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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3시 출발해서 국도로만 속초도착 해서 보니 14.7km/l 정도 나오네요.
중간쯤 리셋시키고 속초 시내주행과 두세군데 느릿느릿 저속주행하니 연비 9 l/100km까지 떨어지더군요.
저녁 먹고 11시 지나서 서울향해 고속도로 타고 120~140키로로 달려왔습니다.
집까지 도착하고 보니 7.7 l/100km, 그러니까 12.987 =13 km/l 나옵니다.
생각보다 고속주행 연비가 좋아서 기쁘더군요.
1. 서스펜션
시내주행과 시속 120km 주행시까지는 서스펜션의 반응들이 훌륭합니다.
현대 소나타나 그렌져 보다는 확실히 더 치밀하고 움직임이 빨라서 좋구요.
경부고속도로에서(영동고속도로 보다는 도로 상태가 더 좋다는 가정하에)는
마이비 주행안정성이 좋습니다.
다만 영동고속도로 일정구간(도로 상태가 불균형할 때)에서 120~140키로에서는
제가 12년 째 운행중인 크레도스 보다 확실하게 떨어집니다.(쇼크업저버도 12년
째 그대로 입니다. 서울 시내 저속에서는 퉁탕거리다가도 고속들어가면 제가 타는
바이크나 사이클 만큼 믿음직스럽네요.)
영동고속도로에서 경부로 진입하는 판교ic구간에서는 속도 줄이지 않고 그대로
진입했는데 좌우상하로 롤링이 많이 느껴집니다.
2. 엔진
사실 마이비 사기 전까지는 저 또한 한국사람이라 136마력이란 '스펙' 때문에
좀 아쉬웠습니다.
* 우리나라 모든 포탈사이트의 golfgti란 id는 다 제 것이거든요.
80년대 초반 유럽에 유학할 때 golf GTI에 한번 타보고는 golf에 집착했는데
이젠 모터바이크와 사이클을 통해 몸으로 속도를 익히니 마력에 대한 집착
없어졌습니다.
예전에 아우디가 주장했던게 '앞바퀴굴림차는 100마력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는데
저도 아직 이 말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주행상황에서는 1315kg 의 차중 덕분인진 sohc엔진의 중속 토크
덕분인지 80~140km구간에서는 힘의 부족을 별로 못느끼겠거니와 힘이 충분
하더군요.
'넘친다'는 말 보다는 '충분하다'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실제 신형그렌져 2.7을 타보면 저속에서는 뭐 그냥 마구 나가요. 엔진소리도 안나고~
하지만 고속주행에서 연비도 연비고 어느 순간부터는 5단미숀 탓인지 엔진이 헛도는
느낌이 가끔 들더군요. 소나타 4단 미숀도 똑같구요.
소나타2.0이 163마력인가 하던데 실제로 136마력의 마이비와 별 차이를 못느끼겠습니다.
구닥다리 4단오토매틱의 비효율성이라고 저는 추측할 뿐입니다.
소나타 디젤 수동의 경우 연비가 17km/l 후반대인데 오토매틱은 13km/l 입니다.
4단짜리 오토매틱의 비효율성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3. 타이어와 1315kg의 차중량
215 45 17 사이즈의 타이어는 언제 어디서나 그 존재감이 넘칩니다.
타이어의 성격을 확실하게 파악은 못하고 있지만 comfort suspension에 높은 차체,
가벼운 차중의 마이비를 그래도 마지막까지 보살피는게 타이어라고 생각이 드네요.
1315kg의 차중은 사실 마이비를 고를 때 1. 디자인, 2. 가벼운 차중, 이라는 매력 때문에
샀을 정도로 저에겐 중요하고도 중요한 '팩트' 입니다.
자동차매니아, 모터바이크매니아, 사이클매니아(mtb매니아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중에서
누가 가장 예민할까요?
ㅋㅋㅋ 답은 사이클매니아 입니다.
모터바이크매니아는 자기 바이크의 중량을 그래도 kg 단위로 외우거나 따집니다.
사이클매니아는 논쟁의 단위가 'g' 단위 입니다.
'내 시트의 무게가 몇 그램인데 니건 몇 그램짜리냐?'고 묻죠.
자동차매니아라고 불릴 만한 사람들은.....주로 마력에만 집착을 하더군요.
최고속도와 마력수, 아니면 가죽시트냐 아니냐....뭐 자잘한 것들에 관심이 많죠.
제가 볼 때는 가장 단순하고도 하수라고 생각이 드는데...
여하튼 자동차매니아는 대체로 차중에는 별 무관심합니다.
한국에서 본 어떤 기사나 글에서도 '차중량'을 논의의 한 근거로 제시한 사람을 못봤습니다.
저에게 마이비를 사게 한 첫째 매력은....1315kg(어디서는 1345kg이라고도 표기됨) 입니다.
이것은 벤츠의 실제 기술력의 총체라고 생각이 듭니다.
작고 차 중심이 높고 횡단면이 큰 불리한 점을 다 가지고 있는 마이비가 차중량까지 무겁다면
136마력의 엔진으로는 버티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4. 136마력의 엔진과 1315kg의 차중량
사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차 디자인과 차 콘셉의 많은 부분이 이미 '엔진의 크기'에서
결정 되버립니다.
현대 차 처럼 엔진이 크거나 높아버리면 보시는 대로 소나타나 그렌져처럼 뚱뚱하고 무거운 차밖에
나올 수가 없는 것이죠. 제 12년된 크레도스를 nf소나타 옆에 세워 높으면 한뼘은 낮습니다.
그건 엔진의 높이가 차량의 전체 디자인을 결정해버린다는 것이죠.
마이비는 sohc의 136마력 짜리 , 넘 단순해서 신문기사 어디에서고 칭찬도, 화제거리도 안되는
마력이지만 엔진 자체의 크기와 무게를 최대한 작게 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앞바퀴의 오버행을 넘지 않고 최대한 네바퀴 안쪽으로 엔진을 끌어들인 것이지요.
덕분에 이 작고 높은 마이비 차체를 거침없이 140키로의 중속영역까지 핸들링과 승차감, 안정감
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 마이비를 보고 엔진룸을 열어보곤 '깜짝' 놀랬습니다.
아 엔진이 이렇게 작을 수가 있구나....
sohc 136마력이지만 현대 dohc 162마력 하나도 부럽지 않습니다!
작고 효율적인 엔진이 '출력숫자'에 우선합니다!
바이크 타는 사람들은 이 엔진의 크기와 무게에 예민합니다.
이 점은 자동차 타는 사람들도 새겨 들어야 합니다.
벤츠는 이 차의 본질을 '가볍고, 작게, 그러나 잘 균형이 잡힌' 차로 정하고 그대로 만들었습니다.
애초 엔진소음이나 도로에서 하체소음까지 신경쓸 생각도 없었던 것 같구요.
소비자와 타협하지 않는게 유럽회사들의 본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일본은 '상품'을 만들고 독일은 '제품'을 만든다는 말이 있잖아요.
벤츠는 한국사람들을 위해 타협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내 물건 이렇게 만들어 봤는데 맘에 안들면 할 수 없잖아요?' 라고 속삭이는군요.
한국 소비자와 가장 잘 '소통하는' 회사는 현대입니다.
소비자와 가장 잘 타협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현대차가 그렇습니다.
미래는.........크고 무거운 차는 미래가 없습니다.
한국사람들의 이 유별난 '조용함'과 '크기', '부드러움'에 집착하는 것은
국제적 취향은 아니고 미국 취향에 가깝습니다.
독일 사이트에서 확인은 못했지만 이 sohc 엔진의 캠샤프트가 나트륨봉입 중공식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옛날에 별 볼일이 하나도 없었던 그 E190이란 베이비벤츠의 sohc 엔진이
100마력 조금 넘던 시절에 '참 허접한 벤츠구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실제
그 100마력 좀 넘는 엔진에 레이싱엔진에 쓰던 나트륨봉입 중공식 캠을 쓰더군요.
참..그런거 자랑도 하지 않더군요.
알고 봤더니 이 벤츠란 브랜드 참...의젖한 이미지로 남았습니다.
5. 1315kg의 차중량과 136마력의 작은 sohc엔진과 215 45 17 사이즈의 타이어의 조합
어느 수입/국산차를 막론하고 이런 괴기한 조합을 본 적이 없습니다.
모닝과 마티즈를 제외한 거의 모든 휘발유차가 dohc인 국산차 세상인데 아직도 sohc에
136마력짜리 엔진을 달고 '수입외제차'라고 하는 마이비의 실제 실력은 위에서 말했듯이
3가지 실력이 조합된 상태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 3가지 상황의 조합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국내에서 화제가 될 수가 없구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차 기준점이란게 잘 아시잖아요.
몇 마력이냐/몇 cc냐/얼마 짜리냐/얼마나 조용하냐~~~
6. audio20 의 매력
아직도 네비게이션의 필요성을 솔직히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도 mp3가 안되서 상당히 아쉬운게
마이비의 audio20 입니다.
마이비 사자마자 갈아버릴까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아주 충분히 훌륭했습니다.
원래 벤츠는 제 기억으로는 Bosch Blaupunkt 브랜드나 Becker란 브랜드를 썼던 것 같은데
지금의 audio20은 브랜드와는 상관없이 기본이 탄탄합니다.
락이나 스케일 큰 음악 보다는 현악이나 재즈, 실내악이 아주 좋습니다.
Yoyoma의 탱고나 비발디나 바흐의 첼로음악, Steve Barakatt의 Rainbow Bridge 훌륭합니다.
윤도현의 혈액형이나 노찾사의 노래도 좋습니다. 락이나 댄스음악은 억지춘향 격이구요.
스피커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예전에 여기에서 누가 정보를 주었던 봉천동의 어느 현대 폰터스 계열의 올인원 시스템을
설치해주는 곳에 우연히 들어갔습니다.(바로 근처에 봉천동 vips가 있어서요.)
결론부터.....그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오디오는 그래도 오디오여야 하는데 출력이 크다고 오디오인가요.
기능이 많은게 오디오 인가요.
여하튼 당분간 마이비 audio20 으로 버틸까 합니다.
다만 외부 네비게이션을 부착해서 cdc로 입력을 설치한 분이 계시던데 저도 이 출력만을 이용해서
당분간은 외부입력으로 버텨볼까 합니다.
------------새벽 4시 반인데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네요. 나머지는 담 기회에.......................
7. 무게 배분입니다.
내가 아는 한 스포츠카 기아엘란이 바데리를 앞 본네트에 두지 않고(들어갈 자리도 없지만)
뒤 트렁크에 넣었습니다.
마이비는???
바로 조수석 발 바닥 아래, 매트 아래 그 큰 바데리를 놓았습니다.
그만큼 원가 보다는 '균형'을 중요시 한 것이고, 기능을 우선시 한 디자인 입니다.
마이비 같이 불리한 조건의 차를 고속과 주행안정성에서 높은 수준으로 마무리 하려면
바데리 같이 무거운 것을 가능한 네바퀴 안으로 가져올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아니 모든 앞바퀴 굴림차의 본네트를 열어보면 커다란 엔진이 앞바퀴 축의
앞으로 놓여져 있고, 또 그 앞으로 바데리가 자리 잡고 또 그 앞에 커다란 범퍼가 있
습니다.
앞바퀴 앞을 넘어가는 모든 무게는 차량의 운동성에 마이너스 입니다.
유명 스포츠카가 엔진까지 네바퀴 안에 집어넣는 미드쉽이나 프론트미드쉽인 것 처럼요.
마이비 매력중에 하나는.....이 바데리가 조수석 발 밑에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BMW의 F시리즈 모터바이크의 연료통이 엉뚱하게 운전석 시트아래 있는 것 처럼
'기능이 디자인에 우선한다'는 합리주의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이죠.
저는 참..........이거 매력적이더군요.
처음 앞 본네트 열어보고 바데리가 안보여서 '태양열을 이용하는건가?'하고 놀랬어요.
^.^
조수석에 바데리를 넣는 차가 또 있나요?
모르겠습니다.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요즘 자동차 자체에 별로 관심이 안가서요.
마력이나 최고속도 보다는 연비나 차량무게, 이런 작은 기능적 혁신에 더 관심이 갑니다.
* 참고용-하나도 스펙 확인안하고 순전히 기억으로만 씁니다. 좀 틀려도 이해바랍니다.
1. 무게
마이비-1315kg
소나타2.0- ca. 1450kg ~1500kg 대
그렌져2.7- ca. 1500kg ~1550 후반대
소나타2.0 디젤 - 1550kg 넘을 듯...
(가장 비슷한 형식으로)
뉴카렌스2.0 lpg - 1550kg후반대
뉴카렌스2.0 디젤 - 1620kg <= 무겁죠? 1400kg 대만 됐어도 참 좋을 뻔..자전거 두대 + 3인승차가 가능한 차~
산타페 2.0 디젤 -1800kg 훨씬 넘을 겁니다.
윈드스톰 2.0 디젤 - 1750 ~1800 kg
QM5 - 1750 kg ~1850 kg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자동차)
미니 1.6 - 1250kg대...(다 좋은데 5인 타거나 자전거 두대 +3인 탑승 꿈도 못꾸죠~)
골프 TDI-GTI ..... - 1450kg대 (27인치 사이클 1대와 미니벨로는 가능한데 뒷자리 사람 못탑니다~)
뿌조 307 SW - 1531kg 대 - 가장 강력한 라이벌...마이비 보다 짐칸이 꽤 길어요. 하지만 뒷자리가 옹색합니다.
연비는 상당히 좋음. 다만 프랑스 뿌조-르노-시트로엥은 오토매틱 그저 그럼~
가격이 3630만원인데 '뿌조'나 '시트로엥'은 좋은데 같은 돈이면 이 차 안살겁니다.
뭐 대충 이렇습니다.
제가 다 확인해보고 고른 것이라 국산차-수입차 어느 차건 마력-무게 대비 성능과 내부 공간이 제일 좋습니다.
더구나 오토매틱7단 이란 매력이 있습니다.
물론 CVT라 7단 개념이 좀 다르긴 합니다.
정확히는 7 stage라고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만
미시령에서 수동 2-3단으로 언덕을 공략할 때 기대 이상으로 시프트 감각이 살아 있더군요.
잘만 쓰면 수동 못지 않은 활용도가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120키로 이상 질주할 때도 M으로 바꿔보니 실제로는 6단이더군요.
7단으로는 잘 안들어가나봐요~
정속주행할 때는 7단 수동으로 달려보려고 합니다.
대충 이런 무게 입니다.
그냥 머리속에 떠오르는 대로 적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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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wow~!!
경험과 지식에 바탕을 두신 김기태님의 글에 많이 공감합니다. 단순하지만 생각지 못한 배려에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럭셔리 카에 비한다면 주행시 타이어소음과 고속에서의 서스펜션의 반응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운전하는 재미도 솔솔하고 무엇보다 실용적이라 마음에 듭니다. 제가 가장 아쉬워하는 점은 트렁크에 골프백이 가로로 안들어간다는 점이죠^^
우왓!!! 정말로 wow~!!한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고민했던 마력부분...시승해보고 그냥 날려버셨죠^^..
저도 WOW입니다. 너무나 섬세하고 부드럽고 짭쪼름한 시승기 최고입니다.~~너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마이비 엔진의 컴팩트함이 마음에 들더군요. 볼보 뉴 S80에 쓰이는 야마하제 4.4 엔진도 같은 의미에서 컴팩트합니다.
당신은 정말 자동차 기자로서도 손색이 없군요...공감 한방 날립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잘 읽었습니다...
마이비 오너와 예비 오너들의 가려운데를 팍팍 긁어주는 최고의 분석이군요. 공지로 올릴것을 추천합니다.
ㅋㅋㅋ
감탄이 절로 나는구나~~~~얼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것도 있겠지만 조금 더 보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