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째 억지로 꽤 맞춘 듯 부자연스런 "지리산 둘레길"이 솔직히 별로 탐탁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2코스야 말로 참 심심한(?) 길이겠거니...
그냥 마, 세월아 네월아 어울려서 더디게 걸어보자 하였다.
목이 마르면 주막에서 타는 목마름을 해결하고,기분이 좋아지면 권커니 잣커니 좀 거나해지면 어쩌랴 싶었다.
무슨 의미나 거창한 철학까지도 사치 스러울 것이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의 언저리를 둘러 둘러 휘돌면서 그냥 무심히 터벅터벅 걸어보자 하였다.
걷다가 심심해지면 고개를 돌려 거대한 지리의 숨결도 느껴보자.
동족상잔의 아픈역사가 지리산 곳곳에서 갈앉아 있음을 볼 수있을 것이다.
시부지기 시작한 둘레길 걷기가 이젠 이어진 다음길이있어 더욱 즐거워진다.
이어지는 3,4,5코스는 우리들의 걷기본능을 충분히 자극해 주리라 확신하며 또 기대한다.
산행일시: 2011년 2월 10일(목)
2코스: 운봉-인월 구간 (9.4km), 예상시간: 3~4시간
( 운봉읍- 서림공원-북천마을-신기마을-비전마을-군화동-흥부골 자연휴양림-월평마을-인월면 )
버스는 둘레길 2코스 시작지점에서 안으로 서림공원 주차장에 주차한다.
서림공원의 오래된 비석들.
둘레길은 개천을 따라 쭈욱 이어져 있다.
제밥 너른 개천에 봄기운이 느껴진다.
유달리 기승을 부리던 올 겨울 한파도 이제 물러 날 차비를 하는 모양이다.
봄은 이렇게 소리없이 다가온다.
황산 대첩비.
둘레길 1,2코스 사이엔 또다른 둘레길이...(바레봉 둘레길)
포장도로로 나오면 화수교를 S자로 꺾어 옥계호로 오른다.
옥계호위의 간이주막 빈식탁에서 점심식사.
옥계호위 우측으로 지리산 서북능선의 끝봉우리인 덕두산 들머리가 안내되어 있다.
덕두산 출입통제 홴스가 쳐져있다.
임도 산길에 녹지않은 눈이 쌓여있다.
흥부골 자연휴양림의 흥부상.
2코스 종점인 달오름마을(월평)의 된장 고추장 팝니다.(010 6660 0108)
버스 몇대가 댈 수있는 마을공터의 담벼락에 그려진 풍속화.
시간이 있어 인월쪽으로 조금 걸어나오니 3코스 시작점이 있다.
3코스 시작점(역시 개천을 따라 잇고있다.)
달을 맞는다는 영월정(迎月) 정자.
눈을 들어 뒤돌아보니 덕두산이 그 꼭지점만 희미하나 뽕긋하다.
버너가 화력이 안 좋다.
인월시장으로 우~우 몰려 들어가서 안주용 순대국을 시켰더니 그 맛이 일품이라.
음식이라면 남도음식이라고 익히 들었지만 무색무취의 콩나물무침과 순대국맛의 감탄장이 된다.
소주는 무학의 화이트가 아니고 보해의 하이트.
귀가 중에 잠깐 쉰 휴게소에서 때마침 내린 눈을 배경으로 부회장님...
일찍 끝낸 일정으로 이른 귀부(歸釜).
덕천동 꼬리구이집으로 우루루 몰려간다.
모여앉은 여나믄 명의 술잔이 바삐 비워지고 적당히 취한 사람들은 한바탕 마당놀이를 할 모양이다.
오뱅이 나발불 듯 마신술이 제법 취하여 바삐 귀가를 서둘게 한다.
어머니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