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윤리적 감수성, 윤리적 실천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하나의 주제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노벨상을 받게 되다니.
<채식주의자> 등 많은 작품들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나는 그의 책을 단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다.
최초 시작은 시인이라고 하고 현재는 소설가라고 하니 그냥 작가로 말하는 것이 편할 듯하다.
나는 그의 작품 속 사실(fact)에 대한 한 가지와 보여준 태도에 대한 한 가지를 느꼈다.
1.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4.3을 다루는데, 거대담론 속에서 체제에 저항하지 않고 학살당한 사람들의 아픔과 애환을 잘 묘사했다는 점은 높이 살 수 있다. 하지만 최초 발단은 무고한 시민들이 아니라 단정단선을 주장한 대정중학교 사회과 교사였던 김달삼을 비롯한 북한추종자들의 획책에 의한 반체제(이때 당시는 미군정시기) 저항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따라서 무고하게 죽거나 다친 경찰 등 공권력의 아픔도 동시에 다뤘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것이 한국 초기 국가형성과정에서 국가공권력이 무단히 행한 하나의 고정변수로서의 학살로 인식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러한 우려는 그가 광주5.18을 보는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이 사건이 다루어지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5.18의 경우 군부독재의 야욕에 저항한 대규모 시민불복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4.3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인 명부를 탈취해서, 결국 제헌국회의원 정족수 200명에서 제주에 할당된 2명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헌법이 만들어진 원인을 직접 제공해준 반국가적 난동이었다. 이점은 4.3특별법의 입법취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저항이 있었고, 진압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민간인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고, 이를 기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5.18을 다룬 <소년이 온다>는 증언문학으로서 가치를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https://namu.wiki/w/%EC%86%8C%EB%85%84%EC%9D%B4%20%EC%98%A8%EB%8B%A4
2. 또 한 가지는 그의 일관된 태도이다. 고향마을에서 잔치를 하고자 했을 때 그는 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고 한다. 세계에서 2곳(중동, 우크라니아)에서나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자신의 안위를 위해 잔치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매우 존경받아 마땅하다.
3. 한국은 모든 문화 장르의 보고이다. 한국민이 그동안 겪었던 것들이 감성의 극단까지 가 본 결과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런 표현들이 가능할 것이다. 기본적인 날줄로서의 '한'의 서사 속에 씨줄로 찾아오는 '신바람'이 이러한 작품들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음식문화가 발달하게 된 것도 주변국로부터의 수탈과 기특권으로부터의 수탈로 인해 밑바닥 민초들이 독이 아닌 것은 모두 먹어야 된다는 숙명, 그래서 독성분의 식물과 동물들을 많이 알아 낸 것이고, 그것을 제외한 것을 모두 식용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식문화도 발전하게 된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스스로 마루따가 된 결과 얻어진 자연스러운 결과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 현대의 최첨단 하이테크 문명도 갖추게 되었으니, 이제 분수를 좀더 잘 알고 조절하는 능력만 갖춘다면 다른 노벨상들도 조만간 뒤이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https://loadmap.tistory.com/224
4. 나는 한작가가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내가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https://v.daum.net/v/20241012084327387
5. 아주 부가적인 일인데, 5.18유공자들은 왜 명단 공개를 거부하는지 알 길이 없다. 국가의 세금을 들여 유공자 현양을 하고 있는데, 국민의 세금이 누구에게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 수 없다니. 아름아름 들은 얘기로 5.18당시 중학생이었던 정치인도 명단이 있다는 것을 보면 구린 구석이 있긴 한가보다.
6. 가수 박혜원이 그의 작품 '흰'을 읽고서 예명을 지었다고 한다.
https://brunch.co.kr/@ddamimovie/2320
첫댓글 교수님 통찰력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