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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후 청주상당산성은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통합청주시장 한범덕(62) 후보가 이를 놓칠리 없다. 소매를 걷어부친 와이셔츠차림에 등장한 한후보는 수행원 한명과 함께 저수지주변 식당을 돌며 한표를 호소했다. 햇볕에 그을은 얼굴엔는 땀방울이 쉴새없이 흘러내렸다. 한 후보가 인터뷰를 위해 상당집앞 노천탁자에 앉자 식당안에 있던 70대 지지자가 꼬치오댕을 불쑥 내밀었다. 한 후보는 기자를 향해 씨익 웃으며 "인터뷰 기사가 신문이나 인터넷에 실리는것도 좋지만 선거운동 경험상 유권자들은 손을 잡아줘야 효과가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지난번 지방선거에선 현직시장에 대한 도전이었다면 이번엔 수성이다. 이길 자신있는가.
"지금 이 시점에서 이긴다, 진다는 말을 하긴 어렵다. 열심히 뛰면 좋은 결과가 나올것으로 믿는다"
▶초대 통합시장 후보로서 각오가 새로울것 같다. 어떤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가
"나는 이종윤 청원군수와 함께 통합을 구체화한 장본인이다. 그만큼 통합청주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갖고 있다. 통합청주시 출범을 앞두고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초대시장으로 포부를 펼칠 기회를 갖고 싶다"
▶통합청주시가 출범하면 양 시·군 공무원은 물론 유관기관단체의 화합적 결합이 쉽지는 않을 것이이다. 당선되면 어떤식으로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을 보일 것인가.
"나는 조직통합이 제대로 될려면 구성원간 신뢰가 가장 중요하고 생각한다. 우선 공무원들부터 청주와 청원은 하나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울타리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청주·청원출신이라는 경쟁심리보다 가족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번 세월호참사도 나만 살겠다는 선장과 선원들의 이기주의적인 행태가 큰 원인중에 하나였다. 그런태도를 버려야 한다.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을 갖고 윈윈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통합청주시장이 되면 조직내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체의식을 갖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또 인사원칙도 약속한 대로 8년간 별도로 관리하겠다. 물론 그렇다고 기계적으로 관리하지는 않는다. 출신을 떠나 일 열심히하는 공무원은 우대할 것이다"
▶지난 4년간 공무원 비리가 잇따르면서 청주시는 많은 오점을 남겼다.
"내가 재임하는동안 공무원비리가 많이 늘었다는 것은 오해다. 공무원 비리는 과거에도 있었는데 지난 4년간 더 두드러졌다는 것은 통계에도 나오지 않는 내용이다. 다만 청주연초제조창 매입과정에서 담당 간부공무원이 뇌물을 받은것이 드러나면서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추락한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 사건은 4년전 취임 3개월만에 발생한것으로 계약추진은 전임시장 이뤄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마치 내 임기중 비리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알려진 것은 잘못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를 선거에 악용하는 세력이 있어 안타깝다"
▶하지만 담당 간부공무원은 KT&G로부터 뇌물을 받은것이 드러나기전, 여직원과의 성추행문제로 물의를 빚었으나 별다른 인사조치를 취하지 않아 '감싸기'라는 지적도 있었는데.
"시장은 인사권은 있지만 징계권은 갖고 있지 않다. 당시 해당 간부공무원은 서기관승진을 앞두고 있었지만 여직원이 찾아와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듣고 승진에서 제외하는등 인사상 불이익을 주었다. 해당 공무원때문에 청주시 공무원들의 이미지가 추락했지만 과대포장된 점도 많다. 당선되면 공무원들이 공직윤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
▶지난 대선이후 복지가 시대의 화두가 됐다. 통합시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복지정책은 무엇인가.
"복지는 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선 국가시책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다만 큰 틀에선 정부정책에 따르되 작은틀에선 통합시의 특성에 맞게 정책을 펼 수 있다. 청주시는 전체 일반회계에서 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었다. 당선되면 이 정도 비중은 유지할 방침이다. 또 여성복지와 노인복지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민선 5기 청주시 캐치프레이스는 '녹색수도 청주'로 정해 환경에 초점을 맞추었다. 통합청주시장에 당선되면 캐치프레이스는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
"녹색수도는 하나의 상징이다. 꼭 환경에 포인트를 맞춘것은 아니다. 난 삶의 질과 공간의 질을 중시한다. 일자리, 교육, 문화, 복지가 삶의 질에 해당된다면 도시계획과 쓰레기처리등은 공간의 질이라고 할 수 있다. 당선되면 이를 확대해 '행복수도'로 정하겠다. 구체적으로 도농균형, 안전도시, 촘촘한 복지를 추진해 시민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내 복안이다"
<한범덕 후보의 '행복도시'는 이시종 지사의 '행복도지사'론과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으나 우연의 일치일뿐 정책을 공유한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통합시장으로서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공약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청원군과 통합과정에서 약속한 75개 상생방안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생각이다. 청원군지역 주민들로 부터 괜히 통합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세심하게 배려하겠다"
▶통합시 규모로 볼때 공연장과 스포츠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많다. 이전하거나 확충할 계획은 있는가.
"청주시가 통합시로 거듭나면 면적이 6배가 늘어난다. 문화·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도 좋고 부지확보에도 용이하다. 중장기적으로 국제규격의 경기장을 조성하고 배드민턴과 축구를 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형 시설을 늘리겠다. 또 문화시설을 위해 도심지에서 365일 공연과 전시가 끊이지 않도록 중소공연장을 만들겠다. 욕심이 있다면 3천석 규모의 공연장을 만들고 싶은데 예산난때문에 쉽지 않아 아쉽다. 공연장은 한석에 1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3천석이면 3천억원이 투입된다는 얘기다. 인근 세종시에 있는 문화관광체육부와 협의해 통합시 규모에 맞는 대규모 공연장을 조성할 수 있도록 예산확보에 관심을 기울이겠다"
▶지난 4년간 청주시정을 평가한다면.
"나는 말보다 실천을 우선해왔다고 자부한다. 청주시 정책도 양보다는 질을 추구해왔다. 무엇보다 통합을 이뤄낸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단기위주의 인기행정보다는 지속가능한 정책을 펼쳐온 것이다. 그런점을 청주·청원 주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겟다"
▶한 후보가 당선되면 통합청주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가.
"통합청주시는 청주·청원발전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세종시에 둥지를 튼 9개 경제부처를 최대한 활용해 대기업 본사와 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겠다. 또 KTX가 교통인프라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호남분기역인 오송KTX역사가 활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
▶통합시장 후보로서 이승훈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승훈 후보와는 시차를 두고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던 경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인연은 없다. 이 후보는 경륜도 있고 능력도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다만 청주시장 후보 토론회때 발언하는 것을 듣고 지방행정 경험은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니면 말고식 의혹을 제기하는것을 보고 실망했다"
▶한 후보가 꿈꾸는 통합시의 미래를 간단히 정의해달라.
"두가지를 말하고 싶다. 우선 통합청주시가 도·농통합의 모델이 됐으면 한다. 또 대전·세종시와 조화를 이뤄 중부권의 핵심도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한 후보는 이번 선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청주가 고향으로 고등학교까지 청주에서 나왔다. 충북도 정무부지사에 얼마전까지 현역시장이었다.
또 행정안전부 2차관에서 물러난이후 지방선거만 이번이 세번째다. 지연, 학연, 인지도, 선거경험까지 뭐 하나 빠질게 없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이승훈후보와 지지율은 큰 차이가 없다. 이때문에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신중히 대답했다. 그는 "유권자와 언론이 자신의 진정성을 믿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유권자 한사람이라도 더 만나야 한다"며 단체로 온 등산객들을 향해 달려갔다.
일에 대한 집념과 책임감 정평.
박한다식한 시장.. 온정주의 지적도.
한범덕 후보는 이원종 전충북지사(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장)와 질긴 인연을 갖고 있다. 2001년 겨울 행안부 부이사관 시절 국방대학원에 있을때 이 전지사가 "고향에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해 대학(서울대 동양사학과)입학이후 30년만에 금의환양해 바이오엑스포사무총장을 맡았다. 이 전지사는 한후보에 대해 "일에 대한 집념과 맡겨진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공무원 세계에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한 후보는 이 전지사와 함께 2002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충북에 바이오산업의 기반을 닦았다. 한후보와 이지사는 2008년6월 '생명속의 생명' 이라는 책을 공동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순조로운 길을 걸었다. 대전 대덕구청장, 충북도 기획관리실장과 정무부지사를 거쳐 참여정부후기에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역임하는등 지방행정관료로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소탈하고 박학다식한 편이지만 부하직원에 대한 온정주의 때문에 청주시 공직기강은 해이해졌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부인 박시자(58)씨 사이에 재동(32·현대백화점), 재원(SK하이닉스), 보경(23·대학생)등 2남녀를 두고 있다. 자녀들은 이번선거를 앞두고 직장(학교)에 휴가를 내고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있다.
/jbnews 통합시장 후보탐구^ 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