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세은이 태어난 날
태어날 손녀의 태명이 빠랑이이다. 산모가 입원해 있는 진천동 미즈맘병원 1층에 10시 40분 도착했다. 제왕절개로 2024년 4월 3일(음력 2월 25일) 수요일 10시 28분에 키 53cm, 몸무게 4060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6박 7일간 입원해야 한다. 그 기간에는 산모나 보호자 1명만 신생아 면회가 가능하다. 보고 싶지만 산후조리원에 옮길 때까지 참아야 한다.
빠랑이가 우리에게 온 건 하늘이 내린 축복의 선물이다. 그런데 감격의 눈물인가 왜 눈물이 날까? 생각하면 할수록 눈물이 난다. ‘울 빠랑이 탄생을 축하한다. 사랑은 비를 타고 온다.’고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저녁에는 아내와 서민 대폿집에서 축하 술도 한 잔 마셨다.
3일째는 병원 1층 로비에서 산모를 면회하고 빵을 전달했다. ‘빠랑이 무사히 출산한 걸 축하하고 수고했다.’고 덕담을 했다. 다음 날 빠랑이 아빠와 할아버지가 감삼동 윤관작명원에서 이름을 지었다. 洗誾(씻을 세, 온화할 은), 洗利(씻을 세, 이로울 이) 둘 중에 선택해야 한다. 울 가족 단톡방에 이름 선호 투표를 했는데, 모두 세은이가 좋다는 의견이다. 아들과 며느리가 상의한 결과 세은이로 한다고 문자가 왔다. 예쁜 이름이다. 연월일시 사주로 지은 이름을 평생 사용해야 하므로 중요한 일이다.
7일째 되는 날 태어난 병원에서 성서 꿈담산후조리원으로 옮길 때 병원 1층 로비에서 처음 만났다. 똘망 똘망 두 눈을 뜨고 입을 살짝 벌린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보자기에 쌓인 손녀를 두 팔로 살포시 안고 ‘울 세은이 사랑한다. 할아버지야.’라고 하며 울컥했다. 할머니가 세은이를 안고 세은이 엄마, 아빠와 산후조리원으로 떠나고 할아버지는 외톨이 신세가 되어 발길을 돌렸다.
태어나기 2일 전에는 산모와 점심을 먹고 화원동산을 산책하고, 옥포 벚꽃길을 구경했다. 핸즈커피 송해공원점에서 토마토쥬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를 마셨다. “송해공원점은 구름 속의 빛을 컨셉으로 한 ArchiN 1호 매장이다. 구름 속 산책 중에 빛을 만난 것 같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작은 빛 세미한 소리를 만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울 빠랑이 모레 무사히 건강하게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빌고 또 빌었다.
태아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해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단일 세포가 된 후 계속 분열해 만들어 진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울어야 하고, 우선 울어야 살 수 있다. 옛날 시골에서 출산하면 집 대문에 21일간 금줄을 친다. 남아는 고추를, 여아는 숯을 달아서 남과 여를 구분하고 외부인 출입을 막았다. 요즘은 병원에서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서 요양 후 집에 온다.
세은이가 19일만에 아빠, 엄마가 사는 집에 와서 두 번째 만나며 손녀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울 세은이 사랑한다.
(2024년 4월 21일)
첫댓글 넘 감동적이네요~ ^^ 사랑하는 세은공주~~ 난 고모야~ ^^하하
세은 공주
고모가 축하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