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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솔루션으로 ‘똑똑한 지구’ 만들기
첨단 IT 기술과 지능화된 컴퓨팅 기술로 세상을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는 IBM의 주장은 지구촌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스마터 시스템 구축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IBM은 당초 2009년 한 해 동안 300건의 스마터 플래닛 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1년간 성공 사례는 무려 1200여 건에 달했다. 사업 건수로는 목표 대비 300%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스마터 플래닛에 대한 지구촌의 잠재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IBM으로선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스마트한 세상을 만드는 선봉장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샘 팔미사노 IBM 회장은 직접 스마터 플래닛의 전도사로 나섰다.
올 초 영국 런던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에서 그는 ‘스마터 플래닛 2.0’을 주창했다. 기존 스마터 플래닛을 더욱 발전시켜 지구촌의 문제들을 더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탄력적인 시스템으로 해결하자는 게 골자다. 내친김에 개별 기업이나 국가 단위를 뛰어넘어 범지구적 스마터 플래닛 운동을 펼치자는 것이다.
비록 초창기이지만 IBM이 보여준 성과는 충분히 공감대를 가져올 만하다. IBM은 세상을 움직이는 모든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지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는다. 공공안전, 교육, 교통, 유통, 금융, 자원, 식품, 의료, 통신, 도시, 정부 등 인류 사회의 모든 분야가 스마터 플래닛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교통 솔루션으로 수백 개 도시 정체 해소
IBM의 스마터 시스템으로 큰 효과를 본 대표적 사례로 우선 교통 분야를 들 수 있다. IBM은 세계 439개 도시에 교통 혼잡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구축했다. 도로 진입로에서 차량 수를 파악해 신호등을 연동하거나 교통사고 등 돌발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구축한 도시에서는 연평균 70만 시간 이상의 교통정체가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특히 4개 도시에서는 피크타임 교통량이 18%,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4% 감소했으며, 대중교통 이용률은 7% 증가했다. 교통 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의료 분야도 스마터 솔루션의 혜택을 받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8개 종합병원과 470개 클리닉이 IBM의 스마터 의료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의료진에게 의료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돼 임상 결과와 운영 효율성이 10%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의사가 시민들의 의료기록에 즉각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오진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국 자원부 산하 북서태평양 국립연구소는 스마터 미터(meter) 시스템 도입에 따른 전력공급 변화를 1년간 살펴봤다. 그 결과 소비자 전기요금은 10% 줄었으며 피크타임 전력 사용량도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피크타임 전력 사용량이 5%만 줄어도 발전소 625개소와 이와 연계된 송배전 인프라를 가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다. 스마터 시스템 덕에 전력공급 체계의 낭비 요소를 대폭 제거한 것이다.
IBM은 한국에도 스마터 플래닛 바람을 몰고 왔다. 먼저 기업들이 스마터 솔루션을 잇달아 채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한국IBM과 협력해 이른바 PaaS(Platform-as-a-Service: 서비스용 플랫폼)형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축했다. 이 솔루션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수적인 플랫폼을 웹에서 가상으로 구축하고, 개발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도 대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컴퓨팅 환경이다. 그 덕분에 중소 모바일 콘텐츠 개발업체들은 훨씬 편리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IT 자원의 가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똑똑한 IT 인프라인 셈이다.
대한통운은 한국IBM의 스마터 솔루션 덕에 IT 인프라 운용 비용을 대폭 절감한 사례다. 41대의 유닉스 서버를 6대로, 46대의 NT 서버를 13대로 통합하는 한편 7대의 스토리지를 2대의 통합 스토리지 시스템과 1대의 백업 시스템으로 줄였다. 이를 통해 약 3.5배에 달하는 성능향상 효과를 얻은 것은 물론 운용 비용도 크게 절약했다.
포스코 사업장에 ‘u-세이프티 시스템’ 구축
포스코의 주력 사업장인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에 구축한 국내 최초의 ‘유비쿼터스 안전관리(u-세이프티) 시스템’도 주목할 만한 케이스다. u-세이프티 시스템은 RFID(무선인식) 태그와 센서를 연계한 것으로, 모든 공장 근로자와 방문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화재나 가스누출 등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의 작업자와 방문객을 즉각 대피시키는 등 신속한 대응 조치를 취하게 된다. 공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똑똑한 안전 도우미인 셈이다.
한국IBM 유비쿼터스컴퓨팅연구소 관계자는 “u-세이프티 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초광대역 실시간위치추적시스템(RTLS)을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IBM이 추구하는 ‘더 똑똑한 공공안전(Smarter Public Safety)’의 실제 프로젝트 사례”라고 밝혔다.
공공 분야에도 IBM의 스마터 시스템이 채택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의 ‘유비쿼터스 1차 시범도시(U-도시) 구축 프로젝트’에 도입된 차세대 지능형 CCTV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종래 CCTV가 단순히 기록재생 기능만 하던 것과 달리 지능화된 인식 기술을 활용한다. 사람과 물체의 이동 경로를 추적·분석해 이상(異常) 패턴을 구분해내는 한편 지능적인 실시간 분석·예측을 통해 사전 대응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가령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인식하면 경찰에 신속하게 통보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이 입은 옷의 색깔 등 특정 색깔을 인식·분석하는 기능을 갖춰 길을 잃은 치매 노인이나 유아 찾기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영상 색인(index) 사후조사 검색은 단순 영상 검색에 비해 사건·사고의 증거 영상을 10~30배 이상 빨리 찾아낼 수 있다.
IBM의 스마터 플래닛은 향후 스마트 혁명을 가속화하는 데 크게 일조할 전망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스마터 플래닛과 스마터 솔루션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이윤을 창출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얻었다. 앞으로 스마터 솔루션을 더욱 적극적으로 제시해 공공과 민간 부문의 효율적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 시스템 혁신의 시대가 온다
●● IBM은 향후 5~10년 사이 전 세계 도시인의 삶을 변화시킬 5가지 신기술 비전(IBM Next 5 in 5)도 제시했다. 현재 지구촌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매주 100만 명 이상, 매년 약 6000만 명의 인구가 도시로 이주한다. 향후 도시는 인구 증가와 인프라 낙후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착안해 IBM은 세계 주요 도시에 똑똑한 시스템을 적용해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 보다 건강한 면역 시스템을 갖춘 도시
미래의 공중보건기관에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질병이 확산되고, 어디로 감염이 확산될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계절 독감이나 바이러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감염을 방지한다. IBM은 이미 보건 정보를 공유하는 방법을 규격화하고 전염병 발발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감지하고 반응하는 빌딩
도시 인구가 늘어날수록 더 똑똑한 빌딩이 건설될 것이다. 앞으로 빌딩 시스템 관리 기술은 시민 보호, 자원 절약,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상황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대응하게 된다. 수천 개의 센서가 모든 움직임, 온도, 습도, 조명, 공간 사용 여부 등을 모니터링한다. 이런 인텔리전트 빌딩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승용차와 버스
승용차와 버스는 더 이상 화석 연료에 의존하지 않는다. 한 번 충전하면 수일에서 수개월간 충전이 필요 없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등장한다. 또 차세대 차량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전이 가능하다. IBM은 전기차를 대규모로 이용할 수 있는 지능형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다.
▶ 식수난 해소 및 에너지 절약을 돕는 시스템
오늘날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도시는 기반시설에서 발생한 누수로 최대 50%의 수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반면 인류의 물 수요는 향후 50년간 6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똑똑한 수자원 시스템’은 물 낭비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강과 호수의 오염을 예방하고, 식수로 정화시킨다. 고도 정수처리 기술로 물을 재사용해 급수시설에 소요되는 에너지도 최대 20%까지 절감할 수 있다.
▶ 긴급상황에 대한 위기대응 체계를 갖춘 도시
미래 도시는 범죄·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을 감소시키며 사전 예방 시스템도 갖춘다. IBM은 사법당국이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제때 범죄 예방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국 뉴욕시 소방국의 화재방지 및 구조대원 보호를 위한 첨단 데이터 수집·공유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도시 침수 방지를 위해 제방 지역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 정책 '산파역'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은 ‘디지털 휴머니스트’다. 그는 평소 디지털 기술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실현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는 소신을 설파한다. 말하자면 ‘IT 홍익인간’의 이상을 제안하는 셈이다.
단지 이념이나 주창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실천 없는 이론은 공염불일 뿐이라고 믿는다.
자신을 가리켜 ‘실용적 미래학자’라고 소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 원장은 지금 스마트 혁명이라는 새롭고 거대한 물결 앞에서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은 ‘스마트 사회(Smart Society)’라고 힘줘 말한다. 무엇보다 한발 앞선 준비와 실천이 절실하다고 덧붙인다. 그는 국가정보화 총괄 주무기관의 사령탑으로서 뚜렷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스마트 사회는 IT에 의한 '홍익인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단군의 건국이념 ‘홍익인간’에는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이념을 먼저 실현하는 나라가 세계를 주도하는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고봅니다.”
김성태 원장은 대뜸‘홍익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오늘날 IT 기술이야말로홍익 인간을 실천할 수 있는 최상의 매개체라는 생각에서다. 특히 우리나라가 앞선 IT 역량을 바탕 으로 기술과 가치가 결합된 인간 중심사회, 즉‘스마트사회’의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한다면 세계무대에서 존경받는 국가로 우뚝설 수 있다는 것이다. 15세기에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었듯이, 지금 21세기에는 ‘디지털대항해시대’가미래의 판도를 좌우할 것 이라는게 그의 확신이다.
스마트 사회는 효율과 소통,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정보사회보다 진일보한 형태의 사회라고 볼 수 있을까요.
스마트 혁명은 IT 강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자랑하고 있지만, 실제 일상생활이나 산업 분야 등에서 IT 인프라를 활용하는 수준은 상당히 낮은 실정입니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스마트 열풍을 잘 활용한다면 IT 강국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동시에 다시 한번 ‘퀀텀점프’ 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성태 원장은 각종 국제회의에서 외국 전문가들을 많이 만난다. 그때마다 자주 듣는 말이 있다고 한다. “한국은 어떻게 전자정부 1위, 초고속인터넷 1위가 될 수 있었는가?” 하는 질문이다. 그는 늘 이렇게 답변한다.
“정부가 시대 변화를 ‘미리’ 내다보고 ‘제때’ 정책을 추진한 덕분이다. 변화의 시기에는 한발 앞서가는 정책이 필요하다.” 물론 정부의 정책이 전부는 아니다. 정부는 법과 제도 같은 틀을 만들어주는 ‘방아쇠’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결국 변화의 동력은 민간에서 나와줘야 하는 것이다.
스마트 사회로의 대전환기에 한국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며, 또 정부와 민간 부문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요.
스마트워크는 IT 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체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집합지성’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의 스마트워크 현황은 어떤지요.
스마트워크가 정착되면 어떤 변화가 올까요. 또 스마트워크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하지만 스마트워크가 정착되려면 몇 가지 선결 과제가 있습니다. 우선 시간과 장소에 제약받지 않고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와 기준을 마련해야 하겠죠. 또한 스마트워크센터, 모바일 근무, 디지털 협업 등을 위한 IT 기반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민간 기업들이 스마트워크를 도입할 수 있도록 먼저 공공 부문에서 초기 시장을 창출한 다음 민간 부문으로 확산하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합니다.”
향후 펼쳐질 스마트 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계신지요.
“가령 교육 현장에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이 활용되면 실감 나는 학습과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고, 개인의 수준별로 맞춤 교육이 이뤄질 수 있지요. 교육의 방식, 교사의 역할, 학교의 형태 등 교육 패러다임 자체가 획기적으로 변화할 겁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도 가능해질 것으로 봅니다. ‘3D 프린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디자인한 물체를 완성해 출력하는 장치인데 실제로 개발되었습니다. 향후 3D 프린터가 본격 대중화되면 주문한 상품을 그 자리에서 출력할 수 있게 되어 ‘제2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전망입니다. 요컨대 스마트 혁명은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보다 창조적이고, 더욱 행복한 인간중심의 사회로의 진화를 가능하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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