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의 경우 숙면을 취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일단 잠이 드는 일이다.
수면유도기, 수면베개 등 수면을 도와준다는 제품이나 서비스도 많다. 마케팅분석업체 IMS헬스에 따르면 2012년 미국인이 이런 수면 관련 제품 및 서비스에 지출한 돈은 324억 달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8월 연구에 의하면 860만 미국인이 전월인 7월 보다 나은 수면을 위해 약을 복용했다고 보고했다.
많은 현대인들은 직장과 일상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자거나 숙면을 취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우리는 끊임없는 잡념을 없애고 잠들 수 있게 도와주는 4가지 방법을 시도해보았다.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잠들고 개운해진 상태로 깰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다. 모바일 기기용으로 새로 나온 수면앱 중 하나인 아이폰앱, 오디오 뇌 연구에 기반한 CD, ‘신체의 감각’에 귀를 기울여 잠에 드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MP3 다운로드, 그리고 요즘 유행 중인 긴장완화(relaxation) 훈련 전문코치 등이다.
‘뇌파음악시스템(Brainwave Music System)’은 캘리포니아 소재 신경음향학연구센터 소장 제프리 톰슨이 만든 6장짜리 CD 모음집이다. 듣다보면 빠르게 잠에 들 수 있는 음조로 이루어져있는데 나직한 콧노래와 피아노 선율 등 꿈결처럼 몽롱하다. 설명서에 따르면 음악을 접목시킨 특정 사운드 패턴이 뇌파와 의식상태를 조정할 수 있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우리는 30분짜리 수면용 트랙 두 개와 30분짜리 긴장완화 트랙을 시도해보았다. 설명서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양치질 같은 일상활동을 하는 동안 긴장완화 트랙을 배경으로 깔아 두고 잠자리에 들때는 수면용 트랙을 켜라고 나와있다. 배우자가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소리를 내고 아이들이 방해를 하는 와중에도 빨리 잠들 수 있었고 아침엔 놀랄만큼 가뿐하게 일어났다.
그 다음엔 버지니아에서 기업워크숍, 요가, 명상 클래스를 가르치는 긴장완화 훈련코치 스테이시 카말라 월트만을 고용했다. 그녀는 49.99달러짜리 수면용 패키지라는 것을 통해 음성 지침이 담긴 긴장완화용 음악을 맞춤제작해 주고 고객이 일종의 ‘수면 의식(sleep ritual)’에 습관을 붙일 수 있게 도와준다.
긴장완화 훈련코치는 최근에 와서야 미국 전역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직 정식 자격증 제도는 없지만 텍사스 소재 미국스트레스연구소(AIS)에서 수면에 관해 자문을 해 줄 스트레스 관리 전문가를 추천해준다.
월트만은 우선 1시간 가량의 전화통화를 통해 TV 시청 등 우리의 밤 시간 습관과 잠자리에 들 때의 걱정 수준 등을 체크했다. 또한 우리가 풍경 소리, 티벳 명상도구인 싱잉보울, 바닷가 소리 같은 것 중에서 어떤 소리를 선호하는지도 물었다.
월트만은 밤에 집 청소나 컴퓨터 작업 같은 것을 하지 말고, 부드러운 스트레칭이나 목욕 등 활동 수위를 낮추는 일과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며칠 뒤 이메일로 MP3 트랙과 수면 의식 습관을 기르는 법에 관한 지침을 보내주었다. 따뜻한 우유를 마신다, 라벤더 오일에 목욕한다 같은 일반적인 조언이었는데 라벤더 오일은 우리와 맞지 않았는지 하고 나서 피부가 가려웠다.
잠자리에 들어서는 27분짜리 긴장완화 트랙을 들었다. 티벳 싱잉보울 소리 위로 월트만의 조용하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다리에서 시작해 눈까지 근육을 수축시켰다 이완시켰다 하라고 말했다. 이틀밤을 그렇게 하고 나니 트랙을 들은 지 10분만에 잠이 들었다.
세번째로 우리는 ‘슬립이즐리(SleepEasily) MP3’ 패키지를 시도해봤다. 덴버의 행동수면컨설턴트 리처드 쉐인 박사가 고안한 프로그램이다.
트랙 5개를 다운로드하는 링크가 말썽을 부려 주문처리업체측과 열흘동안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은 끝에야 겨우 입수할 수 있었다. 패키지에는 지침이 나와있는 서머리 카드와 내 안에 “내재하는 수면 호흡”을 더 잘 듣기 위한 귀마개 등이 들어있었는데 주문한 지 2개월 후에야 도착했다. 쉐인 박사는 유사한 문제가 계속 발생해 업체를 해고했으며 다운로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웹사이트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귀마개 사용법 등 38쪽에 이르는 PDF 지침도 담겨있었다. 쉐인 박사는 수면 트랙에서 턱 근육의 긴장을 풀고 수면 호흡을 위해 목구멍을 열라고 말한다. 수면 호흡은 얕고 조용하고 가라앉히는 호흡이다.
21분짜리 트랙에서 바다 조개나 자장가 소리를 상상해보라고 주문하는 쉐인 박사의 목소리는 점점 느려진다. 우리는 그의 지시가 오히려 긴장을 푸는 데 방해가 되어 트랙을 중간에 꺼버렸다.
쉐인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방법으로 효과를 봤다면서 트랙이 효과가 없으면 서머리 카드에 쓰인 팁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잠에 빠지게 해주는 신체 감각을 느끼는 법을 배우게 목적이다. 쉐인 박사는 18년간 목소리 톤과 템포를 갈고닦았다고 한다. “어조야말로 절반쯤 잠 든 사람에게 괜찮으니 다시 잠을 청하라고 말해주는 신호 같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도해 본 건 ‘더 나은 수면의 기초(ABC of Better Sleep)’라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이었다. 영국 최면치료사 맥스 커스텐이 만든 사용하기 쉬운 앱인데 더 나은 수면을 위한 팁, 숙면을 위한 최면 세션 등이 포함돼 있다. 최면에 걸린다는 생각에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커스텐은 깨어날 것이며 비상상황도 충분히 경계할 수 있다고 안심시킨다.
그는 우선 12분간의 훈련 세션을 통해 프로그램 제목의 ABC가 무엇인지 소개한다. ‘A’는 “눈꺼풀의 긴장이 충분히 풀려 눈을 뜨려해도 뜰 수 없는 정도인가?( Are my eyelids~)’를 의미하고 ‘B’는 호흡(breath)을 의미한다. 그는 심호흡을 한 후 숨을 멈추고 모든 근육을 사용해 숨을 내쉬라고 지시한다. ‘C’는 바다(sea)를 의미하는데 바다에 떠있는 상상을 하라는 뜻이다.
침대에서 듣는 최면 세션이 포함된 23분짜리 오디오 클립도 들어있다. 우리는 거의 끝부분에 잠이 들었고 다음날 아침 기분이 최고였다. 커스텐은 일주일동안 사용하면 더이상 필요없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일주일 후 우리는 오디오 클립 없이도 쉽게 잠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