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이면 5일 정도 기분이 괜찮고 나머지 25일은
언제나 쳐져서 일상생활이 어렵다.
나의 일정한 스케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틀림없이 그 다음 날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쳐지며
미열로 끙끙댄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도 일주일은 걸려야 낫는다.
사람 사는 데 어떻게 내가 정해 놓은 일들만 일어날 수 있겠는가.
자신의 뜻대로 되어지지 않는 것이 사는 것 아닌가.
그런데 조금만 무리를 하고, 평소의 내 스케줄에 들여놓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면 어김없이 아프다.
예를 들면 조카가 뇌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다녀온 후나
얄미운 남자의 차를 들이받고 열을 내는 그런 다음 날이면 앓는다.
싸워야겠다는 일을 계획하지 않았으므로.
예상하지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면 틀림없이 아프다.
나중에는 그런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 분통이 터진다.
도대체!
왜!
난!
이렇게!
조금만!
일이!
있음!
아픈 것인가!!!
좋은 옷이 있어도
좋은 가방이 있어도
건강이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 너무나 떨어지는 것이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있어도 건강하면 행복할 것 같다.
약을 먹어도 주사를 맞아도 일주일 정도 되어야
겨우 일어나 거동을 한다.
그러면 또 다른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럼 또 앓고.....
앓고....
책임 질 자식만 없음 정말 죽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과 의사 선생님은 나의 말을 듣더니
몸살도 아니고 감기도 아니니 약 먹고 주사 맞지 말라고 한다.
'그럼 무슨 병이에요?'
'힘들고 아픈 마음이 몸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겁니다.'
'네? 그게 무슨....'
"그동안의 상처와 상흔들이 잠재의식 속에 묻혀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면 잠재의식 속에 묻혀있던 상처들이 가라앉아 있다 올라오는 겁니다.
그런 트라우마들을 몸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간단히 말하면 마음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겁니다.'
'네...
마음이...
몸으로.'
허참!
'뻐꾸기 몸으로 울었다'는 영화제목은
들었어도 몸이 비명을 지른다는 말은
머리털 나고 처음 듣네.
그럼 차라리 비명을 지르지 왜 아픈 거냐고??
마음이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픈 거라고??
어렵다, 어려워!
백 년을 못 사는 인생살이가 왜 이리 황당하고
각양각색인지...
마음이 몸으로 비명을 지른다.....
마음으로 아프지도 못한다....
그래서 몸이 대신 비명을 지른다....
갑자기 코 끝이 찡하다.
뭔지 모르지만 참 불쌍한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하다....
그건 그렇고 여기 이 병원에 식당이 있던 것 같은데....
배가 고픈 난 두리번 거린다.
슬픈 건 슬픈 거고 배고픈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우선 먹자!
먹고 나면 몸이 지르는 비명이 조금 약해질지도 모르니까.
그래!
사는 거 별거 없다.
바로 이런 것이다.
여기 순두부 백반 하나요!
첫댓글 맞아요~!!!! 잘 드시고 영양 보강, 튼튼해야 해요~~~마음이 아플 땐 몸부터, 보약부터 챙기세요~~ 강건-!!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먹고 배 두드리며 나왔습니다. 그러니 조금 기분이 나아지던데요. 역시 배가 고프면 사냥을 해야하는 동물, 저 맞습니다.^^
박명아님 다(내면에 있는 근심) 내려 놓으세요...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합니다,..건강 하세요.
내려 놓을 것이 있어야 내려놓지요. ㅠ.ㅠ 전 정말 느끼질 못하겠어요. 제가 무슨 걱정이 있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그래, 사는 것 별거 어니다. , 하고 사는데 도대체 몸이 왜 비명을 지르고 난린지...몸조차 도움이 안 되네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