 이후 2월까지 토론토, 밴쿠버, 시카고, 시애틀 등 미국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과연 <집으로...>가 <마이 빅 팻 그릭 웨딩>처럼 롱런 흥행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박스 오피스(2002.11.15~2002.11.17)
순위 작품명 개봉일 스튜디오 주말 총액
1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11.15 워너 88,357,488 88,357,488
2 8 마일 11.08 유니버설 19,344,025 84,440,250
3 산타 클로스2 11.01 디즈니 15,102,078 82,517,083
4 링 10.18 드림웍스 10,662,183 100,684,335
5 하프 페스트 데드 11.15 소니 7,820,536 7,820,536
6 마이 빅 팻 그릭 웨딩 04.19 IFC 4,713,464 199,574,370
7 잭애스 10.25 파라마운트 3,875,319 59,350,870
8 아이 스파이 11.01 소니 3,806,001 30,734,169
9 프리다 10.25 미라맥스 2,914,103 8,661,275
10 스위트 알라바마 09.27 디즈니 2,233,774 121,886,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