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 UFO 기지가 있다?' 알고보니 그 곳은 '기지'가 아니라 수 십년간 품어왔던 꿈을 현실화하고 있는 한 남성의 연구기지였다. 대체 이 기이한 건축물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27일 방송한 SBS<순간포착!세상에이런일이>는 경상남도 고성군의 한 산 속에 개인 연구 기지를 세우고 혈혈단신으로 풍력발전기를 제작하고 있는 '풍력발전기 발명가' 서원희(53)씨를 소개했다.
서원희 씨는 본인이 맨손으로 세운 이 기지를 '청정에너지 연구소'라 부른다. 개인 농장 겸 연구소이기도 한 이곳은 4년 전 서 씨가 직접 산 땅에 매년 한 대 씩 갖가지 용도의 풍력발전기를 건축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기계만 보면 호기심이 발동했다는 그는 적성에 맞춰 조선소에 취직했고, 직장을 다니며 자신의 꿈에 한발작 씩 다가섰다. 그리고 이제 늘 가슴에 품어왔던 꿈을 현실로 이뤄내기 시작한 것이다.
서원희 씨가 제작하고 있는 풍차들은 바람이 돌 때만 에너지가 나오는 일반 풍차와 구별되는 장점이 있다. 바로 바람이 불 때 그 힘을 저장해서 바람이 불지 않을 때도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시계 태엽의 원리와 비슷하다. 태엽은 한 번만 감아놓으면 필요할 때 에너지를 쓸 수 있는데, 서원희 씨는 이를 "저장"이라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 풍차가 돌아가면서 생긴 힘을 저장 엔진에 담아 놓았다가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다. 서원희 씨는 이에 대해 "풍차는 시험 운행 중이고, 저장 엔진에 대해서는 50%정도 (완성)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풍차의 생김새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날개'의 소재는 다름 아닌 '타이어'다. 그는 "발전기를 연구하던 중 타이어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타이어 가운데 구멍을 뚫고 함석판을 끼워 날개를 만들었다. 함석판 앞·뒷면의 특성을 고려한 이 날개는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불더라도 풍차가 한 방향으로 돌게 만든다.
서 씨가 제작한 발전기 4대는 각각 비닐하우스형, 하우스형, 정자형, 전망대형으로 지어졌는데, '백미'는 단연 전망대형 발전기다. 이곳에 서서 정면을 바라보면 눈앞에 펼쳐진 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왜 하필 풍력 발전기냐'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바람을 잘만 이용하면 인간 생활에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면서 "나는 잠시 왔다 가지만 내가 이뤄 놓은 작품은 영원히 남아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것(풍력 발전기)을 만들었다"고 발전기 제작 동기를 전했다. 그는 발전기를 모두 혼자 제작하는 것은 물론, 연구 자재들도 폐차장에서 구입해 제작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렇게 서원희 씨가 만든 풍력 발전기는 전문가에게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의 풍력 발전기를 살펴본 경남 창신 대학 항공메카트로닉스과 박윤명 교수는 "기술적인 부분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선생님(서원희 씨)의 열정을 봤을 때 100% 가능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원희 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완성이라는 것은 없다. (발전기를)개발하는 것 자체가 내 취미활동이고 내 생활이고, 생각이기 때문에 기간을 정해놓고 완료한다기보다 '그냥 한다'고 봐야한다"며 "잠시 머물다가 가고, 쉬었다 가고, 놀다 갈 것"이라고 전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