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세 째 날 작업은 고3 학생들로 이루어 졌습니다.
처음 계획에는 5월 28일~29일에 다함께 모여서 벽화 작업에 임하려 했지만 6월 2일 고3 수능 모의고사를 보는 관계로 5월 28일에는 함께 하지 못하였고, 시험이 끝나고 찾아온 현충일 연휴로 작업 시간을 잡게 되었죠.
시간이 흘러 6월 5일 마지막 작업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6월 6일 현충일 에 맞춰 작업하기로 일정을 잡았었죠. 저는 5일 주일 아침 일찍 교회에서 가서 예배를 드리고 주일학교 봉사를 하려고 제가 속한 부서로 가고 있는데(참고로 전 여의도에 있는 순복음 교회에 출석합니다) 북악터널에 사는 한명의 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죠. 친구가 오늘이 현충일인지 알고 부개역에 지금 도착했다고..... 그것도 6일 9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8시 20분에 부개역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받는 순간 정말 막막하더군요... ‘내일 다시 와라~’ 하고픈 맘이 굴뚝같은데 꾹 참고 ‘너는 지금 어디니?’하고 물었더니 ‘지금 집에서 출발 했어요~’저는 그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했죠.. 여의도에서 삼산동 집으로 가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부개역으로 고고씨~~잉 다행히 학생들과 함께 십정동 사무실에 도착하니 10시 조금 전이더군요... 그렇게 우리의 5일 세 째 날 작업은 시작되었죠.
이틀째와 마찬가지로 사무실에 가서 학생들에게 열우물 프로젝트와 인천 희망그리기에 대해서 마을을 보여주며 간략하게 이야기한 뒤에 우리는 기본적인 색을 조제하고 201-1호로 발걸음을 옮겼죠. 벽화 앞에 다다르자 학생들 굉장히 익숙한 듯 페인트를 나열한 뒤 간단한 새의 밑그림을 그리더군요. 아마도 지난번 작업 과정을 사진으로 보내준 결과인 듯싶었죠. 그리고는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야기하더니 ‘선생님 멋있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하더니 하늘에 구름과 Gradation을 주며 덧칠에 덧칠을 반복 하였죠. 맘 같아선 한마디 거들고 싶었지만 전 테두리 따는 일에 바빴기 때문에 그들에게 턱하니 믿고 맡겨 두었죠.
( 요즘 고3은 이렇게 키가 큰 가 봅니다 )
( 붓으로 칠하고 손으로 문지르고 또 다시 붓으로 칠하고를 수없이 반복하네요 )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을 때 저희는 큰 고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하늘이 넓어서 생각한 것처럼 그라데이션이 나오지 않았나봅니다. 어느 정도의 면에 페인트를 칠하고 번지게 하려하면 먼저 칠한 색이 벌써 말라버리고, 두 명의 학생이 서로 색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칠을 하지만 좀처럼 맘에 드는 번짐이 표현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두 학생이 심각해지고 있을 즈음에 니나노님이 식사하러 가자고 하십니다. 장소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먼 마을입구 공부방...(우리가 마을에서 제일 꼭대기에 있는 집의 벽이니까~~) 학생들과 상의했습니다. ‘어떻게 마을 입구에 있는 공부방에 가서 콩국수 먹고 올래?’ 학생들 저의 물음에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저희는 안 먹을 거예요.’라고 말하며 열심히 색칠을 하네요. 녀석들 영락없는 B형 남자들입니다. 저 역시 그곳에 가서 까지 먹고 싶진 않았고요. 그렇게 우리는 점심을 포기하고 그림에 매진했죠. 그 대신 벽화 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맛있는 삼겹살을 먹자고 이야기 했죠. 그렇게 치~~이~~익 삽겹살 굽는 소리를 꿈꾸며 시간은 흘렀고, 3시쯤 되자 하늘이 완성되었죠. 조금 어설픈 듯 수줍은 햇살도 표현되었고요.
이젠 하늘과의 싸움에서 벗어난 학생들은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 되었습니다. 앞으로 날이 어두워지려면 4시간 정도 남았는데 새는 날려야 하겠고 마음만 바쁩니다. 좀 쉽게 갔으면 좋겠는데 배운 것 이 있어서인지 아님 완성된 그림을 봐서인지 손과 옷과 신발에 페인트가 가득 묻어도 좀처럼 사기가 수그러지지 않더군요. 녀석들 정말 대견하네요.
늦은 7시가 되었을 쯤 새를 완성했고 붓을 세척하고 자리를 정리하고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길고도 긴 정말 길고 긴 하루였습니다. 사무실로 내려오는 길에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 멋진 새를 날려야 하는데~~ 아마 그런 생각을 하고 있겠죠?)
( 역광 표현이 잘되어야 할 텐데~ 걱정만 합니다. 테두리 작업은 끝났어요 )
( 완성된 벽화 모습 )
( 2012년을 기약하며 인증 샷 )
작업에 참여한 권지환, 신재민, 이지우, 유재덕, 유종덕, 정기윤, 최수진, 최혜정
모두들 정말 수고 많았고, 2012년 열우물 프로젝트도 기약해보자!!!
애들아 알쥐~ 샘이 사랑하는거~ *^^*
5. 작업을 마치며
1. 준비 과정은 부담스럽고 조금은 힘들었지만 막상 마무리 졌을 때 성취감은 여느 다른 작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약간의 흥분을 가져오기에 충분했었다. 이번 벽화 작업 중 가장 좋았던 점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한 것이다. 학생들이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작은 재능이라도 나눌 수 있는 일에 동참한 것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 함께해서 더 커지는 기쁨을 배운 것이 다른 무엇보다 유익했다고 생각되어진다.
작업을 마친 뒤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학생들을 만나 작업의 뒷이야기를 물어 보았을 때 나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이였고, 시간을 내어서 봉사하는 것에 대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표현했을 때에는 나누는 자의 기쁨이 무엇인지 아는 것 같은 눈빛 이였다. 그 결과로 학생들의 대다수가 2012년 열우물 프로젝트를 기약했고 서로들 결의를 다짐했다.
2. 작업하는 사람들은 타인으로 인해 작업에 방해를 받으면 작업의 능률과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다른 팀들도 느꼈겠지만 벽화 작업을 하다보면 사방에서 들이대는 카메라와 캠코더들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성향과 기질이 있다. 무조건적으로 들이대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물론 양해를 구하는 분들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나도 모르게 욱 해서 쌍소리가 나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인터뷰를 하자는 말에 나중에 하겠다고 바로 응하지 않으니 ‘인터뷰 안하고 혼자 할 꺼 면 무엇 하러 벽화 제작에 참여를 했느냐?’ 란 말엔 같이 참여했던 팀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건 아니다. 아니 정말 이래선 안 된 다고 생각되어진다.
서두에도 말했지만 사람은 개개인의 성향과 기질이 있다. 활동적인 사람,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외향적인 사람, 말수가 적은 사람, 소극적인 사람, 등등...그렇기에 인터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라하는 사람도 있고 체면치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터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터뷰도 좋지만 상황에 맞게 각 팀의 분위기에 맞게 먼저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 지혜롭게 생각하고 대처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진행부에선 그 정도의 예절과 식견이 있는 분에게 카메라를 맡겨야 하리라 생각되어진다.
3. 다들 먹자고 하는 것인데 식사는 꼭 한 곳에서만 해야 하는 것인가? 마을 여기저기에 흩어져서 작업하는 팀들을 가급적 가까이 있는 팀끼리 묶어서 식사를 해도 좋을 듯 싶다. 그렇게 하면 점심식사 시간도 줄어들고,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아서 힘들지도 않고 따라서 작업 능률도 오르고...
4. 열우물 프로제트 진행의 책임자는 진우샘이시고, 진우샘의 몸은 하나인데 찾는 곳도 봐줘야 할 일도 넘 많으시다.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회원들의 들고 나는 것은 신경서 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 회원 모두들 프로젝트의 취지도 내용도 알고 있고 서로 의지하고 믿고 있음은 기정사실이다. 그래도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회원 분들과 눈 맞춤은 꼭 해주셨으면 좋겠다. ( 나의 희망사항 - 워낙 제가 내성적이라서~ *^^*)
첫댓글 이렇게 정성들인 후기라니... ^^;; 무슨 공문서 보는 것 같으요. 인터뷰 요청 부분은 좀 문제가 있네요. 어느 분이 그런건지 알 수는 없지만. 저희도 미안하군요. ... 어쨌든 다음에 오면 꼭 다시 눈 맞춰드리리다
딸기 우유님 저는 방해꾼이 아니에요.
물론 열우물은 벽화 작업이 중심이지만
저도 다른 방식으로 열우물에 참여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억지로 딸기우유님, 꼭 화면에 나오셔야 돼요!라고 강요한 적은 없어요.
그저 팀 소개 부탁드린게 다에요. 카메라가 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
하지만 방해하지 말고 가란 말은 좀 속이 상하는 말이에요. 저도 같은 참여잔데..
분명 열우물 기록자라고 밝혔고 방송에서 나온 사람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리고 '인터뷰 안할거면' 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함께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는게 있잖아요.
방해하지 말고 저리 가란 소리에 저도 화가 나서 질문을 한거에요. 대체 어떤 의미로 벽화 작업에 참여하는지요.
제가 딸기 우유님께 다가가는 방식이 서툴렀다면 사과드릴게요.
마사 언니였구나... 쩝... 뭔가 오해가 있었나보네요. 마사언니는 저희랑 오랫동안 같이 작업한 회원이예요. 당연히 벽화도 같이 하고요. 두분이서 언제 날잡아서 소주라도 한잔... (퍽!!)
너무 예민하게 하시지 않아도 되는데...........두분이서 술마시세요 저는 물만
참, 딸기주스님 제가 말로는 감독이긴 한데 제가 해님공부방 아이들과의 벽화작업을 맡고 있어서
..........가시는데 인사를 못한게 맘에 걸렸는데
그냥 뭐 저 왕거미가 바빴구나 해주심 좋겠네요
뒷풀이를 같이 합시다용 ㅎㅎㅎ
올해는 희망그리기 핵심 맴버들이 울산에 파견 가는 바람에 인력부족이 심했을꺼에요. 내년에는 괜찮을 꺼라고 봐요.
촬영팀이 수난을 많이 당하네요. 작년에는 작업중에 비가오는바람에, 다음에 인터뷰하겠다고 거절했는데...그게 촬열 마지막 날인줄 어찌 알았겠누....
근데요, 제가 자꾸 딸기 쥬스를 딸기 우유님이라 불러서 죄송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