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녹색 만리장성'이 있다고 한다. 상하이에서 난징을 거쳐 베이징으로 가는 철로 변에 만리장성처럼 끝없이 줄지어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녹색 만리장성(Green Great Wall)'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메타세콰이어는 공룡 시대부터 살아남은 나무다. 은행나무처럼 `살아 있는 화석'이다
이 나무는 1937년 중국의 서쪽 산간 지대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전 세계에 퍼지면서 우리나라에는 1960년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빙하기 때 전멸했거나, 또는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던 나무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나무도 까마득한 고생대부터 자라기 시작해서 공룡이 나오는 쥐라기에 전성기를 맞았던 식물이다. 단지 `1속 1종'만이 있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우리나라에 무척 많다. 무려 19건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유명한 경기도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신라 말 마의태자가 심은 것이라는 설이 있다. 신라가 망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금강산으로 들어가다가 이곳에서 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또 의상 대사가 지팡이를 꽂은 것이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나무의 수명이 자그마치 1,100년이나 되었다는 얘기다. 이 나무는 높이가 60m를 넘는다. 동양에서 가장 큰 나무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8.15 해방' 직전 두 달 동안이나 울었고 `4.19'와 `5.16' 때도 이상한 소리를 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일제 때 일본 순사가 도끼로 자르려다 그 자리에서 죽었다는 얘기도 있다.
강화도 전등사의 은행나무도 프랑스가 우리를 침략했던 `병인양요' 때와 일본 `운양호사건' 때 밤새도록 울었다고 한다. 신비한 나무다.
은행 열매는 기침, 천식 등의 약으로 사용했다. 민간에서는 두부나 젖을 먹고 체했을 때, 어린아이의 야뇨증 등에 쓰기도 했다. 술안주로 먹기도 했다. 은행잎도 고혈압, 당뇨병, 위경련 등의 치료에 사용되었다. 징코민이라는 성분이 추출되어 성인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은행잎은 다른 나라 것보다 약효가 10∼20배나 좋다고 한다.
그런데 은행잎은 모양이 `오리발'처럼 생겼다. 그래서 은행나무를 `압각수(鴨脚樹)'라고도 부른다. `오리발 나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