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프로그램이 시작될 즈음에는 무슨 괴물에 잡혀먹히는 듯 두렵고 겁이 났었어요.
생전 처음 보고 듣는 아카데믹한 영어 단어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데 무슨 말인지 나만 못알아듣는 것 같아서 매일 어리버리 정말 울고 싶었어요.
이제 두 달이 지나갔네요... 참 빠르기도 하지요.
두 달동안 집안일은 물론 일체의 사생활을 포기하고 아침 7시에 나가 저녁 6시 넘어 들어오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여기 프로그램 강사들은 모두 원어민이고 지금 일주일에 30시간의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학급관리, 영어 드라마, 개념 중심 영어 수업, 프로젝트 활용 수업, NIE, 언어습득 이론, 교실 영어, 영어말하기, 영어 교육 방법론에서 컴퓨터 기술 수업까지 과목이 다양합니다.
교재를 읽어가야 하는 개인 숙제는 물론이고, 몇명씩 조를 이루어 수행해야 하는 여러가지 발표과제, 드라마 공연까지 정말 바쁘고 힘드네요.
제가 영어라고는 커피를 권하는 정도의 초급 생활 영어만 겨우 더듬거리는 수준이였기에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어서 눈치가 빨라지는 것 같아요...
이미 대학원을 다녔거나, 지금 다니고 있는 선생님들은 상대적으로 수월하실 것 같네요.
몰라서 배우러 왔으니까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즐기면서 하려고 마음먹으니까 조금 살 것 같더라고요. 세상 만사 마음먹기 나름...하하하
우리반은 경기도에서 오신 선생님들이 15명이고 그중 2청에서 오신분은 3명입니다.
1청 선생님들 12분께 물어보았는데 이제 3년차 선생님도 계시고 다들 겸손하게 말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평택 연수원만 갔다오고 영어 전담 경력과 원어민 관리 경력이 있으면 무난히 징집(?)되어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2청의 인원 몫이 적어서 총경력과 영어 전담 경력이 조금 높은 것 같습니다만 영어 전담하신 경력이 있으시면 얼른 평택 외국어 연수원에 갔다 오셔요. 그러면 기회가 주어질 것 같습니다.
선생으로 오래 살아오다가 학생이 되어보니 새로운 것도 많고 느끼는 것도 많습니다. 나이차 경력차 등 개인차가 많은 사람들이 한반 급우로 지내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다들 너무나 열심히 하시는 분위기고요.
두 달 접어들어가니까 한 두명씩 아파서 힘들어하시는 분이 생겨납니다.
저는 워낙 소처럼 튼튼해서 아무 걱정 없었는데 몸살끼가 마구 생겨요.. 쌍화탕 먹으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셔서 나름 열심히 하시면 영어 실력과 이론, 영어 수업 진행에 있어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숙제도 괴롭고, 수업 중에 교수들이 질문 공세를 무차별로 퍼붓기 때문에 괴롭기도 하지만 외국인 교수들의 수업 방식에 대해서 생각도 해보고, 이것 저것 대화도 해보고, 내 인생에서 이렇게 괴롭고 쓴 약을 사발로 마실 기회가 있을까 싶어서 마냥 헤헤 거리면서 다닙니다. 아아 쓰다... 그러나 몸에 좋느니라...
여기 오신 선생님들은 모두 노력과 실력 둘 중 하나를 갖추고 있어요. 물론 둘 다 갖춘 사람이 다수고요.. 다섯달이 지나면 눈물로 헤어질 것 같습니다.
참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 평가라서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적을 준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성적을 가르는 게 아니니까 서로 도와가면서 협력하는 자세와 친화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무사히 과정을 마치고 평점 B- 이상 얻으면 숙명여대 테솔 대학원 한학기를 면제해 주는 혜택도 있고 (그러니까 5학기 대학원 과정을 4학기만 다니면 된다는 이야기... 돈절약 시간 절약 으흐흐)
숙대에서 발행하는 영어교사 자격증을 준다고 합니다. 민간자격증이지만 그래도 워낙 이곳 코스가 험난하기로 유명해서 민간쪽에서도 이 자격증은 조금 쳐준데요..
학교에서 봉급은 담임 수당 빼고 다 나왔어요. 시간외 수당과 교직수당도 모두 나옵니다.
점심은 이곳 교직원 식당에서 매일 무료로 주십니다.
관심있으신 분들 도전하셔요!!
실력과 패기를 갖추신 후배님들이 많이 도전하셔서 영어 교육 발전의 동량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인정이가 숙제 중에 적고 갑니다. 궁금하신 점은 쪽지 주셔요. 아는만큼 성실히 답변 드리겠습니다.
첫댓글 한 가지 덧붙이자면 대학원 다니시는 분은 끝내고 도전하셔요.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은 정말 죽을() 맛이랍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근데 전 샘 두분이 왜이렇게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 ㅎㅎㅎ 이번에 저도 테솔을 들으려고 하는데 열심히 해야겠어요 아자아자 화이팅 !!!
샘..이렇게 꼼꼼히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오오 수정 고생이 많지? 이 언니도 고생중이야.. 엉엉.
인정샘, 천샘! 화이팅!! 아자아자!! 국가에서 주는 혜택 열심히 우리시고... 많은 아이디어 생각해서 내년엔 받은 만큼 고양 영어교육 위해 많이 봉사해 주세요...
넹넹.... 흑흑 꼭 살아남아서 무사귀환하여 내년에 제가 은혜 꼭 갚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