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세이레 극장(대표 강상훈)과 극단 배우세상(대표 이화)은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주 금요일(첫째주는 제외) 오후 8시 피난선에서 장한철의 ‘표해록’을 상설공연한다.
이번 연극공연은 극단 세이레 극장이 산지천을 문화명소로 만들기 위한 운동으로 기획됐다.
극단 대표인 강씨는 올해부터 매월 첫째주 금요일 피난선상에서 ‘시가 흐르는 금요일의 산지천’이라는 명제로 시낭송회를 열어온 제주시(詩)사랑회 회원이다.
강씨는 “산지천을 문화명소로 만들기 위해선 상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 연극공연을 마련했다”면서 “제주 지역특성을 고려, 해양문학의 백미인 장한철의 ‘표해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두 극단은 상반기에는 ‘표해록’ 낭독공연을 중심으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하반기에는 그림자극.인형극.방송극 등 다양한 극 형식을 활용해 ‘표해록’을 정식 연극으로 올릴 계획이다.
장한철의 ‘표해록’은 최부의 ‘표해록’과 쌍벽을 이루는 조선시대 해양문학의 걸작.
표해록은 제주 애월 출생 선비 장한철(1744년~?)이 과거를 보기 위해 일행 29명과 제주를 출발하다가 표류, 유구열도 등을 떠돌다가 귀향하기까지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표류기는 조선 영조 46년(1770년) 12월 25일부터 다음해 1월 16일까지의 표류여정과 1771년 5월 죽은 동료와 삶의 의미를 경외하며 쓴 글로 구성돼 있다. 장한철은 귀향 후 다시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가지만 낙방하고 5월 제주로 돌아와 표해록을 쓰게 된다.
표해록은 ‘표류’라는 극한 상황에 처한 개인의 심리를 섬세하게 담아내 문학적 가치가 크다. 장한철 일행이 유구열도로 떼밀려갔다가, 왜구에게 봉변을 당하고, 베트남 상선에 구조되었으나 탐라인임이 밝혀져 해를 당할 뻔 하는 등 표류 여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나라의 진기한 풍토 및 지리를 소개, 한 권의 인문지리서로도 자료가치가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