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목 놓아 운다 / 정 순준
우리를 꼰대라 부르지 마라
존경을 주지는 못할 망정
뒷방 늙은이라 구박은 마라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두고두고 우려먹을 염치없는 늙은이가 아니다.
.
어려웠던 시절
굶주려 허기진 배는 한 바가지 물로 채웠고
못 배워 무지함은 삶이 준 지혜로 앞만 보고 달려온 길
자식들에겐
이 같은 궁핍은 대물림을 않겠다고
밤을 낮 삼아 살아온 우리다
지식과 물질이 넘쳐나니
일깨움은
고리 타분한 꼰대의 말이라 무시당하고
파독 광부와 간호원으로
열사의 땅 중동의 건설 현장으로
총알이 빗발치는 월남 전장에서
흘린 눈물과 땀 그리고 피는...
번영의 밀알과 초석이 되어
일찍이 볼 수 없는 발전의 모범이 되어
그대들이 누리는 풍요한 삶의 단초가 되었지...
바쁘게 앞만 보고 살아온 게 죄인지
어느덧 늙어 냄새나는 꼰대로 취급되어
저승길 대기실
요양원 고려장으로 내던져지더구나
인정이 무뎌짐에 인본이 무너지고
급기야 극과 극으로 치닫는 현실
다수에 눌린 중용은
발 부칠 자리조차 없더구나
이기심과 개인주의로 만연된 세상
권리만 누릴 줄 알았지
책임과 의무는 도외시되고
목청 큰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지
국민이란 이름을 팔아
눈과 귀를 속이는 정치판
어디 그뿐이랴
지역주의를 넘어 노와 소, 남과 여를 갈라치기하는 위정자들
어찌 그들을 믿고
조국의 번영과 화합을 바랄 수 있으리
우리란 이름은
그들에겐
한낱 사탕발림과도 같은 말
시대를 앞 선
갈릴레오가 골릴레오가 되고
소크라테스가 쇼크로데스(schock로 death)로 되는 세상이야
이보시게 젊은이!
젊음은 영원한 것이 아니야
세월에 부대끼고 세파에 지쳐
어느 날 문득 그대 거울 앞에 시는 날
백발 성성한 초로의 늙은이를 보리니
아!
시일야 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으로
피눈물이 나는구나
꺼이꺼이
염천지절에 힘없는 늙은이가
설워라 목놓아 울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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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목 놓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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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58
25.08.09 18:2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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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래요
아침은 옮니다
태양도 뜰것이고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