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무리 무당벌레
‘무당벌레’란 이름의 정확한 유래를 우리나라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풍속을 통해 유추해보면 농경 사회의 기복신앙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글_신혜진 객원기자
곤충을 접할 기회가 드문 요즘도 무당벌레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예쁜 곤충은 어쩐지 친근하기까지 하다. 귀여운 녀석의 이름이 왜 무당벌레가 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말 그대로 ‘무당+벌레’. 색과 무늬가 무당의 옷과 닮았다고 해서 무당벌레다. 뭔가 다른 것을 기대했을 이들은 조금 허망할 것이다.
영어 이름은 ‘ladybird’ 혹은 ‘ladybug’이다. 이런 이름이 붙여진 까닭을 살펴보자. 중세 유럽인들은 벌레를 농작물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존재로 여겼다. 농부들은 피해를 막고자 우리가 기우제를 지내듯 성모 마리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기도를 올렸고, 이에 대한 답이었는지 곧 무당벌레가 나타나 농작물을 망치는 벌레들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이를 본 농부들은 무당벌레를 ‘The Beetles of Our Lady(성모 마리아)’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차츰 ‘lady beetle’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1) 빨간 날개는 성모 마리아의 외투를 상징하고, 검은 점은 그녀의 기쁨과 슬픔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쯤 듣고 보니 녀석이 우리나라에서 무당벌레라 불리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우리네 농부들에게도 애써 기른 농작물을 망치는 해충들은 골칫거리였을 테고, ‘살아 있는 농약’이라 불릴 만한 이 곤충의 존재가 신기하고 고마웠을 것이다. 생김새에서 무당이 고운 빛깔의 옷을 입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모습을 떠올렸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무당벌레든, ladybird든 녀석들의 이름은 농부들에게 고마운 존재였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무당벌레의 다른 이름
농민들 사이에서는 무당벌레가 ‘됫박벌레’라고 불리기도 한다. 되 대신 쓰는 바가지를 됫박이라고 하는데, 무당벌레의 모양이 됫박을 뒤집어놓은 것 같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그래서 한자어로는 표주박 표(瓢)자에 벌레 충(蟲)자를 써 표충(瓢蟲)이라고도 한다. 풀이나 나무의 위쪽으로만 기어오르는 습성과 고운 빛깔에 앙증맞은 모양이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하여 일본에서는 ‘천도(天道)’라 한다. 북한에서는 무당벌레라는 이름이 연상시키는 미신적 요소 때문인지 최근 들어 ‘점벌레’라고 부른다.
fables
-무당벌레가 처녀의 손 위에 내려와 앉으면 곧 결혼할 징조다.-스웨덴
-무당벌레는 풍년을 의미한다. -영국
-무당벌레가 아픈 사람의 몸에 앉았다가 다시 날아갈 때는 병을 다 가지고 간다. -프랑스
-무당벌레가 집 안에 들어왔다면 얼른 점이 몇 개나 있는지 세어보라. 곧 그 수만큼 달러를 소유할 테니!
-겨울철 집 안에 찾아든 무당벌레는 행운을 의미한다.
주1) 본 명칭은 ‘ladybird beetle’. 영국과 호주에서는 ladybird를 주로 사용하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ladybug 혹은 lady beetle이라고 한다. lady beetle은 과학자들이 좀더 선호하는 이름이라고 한다.
칠성무당벌레(왼쪽), 진딧물을 잡아먹고 있는 칠성무당벌레(오른쪽)
자료~~~자연과 생태
첫댓글 어린 매실나무에 비리(진듸물)가 잔뜩붙었는데
무당벌레가 붙어있었는데 그 가지는 진듸물이 없었습니다,