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매주 월요일 오늘의 시론시간에는 교육이야기를 함께해보는 시간인데요. 충북교육발전소 교육위원장 김재훈 선생님 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박: 오늘 준비한 교육이야기는 무엇인가요?
김: 네 PD님! 자유학기제 들어보셨죠?
박: 네 물론 들어봤죠... 한 학기동안 시험으로부터 해방시켜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린 진로를 탐색하게 하자는 것 아닌가요?
김: 네 맞습니다.
제가 가입한 배움의 공동체라는 밴드가 있습니다. 충북에 약 200분의 선생님들이 가입되어 있는데요. 제가 여기에 무기명 설문을 하나 올려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설문 내용은 “내년부터 모든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고 ①번은 도입해도 무리가 없다. ②번은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하긴 여건상 너무 이르다 이렇게 조사를 했는데요 결과는 ①번이 24% ②번이 76%로 나왔습니다.
자유학기제 시행을 위해 학교현장의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는 이야기인데요. 오늘은 자유학기제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자유학기제란 말씀하신대로 한 학기동안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주제를 마음껏 학습할 수 있도록 자유를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3년 42개 중학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했고요.
작년에는 811개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행했습니다.
올해에는 1학기 49개 학교, 2학기 2,253개 학교로 확대(전체 중학교의 72%)되어 시행중에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됩니다.
박: 내년부터는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되는 군요
김: 네 그렇습니다. 자유학기제 시행 방법은 그러니까 오전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같은 주요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동아리활동, 예술체육활동, 진로체험활동 등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오후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의 예시를 한번 들어볼께요
(동아리 활동) 문예토론, 라인댄스, 웹툰제작, 과학실험, UCC 제작 등
(예술‧체육 활동) 국악, 연극, 영화, 만화‧애니메이션, 사진, 스포츠클럽 활동 등
(선택 프로그램) 창조적 글쓰기, 한국예술 발견, 드라마와 문화, 미디어와 통신 등
(진로체험 활동) 진로캠프 참여, 부모님 직장 탐방, 전일제 진로체험, 명사특강 청취 등이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학교 실정에 맞게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박: 이 자유학기제의 도입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도 공약을 했었구요. 박근혜 후보도 중1,2학년 중 한 학기에 실시하겠다고 공약하였습니다. 그래서 2013년부터 연구시범학교를 만들어 시행에 들어간 것입니다.
외국의 사례로는 아일랜드를 들 수 있는데요. 이 나라는 중학교 졸업후 고등학교 가기 전에 전환학년제를 운영하는데요. 1년동안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활동을 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죠. 단, 희망자에 한해서 하구요. 요즘은 약 70%의 학생이 참여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자유학기제가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와 다른 점은 우리는 교육과정내에서 운영하고 아일랜드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마친후 실시하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 얼핏 생각하기에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면 학부모들이 공부걱정을 많이 할 것 같은데요?
김: 네. 단순하게 생각하면 “왜 공부는 시키지 않고 놀게 하느냐?”라는 의문을 가질 수는 있겠죠. 그러나 이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전체학년에 프로젝트 수업을 도입하겠다는 것이 원래의 취지입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등 주요과목에서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이것을 동아리활동이나 진로체험활동과 연계시키고자 하는 것이죠.
박: 프로젝트 수업과 동아리 그리고 진로체험과의 연계, 선생님들이 할 일이 많아지시겠네요.
김: 네 그렇습니다. 수업에서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자유학기제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자유학기제의 도입 취지도 학교에서의 수업문화를 바꾸어 보자는 것이죠. 그냥 단순히 아이들이 어디어디 가서 직업체험하고 하는 것을 자유학기제로 이해한다면 곧바로 실패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유학기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개혁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또 그 개혁의 방향이 올바른 방향의 변화라면 적극 수용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죠.
사실 지금까지 학교에는 수많은 개혁들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성공한 것도 있고 실패한 것도 있습니다.
어떤 개혁이 학교에 들어오면 그것은 세 가지 방향으로 시행된다고 할 수 있어요
하나는 학교현장에 맞게 새롭고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쪽이구요
두 번째는 그 제도를 그냥 최소한만으로 따르는 경우 이구요
마지막 세 번째는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던 개혁이니 이를 방해하는 것이죠.
박: 네에 그렇군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자유학기제 시행에 있어 문제점은 없나요? 준비상태나 뭐 이런거.....
김: 자유학기제가 정착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는데요.
첫째는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상태에서 잘 시행될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아직도 ‘공부공부’하는 문화가 문제죠.
그래서, 자유학기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고등학교가 영재학교에서부터 특목고와 같이 서열화되어 있는데 한 학기동안 길거리를 방황하다 돌아올 여유가 있는가? 벌써 학부모들 중에는 자유학기제는 자유 사교육기간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는 거죠.. ”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 입시문제를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미래의 학력’이라는 것입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를 생각해봐야겠죠. 미래사회는 융합형 통합교과형 지식이 중요한 시대이므로 단순 암기식 지식 습득은 의미가 없습니다. 앞으로의 입시도 그런 방향으로 바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예산문제입니다. 학교당 자유학기제로 평균 약 1700만원 정도가 지원되는데요. 이 돈은 프로그램 운영비로 쓰이는 돈으므로 자유학기제가 계속되는 한 지속적으로 확보되고 지급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예산의 지속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세 번째 문제는 자유학기제는 결국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중요한데요. 지역사회에 과연 그러한 체험학습 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또 지역내 일반회사와의 협력시스템을 잘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이제는 우리 아이들을 마을공동체가 함께 키워간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문제점들이 잘 해결되어야겠군요
김: 네 그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선생님들의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선생님들이 어떻게 수업을 변화시켜나갈 것인가가 자유학기제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생님들의 노력은 소프트웨어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제도라는 하드웨어도 하드웨어지만 의식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잘 돌아가야 무슨 일이든 성공할 수 있겠죠.
교육부 입장에서는 이 자유학기제가 열린교실 정책처럼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정책이 아니라 지속적이고도 발전적인 교육 모델로 정착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에서는
‘자유학기제 진로체험협의회’라고 해서 정부 내 중앙부처 및 산하 공공기관이 함께 하는 것을 만들었구요.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는 않았지만 ‘진로교육법’ 제정을 통한 공공기관의 직업체험 제공을 의무화 할 예정입니다.
또, KBS미디어, 대한적십자사, 전경련, 중소기업중앙회 등 민간기관과의 자유학기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진로체험처를 5만개 기관, 10만개 프로그램으로 늘려 자유학기제와 매칭시킬 예정입니다.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라고 할 때 이 자유학기제는 일회성 정책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현장에 조속히 뿌리를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 자유학기제의 시행으로 나타나는 예상 효과는 무엇인가요?
김: 네~ 한 학부모의 말을 빌리면
자유학기제를 하기 전에 학교에 대해 거의 말이 없는 내성적이었던 자녀가 자유학기제를 하고 나서 학교에서 활동하는 교과체험, 진로 체험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등 눈에 띄게 표현력이 좋아졌고 교우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하는 등 외향적으로 변했다며 학교에서 학생 활동 및 참여형 프로그램 수업 때문인 것 같다며 매우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더군요.
결론적으로 자유학기제의 기대 효과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적성에 맞는 자기계발 및 인성 함양이고요
둘째는 학생들의 만족감 높은 행복한 학교생활이고요
세 번째는 이러한 학교교육을 통한 공교육의 신뢰회복 및 정상화!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박: 네 매주 월요일 ‘오늘의 시론시간’에 나누는 교육이야기, 충북교육발전소 교육위원장 김재훈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이야기 감사합니다.
김: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