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다’, ‘사람 사는 세상’
저도 이 말에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다른 짐승보다 사람이 먼저야 맞고, 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이 사는 세상이 맞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게 불변의 진리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개 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8448명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개에게 물리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 꼬맹이가 우리 집 개한테 물렸다며 안락사를 시키라는데 어이가 없다”라는 글이 게재됐습니다. 무슨 사연일까요?
글쓴이는 “우리 집 댕댕이(개)는 예전에 멧돼지 사냥에 동원되던 사냥개 중 한 마리다”며 “집 마당에서 요양 겸 생활을 하고 있는 ‘도베르만’ 종으로 이름은 ‘나서스’”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개가) 입마개를 안 하거나 목줄 안 한 채 산책하다 사람을 물었으면 할 말이 없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사건은 오후 5시쯤 8살짜리 꼬마 아이의 장난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아이는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돌멩이를 주워 마당 한복판에 자고 있던 나서스에게 던진 것인데요.
잠에서 깨버린 나서스는 돌멩이 공격에 마당 구석으로 도망갔습니다. 글쓴이는 “여기까지는 ‘남의 집 개한테 돌을 왜 던지나?’ 정도로 화는 나지만 넘어갈 수 있었는데, 아이는 울타리 문을 넘어와 나서스의 목줄이 짧은 줄 알고 돌멩이를 또 던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이 생각과 달리 나서스는 마당을 돌아다니며 생활할 수 있도록 쇠사슬 목줄에 20~30m 길이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아이의 도발 끝에 나서스는 아이를 넘어뜨려 팔과 허벅지를 물어뜯었습니다.
근처에 있던 주민의 신고로 아이는 응급차에 실려 갔고 글쓴이는 사고 경위도 모른 채 파출소로 불려갔습니다. 글쓴이는 혹시 모르는 사태에 대비해 CCTV USB도 들고 갔습니다. 그렇게 파출소에서 대면한 글쓴이와 아이 아빠, 둘의 갈등은 함께 영상을 본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아이 아빠는 “개가 사람을 문 것은 바뀌지 않은 사실이니 안락사를 해야한다”라고 주장한 반면 글쓴이는 “호랑이 우리에 들어가는 사람이 문제지 호랑이 잘못은 아니다. 아이가 울타리를 넘어 원인을 제공한 것이고 개는 자기방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지는 논쟁에 감정이 격해진 아이 아빠는 “안락사 안 시키면 내가 직접 밟아 죽여버리겠다”라고 노발대발했다는데요. 이에 글쓴이의 분노도 폭발해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냐”고 말해 멱살잡이를 했다고 합니다.
이런 다툼 끝에 글쓴이는 누리꾼들에게 “돌멩이를 던지면서 도발하다 물린 애랑 아이를 문 개 중 어느 쪽 잘못이라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누리꾼들은 뜨겁게 반응했는데요. 많은 이들은 “주거 침입으로 고소해라” “무단침입한 사람 물라고 개 키우는 거 아니냐” “개가 걱정되니 당분간 개 숨겨둬라” 등의 의견을 전했습니다. 반면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물었으면 안락사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개에게 장난을 치려고 남의 집 마당까지 침입한 꼬마와 그런 꼬마를 물어버린 개.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까요?>국민일보, 이주연 인턴기자
이 상황에서 사람이 먼저니까 개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논리가 과연 타당한지 묻고 싶습니다.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펫시터’에게 맡긴 햄스터가 며칠 뒤 사체로 돌아왔다는 주인의 사연이 공개돼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햄스터 관련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A씨는 최근 이사를 앞두고 지역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햄스터를 맡아줄 임시보호자인 이른바 ‘펫시터’를 구했다.
A씨는 지난달 14일부터 3일간 자신이 키우는 햄스터를 맡아주는 비용으로 총 12만원을 제시했다. 이후 햄스터를 키운 적이 있다는 20대 남성 B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의 햄스터를 보고 애정을 보인 B씨를 믿고 햄스터와 함께 리빙 박스, 쳇바퀴 등 각종 용품을 건넸다.
그러나 B씨는 돌연 A씨의 연락을 피했다.
공개된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B씨는 햄스터를 맡긴 다음 날인 4월 15일 햄스터 근황 사진을 보여달라는 A씨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후에도 A씨가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지만 B씨는 답장하지 않았다.
햄스터를 돌려주기로 한 날까지 연락이 닿지 않자 A씨는 경찰서에 가는 중이라고 B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제야 B씨는 “(햄스터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며 “돈을 돌려드릴 테니 계좌 알려주시고 쥐XX 하나 갖고 신고하지 말라”고 답변했다.
A씨가 B씨의 집 앞으로 찾아갔을 때 햄스터는 손바닥 크기 정도 되는 상자에 담겨있었으며 이미 숨진 채로 차갑게 굳어있었다.
A씨는 “이사할 때 스트레스 받을까봐 잠시나마 편하게 지내라고 한 게 독이 될 줄 몰랐다”며 “햄스터에게 정말 미안하고 후회스럽다”고 호소했다. 이어 “(B씨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PNR 김슬기 변호사는 “햄스터 사망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하지만, 재물손괴 부분에 대한 민사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학대 등 이유로 햄스터가 죽었을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려동물 산업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펫시터 문화에 대해 제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권단체 케어의 김영환(58) 대표는 “펫시터는 생명을 돌보는 일을 하는 만큼 제도적인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며 “(펫시터와 관련 문제에 대해) 제도적 개선 방안 및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국민일보, 김아현 인턴기자
솔직히 제 생각에도 ‘그깟 쥐 한 마리’인데 그렇다고 해서 그 햄스터의 생명이 사람의 생명보다 더 가볍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사람의 생명과 짐승의 생명을 비교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 상황에서는 그런 비교가 타당할 수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늘 ‘우리(편) 사람이 먼저’이고, 정권을 잡은 사람들의 ‘사람 사는 세상’이다보니 오늘은 ‘사람이 먼저다’, ‘사람 사는 세상’이 무척 공허하게 들리는 아침입니다.
2회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