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Stephen Barrett, M.D.
(譯註: 본 글에 사용한 약초는 영어의 herb를 번역한 말입니다. 생약, 한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미국인들은 약효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매년 수십억 달러어치의 약초 캡슐, 알약, 가공이 덜 된 약초 및 허브(약초) 차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OTC(over-the-counter, 譯註: 처방없이 판매가 자유로운 의약품, 국내의 일반의약품과는 개념이 다름. 슈퍼나 편의점 등에 진열된 것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여 구매 가능한 품목)로 사들이지만 일부는 약초치료를 한다는 사람들이 처방하기도 합니다.
많은 약초들은 수백 또는 수천가지 알려지지 않은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치료용으로 유용하다는 것이 결국 증명되기도 하지만 다른 것들은 독성이 있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약초 제품은 표준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말은 약초의 성분의 정확한 함량을 결정하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많은 약초 치료사들은 의사가 아니며, 적절한 진단을 하거나 혹은 약초를 이미 증명된 약과 비교해야 하는가를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자격이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1994년의 '식이보충제 위생 및 교육법'은 약초제품이 영양학적인 가치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식이 보조제"의 정의에 포함시켰습니다. 캐나다의 건강천연물부(Office of Natural Health Products, 譯註: 캐나다의 보건부 산하 기구임)에서도 비슷한 권장사항이 제시되었습니다. 약초가 약으로 규제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가공하고, 수확하고, 포장하는데 어떠한 법적인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많은 사례에서, 특히 고가의 성분이 포함된 제품의 경우, 함량과 역가가 라벨에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았습니다. 많은 제품들이 유용한 성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상태로 판매되고 일부 제품은 소비자가 사야 하는 그 성분 마저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제조업자들은 산업계에 널리 사용될 수 있는 품질보증 표준품을 개발하고자 하지만 가능한 해결책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약초는 자연상태에서도 작업단위마다 변화가 심하며, 종종 유익한 기능은 없고 부작용만을 일으키는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조사에 의하면 다양한 제품에서 성분과 함량이 제품 브랜드 마다 상당히 차이가 나며, 같은 제품의 서로 다른 롯트(lot, 譯註: 생산의 한 단위, 같은 lot는 일반적으로 생산시기와 장소가 동일하며 각종 함량이 동일하다고 간주된다.)에서도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미 Arkansas 대학의 연구원이 에페트라(마황)가 포함된 20종의 보조제 제품을 검사한 결과 제품의 반이 표시된 양과 실제의 함량이 20% 이상 차이가 있었으며, 한 제품은 아예 에페드라 알카로이드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에페드라 제품은 시장에서 "원기 증강제" 혹은 "발열성" 다이어트 보조제 등으로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제품이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안전하고 유효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임상 시험결과가 발표된 것이 전혀 없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수백개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그들의 숫자는 FDA가 허가한 충혈완화제 목적의 처방 혹은 일반의약품의 숫자보다 훨씬 많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약초 제품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위해서는 제품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것이 안전한가 그리고 같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만큼 좋거나 혹은 더 좋은지 따져봐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약초의 성분에 대한 이러한 정보는 불완전하거나 얻을 수 없습니다.
식물성 제품이 일부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하기엔 실용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늘은 콜레스테롤을 낮춘다고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은 훨씬 강한 효과를 나타내며, 마늘은 항응고제의 성질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널리 사용되고 혈액응고를 저해할 수 있는 제품(비타민 E, 은행, 어류 오일 및 아스피린)과 마늘과 결합되었을 때 어떠한 위험이 생길지 나타내는 자료는 없습니다.
약초에 관한 가장 좋은 정보는 '천연의약품 종합 데이타베이스(Natural Medicines Comprehensive Database)'로 이것은 온라인(www.naturaldatabase.com)과 일년에 92 달러에 책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모두 구입하는 경우는 132 달러입니다). 온라인 버젼은 매일 갱신되지만, 책은 일년에 서너 번 정도 갱신됩니다.
1999년판 책에는 964 종의 약초와 식이 보조제를 다루었으며 이들 중에 단지 15%만이 안전하다고 증명이 되었고 11%만이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다른 좋은 책으로는 '보완 대체 의학 전문가 핸드북' (Professional's Handbook of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s)이 있으며 이 책은 300가지 허브에 대해서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합니다.
또한 퍼듀 대학의 저명한 명예 교수인 바로 타일러(Varro Tyler)가 공동집필한 책을 기초하여 만든 '삽화가 그려진 허브 백과사전'( Illustrated Herbal Encyclopedia)도 좋습니다.
널리 선전되는 'Commission E report' 나 그의 변형들, '허브 의학의 PDR'과 같은 것은 믿을만 하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습니다.
최근에 약초 시장에 진입한 제약회사들로 인하여 일부 제품에 대해서 복용량 표준화가 될지도 모르고, 최근 대중과 전문가들이 허브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좀더 많은 연구를 자극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안전하고 유효성 있는 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초로 치료하는 것은 별로 이치에 맞는 것 같지 않으며 약초로 치료가 된다는 상당히 많은 질병은 자가 치료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2000/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