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를 부르심 (1635)
마티아 프레티
칼라브리아의 타베르나에서 태어난 마티아 프레티(Mattia Preti, 1613-1699)는
1628년에 형 그레고리오(Gregorio)와 함께 로마로 이주했고
1633년 형과 함께 산 루카 아카데미에 화가로 입단했다.
이 시기에 프레티는 카라바조의 스타일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종교화를 그렸다.
카라바조는 빛과 그림자를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키아로스쿠로를 구사하고,
종교화의 등장인물들을 실제 사람으로 대치시킨 사실주의적인 종교화를 그렸다.
또한 그는 작품 속 인물들의 감정을 표정과 동작으로 강렬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1630년대 후반기에 <마태오를 부르심>을 그렸는데,
이는 카라바조가 1600년경에 그린 같은 제목의 작품처럼
암흑을 배경으로 17세기 이탈리아 의상을 입은 인물로 사실적으로 그렸다.
1733년 비엔나 황실 미술관 목록에서 이 그림은
구에르치노의 작품으로 등재되었는데,
이는 이 그림이 최근까지 프레티 작품 목록에 나타나지 않는 이유다.
최근에서야 비엔나 자연사박물관 안내에 프레티의 작품으로 등재되었지만
날짜를 가지고는 아직도 1635년과 1640년을 두고 학자들 간에 논쟁한다.
프레티의 성숙한 시절까지의 모든 작품을 특징짓는 서사적 맥락은
카라바조 풍의 방식이 강하게 특징으로 나타나는데,
이 작품에서도 장면을 구상하는 방식에서 카라바조 풍을 명확하게 읽을 수 있다.
화면의 장면을 약간 올려서 인물을 확장하여 이야기를 재현하는 특징과
배경을 암흑으로 처리하고 명암을 강하게 대조하는 방식과
도상학을 명확하게 만드는 동전이 올린 세금징수대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이 장면은 마태오복음 9장 9절을 바탕으로 그렸다.
예수님께서 그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그분을 따랐다.(마태 9,9)
그런데 프레티가 그린 예수님께서 마태오를 부르시는 장면은
카라바조의 같은 주제의 작품과 사뭇 다르다.
카라바조는 예수님을 오른쪽에 전신으로 그렸는데,
프레티는 예수님을 왼쪽에 반신으로 그렸다.
예수님은 인성과 신성을 지니셨기에 붉은색 옷에 푸른색 망토를 두르고 있다.
얼굴과 콧등에 빛이 비치는 예수님은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며
“나를 따라라.” 하고 손짓하고 있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르심은 사도 베드로를 통해 전달된다.
겸손을 상징하는 연한 갈색 옷을 입은 베드로는 미관을 찌푸리고,
세관에 앉아 있는 마태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스승님께서 자네를 부르시네.” 하고 몸짓과 붉은 시선으로 말하고 있다.
마태오는 세관에 앉아 세금을 징수하다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고
예수님을 바라보며 오른 손짓으로 자기를 가리키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저 말입니까, 저를 부르십니까?” 하고 대답하고 있다.
탁자에는 세금으로 걷은 동전과 문서가 놓여 있고,
마태오의 왼손에는 아직도 돈 자루가 들려있다.
또 그의 옷은 당시 로마 시민의 복장이다.
돈과 예수님, 현세의 삶과 예수님을 따르는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금속 갑옷을 입은 젊은이가 왼쪽 전면에 등장하고
오른쪽에는 진주 팔지를 내미는 여인과
팔짱을 끼고 동전을 바라보는 소년도 등장한다.
오히려 가장 강한 빛은 젊은이의 금속 갑옷과 여인의 얼굴과 가슴을 비추고,
그들의 손길과 시선은 돈과 보석을 향하는데,
여인은 조롱이라도 하는 듯이 비웃는 모습으로 예수님을 바라본다.
그 여인은 “마태오가 세속과 당신 중에서 누구를 택할까요?” 하고 묻는 것 같다.
하지만 마태오의 시선은 구원이신 예수님을 향하고 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