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르는 질서는 없다.
세상은 정연해 하늘과 땅은 스스로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다.
나는 내가 머물러야 할 잎사귀를 알며 내가 먹어야 할 잎도 안다.
향기로운 잎을 만나면 그 향을 내 것으로 만들되 소화할 수 없는 것들은 지나친다.
눈 내밀어 방향 가늠하고 흔들리는 나뭇잎 위를 기어가지만
내 세계를 알기에
내 걸음은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다.
내가 가야 할 길도 알기에
흔적 돌아보아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그 어떤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는다.
나를 받쳐주는 나뭇잎이 흔들림에도 나로 인하여는 흔들리지 않게 하는 비법을 알고 있는 나는 참으로 대단한 존재다.
때로 나는 기나긴 잠에 빠진다.
어쩔 도리가 없다 판단되면 껍질 속에 움츠러들어 스스로를 추스른다.
온전한 삶은 내 안에서만 살아 숨쉬기에..
그러나
안에만 머물러 있어도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시간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있다.
그런 내가 대단하지 않은가.
혹시 그대는 내 걸음이 지나치게 느리다고 여기는가.
혹시 그대는 내가 살아내야 할 세상이 크다고 여기고 있지 않은가.
첫댓글팅클님 달팽이라면서 달팽이에게 소금을 뿌리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전 달팽이를 볼 때마다 껍질이 너무 얇아 걱정이 된답니다. 결국 그 달팽이 껍질 같은 껍질 속에서 우리가 위태위태하게 살아가고 있군요. 근데 팅클님은 세상 사는 이치를 다 알아버렸고 저는 아직도...ㅜㅠ
첫댓글 팅클님 달팽이라면서 달팽이에게 소금을 뿌리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전 달팽이를 볼 때마다 껍질이 너무 얇아 걱정이 된답니다. 결국 그 달팽이 껍질 같은 껍질 속에서 우리가 위태위태하게 살아가고 있군요. 근데 팅클님은 세상 사는 이치를 다 알아버렸고 저는 아직도...ㅜㅠ
촉촉한 날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달팽이의 운행, 제 집을 항상 지고 다녀야 하는 고달픈 운명, 그럼에도 두뿔을 겨냥한 세상을 감지 하는 촉수 예민함. 두번의 움직임에 한걸음씩만 가는 조신함.... 소금을 뿌리기엔 너무 여린가? 작은가?
천천히 철학. 지족의 수행승처럼 달팽이라 외치는 자 그대는 누구신가! 왜 그대는 소금을 덮어 쓰려 하는가 잠에서 깨어 나려 하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