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는 대장항문전문병원… "화장실서 생긴 문제는 모두 치료"
서울송도병원
대장암·직장암 6000례 이상 수술
완치율 70∼80%였던 항문 질환
꾸준한 연구로 재발률 거의 제로
이영규 전문병원 기자
입력 2024.08.26. 00:30업데이트 2024.08.2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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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균 서울송도병원 이사장이 항문 질환을 앓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종균 이사장이 몸담고 있는 서울송도병원은 50년 이상 6000례 이상의 대장암·직장암 수술을 진행해 온 전문병원이다. 이 병원의 모토는 끊임없는 연구와 공부를 통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장은주 C영상미디어 기자
서울송도병원은 50년 넘게 대장항문 치료의 전문화를 이끌어 온 전문병원이다. 보건복지부로부터 5회 연속 대장항문전문병원 지정을 받았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평가 대장암 부문 6회 연속 1등급 의료기관으로 선정됐다. 그만큼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런 노력 뒤에는 이종균 서울송도병원 이사장의 헌신이 있었다. 병원급 최초로 보건복지부 인증 첨단 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된 것도 모자라 최근 원내 면역세포연구소를 개소한 후 암면역 치료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생긴 문제는 모두 치료할 수 있다’는 일념을 가진 이 이사장을 지난 7일 서울송도병원 1층 진료실에서 만났다.
◇3대 항문 질환 문제에 이종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치료 가능해”
이 이사장은 3대 항문 질환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했다. 여기에는 치질·치루·치열이 있다. 치질은 항문 주변에 생긴 혈관의 팽창에 의해 배변을 볼 때 탈홍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루는 항문샘이 병원균에 감염되는 증상을 말하며, 치열은 단단한 변을 보다 항문이 찢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항문 질환은 나이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이 이사장은 “저출산 문제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탓에 항문 질환 치료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오랫동안 항문 질환을 연구했다”며 “우리 병원에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치료가 이뤄지고, 입원 기간마저 짧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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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송도병원 전경. /서울송도병원 제공
◇완치율 70~80%였던 항문 질환… 꾸준한 연구로 거의 제로로
과거 항문 질환 수술 완치율은 70~80% 사이였다. 치료를 받더라도 다시 재발해 환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이에 이 이사장은 고민했다. 단 한 번의 치료로 재발 없이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지금은 재발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대장암을 비롯한 모든 암은 면역과 관련이 깊다. 암은 천천히 발생해 몸속을 서서히 갉아먹는다. 이를 막아 신체를 방어하는 게 면역의 역할이다. 암면역 검사의 경우 혈액 속 면역세포의 변화를 살펴 몸 어딘가의 암 위험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기존 검진에서 발견하기 쉽지 않은 초기의 암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이사장은 내다봤다. 실제 2017년 혈액 속 면역세포의 분포·농도를 관찰해 암이 있는지 예측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자체 평가에서 정확도(실제 암이 있을 때 암을 찾아내는 확률)는 86%로 나타났다.
◇환자 생각하는 이종균의 철칙이 지금의 서울송도병원 만들어 내
이 이사장이 치료와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유는 오롯이 환자를 생각하는 자세 때문이다. 젊을 때 아기분만 후 회음손상으로 인해 변을 못 참아 기저귀를 차고 산 환자가 있었다. 80세의 고령에도 하루만이라도 기저귀 없이 살아봤으면 하고 수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후 기저귀 없이 바깥 출입이 가능하니 정말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당시를 회상한 이 이사장은 “그때의 환자를 만난 뒤 ‘내 술기가 좋아야 환자가 편해진다. 이를 위해 늘 연구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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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균 이사장이 서울송도병원의 특장점을 설명하는 모습.
그때의 깨달음이 지금의 서울송도병원을 만들어 냈다. 서울송도병원은 50년 이상 6000례 이상의 대장암·직장암 수술을 진행했다. 대장항문외과 분과 전문의 16명, 대장항문외과 전임의 2명, 대장내시경 의료진 7명 등 총 46명의 전문 의료진과 160 slice CT 및 3.0T MRI 등 첨단 장비를 보유한 만큼 치료에 있어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덕분일까. 서울송도병원은 4월 암 진료 협력병원으로 선정됐다. 암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타 의료기관과 견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이 모든 결과를 한 우물만 판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문병원의 역할을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상 우리 병원의 의료진에게 잔소리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간다’ ‘연구와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라’고 하죠. 의료진이 힘들어야 환자가 편합니다. 저에게 시간이 허락되는 한 서울송도병원이 환자만을 생각하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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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