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빗소리를 들었다... 좋다..
깨어보니 9시반.. 40분쯤 되니 해피 빠한테 전화가 왔다.
어제 약속으론 문흥동에서 11시에 만나기로했는데 급 변경해서 11시에 조대앞에서 보기로했다.
후다닥 옷을 입고 출발시간 10시 10분 쫌 못됐다.
비가온다.
이번에 맞춘 공산당 바지랑 박스티를 입고 우비를 챙겨입고 가방을 맸다.
출발이다 ~
몸을 안풀고 바로 너릿재를 넘으려니.. 아놔 고민스럽고도 힘들다.
그래도 어찌어찌 너릿재 터널 입구.
여길 걍 지나갈까.. 아님 돌아돌아 다시 구도로로 너릿재를 넘을까...
쌩쌩달리는 차들이 없었더람 담번에 걍 구도로로 향했을텐데 ...
고민하던중에 건너야 할 기회가 왔다. 그래 한번 가보자..
구도로로 접어드는 순간... 잘했다 싶다.
한적한 오솔길.. 거기에 비포장도로.. 좋다.. 첨엔 좋았다 ㅋㅋ
오르막같지도 않은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비가와서 그런지 몸이 무기력 상태가 되어간다.. 아놔.. 포기하고잡다.
한참을 가다 서서 바다언니한테 전화를 했다.
여기 어딘데 넘 힘들다고..
" 원래 그쯤이 젤 힘들어~~"
아...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며 다시 기운을 내본다.
이제와서 다시 내려가자니 것두 웃기자네 ~~
조금 더 올라가니 벤취가 보이고 그 담부턴 포장된 내리막이 이어진다.
꾸불꾸불... 바닥에 나뭇잎부터, 밤송이들이 나뒹굴고 있다.
속도를 못내겠다. 바닥이 넘 미끄럽고 시야가 넘 좁다.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휴... 그래도 이 내리막의 맛에 잔차 타겠지 싶다.
구도로를 빠져나오니 10시 45분.
해피오빠한테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내가 11시를 못맞출것 같아 버스 종점까지는 좀 와주라고..
근디 전화를 안받는다.우짤수 없이 가야것다.
차들만 없으면 좋으련만 차들이 넘 많다. 비도 넘 많이 내리고..
그나마 바람이 안부니 다행이다 싶다..
지나가는 차들 속의 사람들이 쳐다본다. ㅎㅎㅎ
속으로 그러겠지..
'오메오메~~ 대목에 비할차 온디 저년 미쳤는갑다...'
조대 도착하니 11시 15분. 오빠가 먼저 와있을줄 알았는데 암만 찾아봐도 없다.
벤취에 앉아 문자 보내놓고 좀 기다리니 멀리가 희건 헬멧이 보인다.
오빠다 !! 어찌 그리 반가울수가 ~~
오빠랑 다시 화순으로 출발.
화순도착해서 점심 먹고 오빤 다시 상무지구로 넘어가야 하니
내가 광주대 넘기 전 칠구재 터널 앞까지 배웅해주기로 했다.
출발해서는 좀 힘들다. 남광주 교차로 밑에서 신호받아 좌회전도 해야하고..
여러가지 걸림돌들이 많지만 조심조심 건너가 본다.
지원동을 지나 화순으로 가는 큰 도로가 펼쳐지고..
해피오빠 저만치 멀어진다.
그래도 속으로 다행이다 싶다... 같이 욕먹어줄 사람이 있어서 ㅋㅋㅋ
솔바우 주유소 앞에서 신호를 건넜다. 거기서부턴 차로와 구분되어 있는 길이있어
한결 수월하다.
다시 너릿재 구도로입구.
오빠한테 설명을 한다. 여기서 부터 쭉 직진하면 벤취가 나오니 걱서 기다리라고..
도저히 따라갈 엄두가 나질 않아서..
오빠 출발하고 나도 뒤따라 간다...
내려올땐 좋았지... 그길을 다시 올라간다 생각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어느정도 가면 다시 내리막이 나온다는 걸 아니까 폐달링이 된다.
목에선 쇠소리가 나고... 꾸불꾸불.. 징합다...
오빤 보일락 말락 시야에서 와따리 가따리...
겨우겨우 벤취에 도착. 물 한모금씩 하고 내려간다.
좋을줄만 알았던 내리막...
비포장에 비까지 내려서... 브레이클 잡아도 밀린다. 된장...
너릿재 구도로를 빠져나와 이제 포장된 내리막.
오빤 차로로 달리기 시작한다. 저거저거.. 먼 배짱이래 ~ ㅋㅋㅋ
난 옆길로 달리기 시작.. 조타 조아 ~~~
한참을 가 흥룡 아파트 앞..
갑자기 옆에서 쾅 ~~ 놀라 옆을 보니..
서있는 SM7을 비스토 그대로 갔다 쎄리 박았다...
가던 오빠 다시 돌아와 구경하고.. 오메.. 저것들 명절 베려부렀지 싶다..
한참 구경하고 샵에 도착. 문이 닫혀있다.
전화해보니 짱님은 본가에 계신다. 도착하려면 30분 정도 걸린다 하신다.
밥을 먹으러 갔다. 추어탕..
태어나서 두번째 먹는것 같다. 어렸을때 한번 먹어보고는 손도 안댔던 추어탕.
화장실 갔다오니 이미 시켜놨드라.. 먹어야지.. 배고푼디... 그래도 맛나드만..
밥 맛나게 얻어 먹고 샵에 가니 짱님 와계신다.
이제 오빠 배웅해줄 일만 남았다.
배웅해주러 갈일도 깝깝한디 혼자 되돌아 올 일을 생각하니 울고싶어진다.
오빤 됐다고 걍 들어가라한디.. 약속한건데..
짱님 꼬셨다.
짱님, 나, 그리고 해피오빠 이케 셋이 다시 출발.
죽청리로 도곡쪽으로 향하는데.. 힘이 딸린다... 오늘은 유난히 힘이든다.
겨우겨우 삼거리가 나온다.
오빤 좌회전해서 칠구재로 올라가고 짱님과 나는 앵남 오르막에 오른다.
짱님께 먼저 가라했다.. 암만해도 내가 시간이 넘 많이 걸릴것 같아서..
짱님 옆에서 기어 조절해줄테니 같이 가자 하신다.
" 저 포기 안해요 ~ 그니깐 먼저 가세요 "
ㅋㅋ 짱님도 역시나 먼저 출발 안하신다.
영차영차~~ 기어바꾸라면 바꾸고, 숨조절하라하면 숨조절해 가며 오른다..
짱님이 힘들면 앞기어를 내리란다.
대꾸 안하고 걍 올라간다.. 짱님이 다시 묻는다.
"앞기어 내렸어?"
"아뇨"
" 앞기어를 내리라니까.. 안힘들어?"
" 네 ~ 안바꿔도 되요"
" 그래 그럼 그냥 가" ㅋㅋ
정상에 올라가자 짱님이 내리막갈땐 궁둥이를 뒤로빼라며 자세를 보여주며 내리쏜다.
나 역시 내리쏘지만 손이 발발 떨린다. ㅋㅋ
짱님 먼저 쭈~~~욱 가시고 나 뒤좇아간다.
힘들게 힘들게 샵에 도착..
우유한잔 마시고 쉴 틈없이 다시 집에와 언능 씻었다.
다시 광주 집으로 가야하니까...
허벅지도 뻑적지근하고 팔도 알베긴것 같이 아푸다.. 피곤타..
해피 오빠도 도착했다고 문자 왔다.
다시 문자를 보냈다.
" 이런날 누가 나랑 잔차 타고 놀아주것는가 ~ 역쒸 오빠야 밖에 없네.
고맙고, 고생했고 명절 잘 보내공 "
답장 " 이긍 ~~ 이젠 개한하냐? ... "
내가 괜히 꼬라지 부려 오빠 힘들게 했나? 난 걍 잔차 타고 싶었을 뿐인데.. 꼬라지 아닌디..
암튼 내 꼬라지 맞춰주느라 타준 해피오빠한테 다시 한번 감사.. ㅋㅋ
오랫만에... 잔차타고 나서 피곤함을 느껴보는 것 같다.
예전에 앵남 넘을때 갑자기 힘을 줘서 머리가 디게 아팠던 기억이 난다.
이번엔 그냥 그때보단 수월하게 올랐지 싶다...
담엔.. 더 수월해지겠지....
무슨 일이건 하면 할수록.. 늘겠지
잔차 타면서 해피오빠가 한말이 있다.
연습엔 장사 없다고.. 그래.. 무슨일이건 해보면 해볼수록 늘어가는게 있다.
자신감과, 실력...
자전거를 타면서.. 이렇게 후기를 적다보면..
하루하루 늘어가는 나를 느낀다.
- write by 전지원
첫댓글 당신께를 보냅니다....
안들려요 ! 크게 박수 치세효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