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에 따른 부적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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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작
입체적인 형태를 띠는 것이 부작이다.
부작의 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복숭아나무로,
이것을 벽사(辟邪), 즉 귀신을 물리치는 데 사용한 것은 무척이나 오래 전으로 알려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동해 도삭산(度朔山)의 사방 삼천리까지 가지를 뻗은 복숭아나무에 신도와 울루라는 신이 있었는데,
이들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귀신을 잡아 갈대로 묶어 호랑이밥이 되게 했다.
황제(皇帝)가 이를 참고하여 도목(桃木)을 걸어 귀신을 몰아냈다고 한다.
또한 『회남자(淮南子)』에도 ‘귀신은 복숭아나무를 두려워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언제부터 이 같은 관습이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통용되는 예가 많다.
제사 지낼 때 과일 중에서 복숭아를 올리지 않는 것 역시 이러한 오랜 관습 때문이다.
복숭아나무 외에 귀신이 싫어한다고 알려진 붉은 빛을 띤 대추나무도 같은 용도로 사용되었다.
또한 이름만으로도 신비감을 주는 벽조목(霹棗木), 즉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효능이 더욱 크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한 대(漢代)의 전설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강에 몸을 던진 초(楚)나라 굴원(屈原)을 위해 사람들이 제사를 올렸는데,
교룡(蛟龍)이 나타나 제수(祭需)를 가로채 의식을 제대로 치를 수 없었다.
그러자 사람들의 꿈에 굴원이 나타나 제수를 오색 비단으로 감싸면 교룡이 범하지 못할 것이라고 알려주었고,
그대로 하자 과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후로 오색 비단 또는 비단 역시 벽사축귀(辟邪逐鬼)에 효험이 있다고 여기게 되었다.
이처럼 축귀에 효험이 있는 복숭아나무나 명주 등에 사람들은 구체적인 문자로 자신들의 염원을 새겼고,
그것이 도부(桃符)나 도인(桃印), 또는 비단에 예서(隸書)나 전자(篆字)로 벽사의 내용을 적은 채증(彩繒) 같은 형태가 되었다.
또한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특별히 귀하거나 재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물건에 의미를 부여했고,
그것들이 부(符)와 결합하여 수 많은 부작이 만들어졌다.
부작을 만들 때 사용한 물건은 다음과 같다.
♣석류 : 순산, 구자득손(求子得孫), 부부화합 등의 효험이 있다.
옛날에는 여성들의 노리개나 비녀 등에 그 모양을 새겨 넣거나, 실물을 벽에 장식 삼아 걸어두었다.
불교의 탱화 중에서도 석류를 든 귀자모신(鬼子母神:유아를 보호하고 양육하는 신)을 볼 수 있다.
♣조개 : 여성의 성기를 상징한다. 재수를 빌고 자손창성을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여성의 단속곳 : 전당포에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고, 노름꾼에게 재수가 있다고 여겨졌다.
특히 죄수들은 형기가 감형된다고 믿어 비싼 값을 치르고라도 꼭 구하려 했다.
♣여우 자궁 : 남성의 접근을 갈구하던 옛 여인들, 즉 기생이나 첩실들이 심리적인 위안으로 많이 사용했다.
♣호랑이 코 : 임신부의 방문 위에 걸어두면 씩씩하고 신분이 높아질 사내아이를 낳는다고 여겼다.
♣수탉의 꽁지 : 수탉의 꽁지 3개를 임신부의 요 속에 몰래 넣어두면 아들을 낳는다고 믿었다.
♣도끼 : 구리나 쇠로 만든 자그마한 도끼 모형 3개를 끈에 꿰어 허리에 차고 다니면 큰 인재가 될 아들을 낳는다고 믿었다.
♣작침(鵲枕) : 비어 있는 오래된 까치집에서 나온 콩알만 한 돌이 작침이다.
이것을 몸에 지니면 마음에 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바늘 : 남편의 외박이 잦거나 부부사이가 좋지 않을 때 눈에 띄지 않게 옷 안에 넣어둔다.
실을 끼운 바늘을 삼베에 꽂아 만든다.
♣벽조목(霹棗木) : 벼락 맞은 대추나무에 주사로 부적을 그려 몸에 지니면 호신보명(護身保命)한다.
불상목(不祥木)이라고도 하며, 가래나무로 대신할 수 있다.
♣들쇠 : 농에 달린 손잡이 모양의 들쇠는 음양화합과 부부 및 가족의 행복을 기원한다.
♣원석(圓石) : 묘를 쓸 때 거북이나 거울, 원석(원 무늬를 새긴 돌)을 넣으면 자손에게 복이 온다.
♣호랑이 발톱 : 귀신을 쫓는다. 발톱 외에 수염, 이빨도 같은 효과가 있다.
♣사슴 뿔과 털 : 예로부터 ‘녹각축사 악기살귀(鹿角逐邪 惡氣殺鬼)’라는 말이 있듯, 이것이 귀신을 쫓는다고 여겼다.
♣복숭아나무 : 황제(皇帝)가 사용했다고 하는 축귀 부작(逐鬼符作).
대추나무와 솔잎 역시 같은 효과가 있다.
오행에 따라 동쪽의 대추나무, 서쪽의 복숭아나무, 남쪽의 느티나무(소나무로 대신한다),
북쪽의 버드나무(느릅나무로 대신한다)등을 사용한다.
♣코뚜레 : 새로 이사 온 집에 달아둔다.
♣쑥 : 악귀나 물것을 쫓는 효과가 있다.
♣채삭(綵索) : 오색실이나 헝겊으로, 귀신을 쫓고 질병을 예방한다. 장명루(長命屢) 또는 오색루(五色屢)라고도 한다.
♣동자상, 십이지신상, 호신불, 관우상 : 호신의 효과가 있다.
2)부적
평면의 형태를 띤 것으로, 그림이나 기호가 그려진 기호 부적과 문자로 씌어진 문자 부적으로 나눈다.
기호 부적은 우주가 운행하는 모습, 즉 기(氣)의 흐름을 형상화한 것으로 변화와 상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태상노군이 처음 사용했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보다 다양한 인간의 욕구를 세밀하게 표현한 부적이 등장했고,
발달된 문자와 미적 감각이 보태져 오늘날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그림이 그려진 부적은 구상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으로 나누어진다.
구상적인 것에는 호랑이와 새 등의 동물, 인형, 귀면(鬼面)등을 그린 것이 많다.
특히 불가의 부적에는 다라니경 전부를 탑 모양으로 배열한 문자와 혼합된 형태도 있다.
추상적인 형태로는 와문형(渦紋形), 탑형, 계단형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 같은 부적을 신부(神符) 또는 기부(氣符)라고 하는데, 이는 신령의 기가 붓을 움직여 그리기 때문이다.
얼핏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힘들지만, 대체로 부적을 사용하려는 이가 처해 있는 상황과 나아갈 바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문자 부적은 대개 고전체(古篆體)로 씌어진 것이 많은데,
이 중 불가의 부적은 인도어의 원류인 산스크리트(Sanskrit) 문자, 즉 범자(梵字)나 한글로 된 것도 있다.
부적에 사용된 문자로는 일월(日月), 천(天), 광(光), 왕(王), 금(金), 신(神), 화(火), 수(水), 용(龍)등이 많다.
부적 전체가 한 글자로 된 것도 있지만, 파자(破字)를 사용하거나 여러 문자를 조합한 것도 많다.
특히 부적 위나 아래쪽에 ‘칙령(勅令)’이라는 글자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강력한 신의 힘으로 귀신이 꼼짝 못하고 도망가거나, 완전히 포박되어 옴짝달싹 못하는 형상을 나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