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청년부 회원들의 사정으로 모임이 취소되어 여유롭게 쉬려하는데
갑자기 서울대 어린이 병원에 갈일이 생겼습니다.
수련회 참석차 어제 밤 늦게 김시영 집사가 어린이들을 데리고
대구에서 올라왔는데 김시영 집사가 대구에서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한 어린이가
안구암으로 수술을 받고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함께 가서
기도드렸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올해 5살 되는 장원준이라는 남자 아이인데
수술로 한쪽 이미 눈을 제거했고 다른 쪽으로 전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모와 함께 어제 올라와 입원한 것입니다.
어린이 병동에 들어서자 머리를 모두 깍은 어린아이들이 눈에 띄었는데
그들의 눈동자가 가시처럼 가슴에 들어와 박히는 느낌이 들어서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새삼 건강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며 병든 아이들의 아픔이 나의 감사가 된 것이 슬퍼졌습니다.
아이의 부모 나이가 우리 교회 마리아 여선교회 정도의 삼십대로 보여서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부모를 통해 원준이의 상태를 정확하게 들으니
수술을 위해 눈을 열어보니까 암덩어리로 가득차 있었고
암을 완전히 제거하면 눈의 틀이 깨어져서 의안마저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암을 반만 제거하고 반을 남겨둔 상태라는 것입니다. 의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남겨둔 이 암이 전이 되지 않도록 항암치료를 받아야한다고 했습니다.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장원준이라는 아이는 어머니 손을 잡고 남은
한쪽 눈으로 나를 약간은 경계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기도하는 동안 5살 짜리 아이가 나의 기도에 "아멘, 아멘" 하고
잘 받아들였습니다. 5살 어린이가 그렇게 화답하는 것이 감사하고 신기했습니다.
기도하는 동안 감정을 삭이고 눈물을 감추느라 애를 먹었지만 그 덕에
기도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이 어린이에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확신하고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를 위해 기도하고 난후 늘 그렇듯이 피곤으로 잇몸이 들뜨긴 했지만
제 마음에 감사가 살아난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수련회 준비가 제대로 되는 것 같지 않고 참석하는 사람들의 수도 예상보다 적은 것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이 어린이를 위해 기도를 드리고는 제 마음이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준 것도 없는데 그저 함께 기도한 것이 이렇게 좋은 선물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첫댓글 수련회기간동안 참석한 사람은 다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을꺼에요. 우리만 해도 지택이 발가락 안 곰았지요, 변미정 목 칼칼한거 괜찮아졌지요, 사랑니 다 가라앉았지요, 형택이 거기서는 모기한방 안물렸지요.건강하게 다녀왔지요...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